2023년 미국주식 가치주와 성장주 투자 전망 (1) 장기 경제사이클에 따른 고찰

2023.03.09 14:11:26 제1007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85

성장주 vs 가치주 - 10년 마다 반복되는 사이클

미국 주식시장의 성장주와 가치주 중에 어떤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2023년에 유리할지 전망을 연재해보겠다. 연준의 기준금리와 세계 경제가 사이클을 가지고 있듯이 주식시장에도 트렌드와 추세, 그리고 사이클이 존재한다. 역사적으로 분석하면 성장주와 가치주의 퍼포먼스도 사이클이 있다.

 

Russell 1000 Index는 시가 총액 순으로 1,000개의 미국 기업으로 구성된 대형주 지수로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주가지수다. 그리고 Russell 1000 Growth은 성장주를 대표하는 지수고, Russell 1000 Value는 가치주를 대표하는 지수로 Russell 1000 index의 하위 지수다.

 

1979년부터 2022년까지 대략 40년의 기간 동안 Russell 1000 Growth와 Russell 1000 Value 지수의 연간 TR(Total Return, 총수익)과 G-V를 분석해보면

 

(G-V = 당해 Russell 1000 Growth의 TR - Russell 1000 Value의 TR, G-V가 클수록 성장주의 수익이 가치주 수익보다 큰 년도다.)

 

작년 2022년은 G-V의 값이 닷컴버블이 붕괴되던 2000년(-29.4%) 이후 최저값(-21.6%)을 기록한 해였다. 작년 한 해 동안 가치주는 -7.5% 하락한 반면, 성장주는 -29.1% 하락했기 때문이다. 가치주가 성장주 보다 성적이 좋았는데 그 차이가 20년 만에 가장 컸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성장주>가치주’인 시기와 ‘가치주>성장주’인 시기가 일정 주기를 가지고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2008년에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금융위기가 일어났고 미 연준(Fed)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라는 통화정책으로 해결하였다. 제로금리는 대공황 직후 금리인상 사이클 때 시도한 적이 있었지만 양적완화는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대공황 전문가 벤 버냉키(Ben Bernanke)가 최초로 시도한 통화정책이었다.

 

양적완화 이후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성장주는 가치주 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거두게 된다. 장기 평균 수익률로 따지면 수익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졌다. 과거 사이클대로라면 2018년과 2020년 사이에 버블이 터지며 가치주가 성장주 보다 유리한 사이클이 시작됐어야 하는데, 2020년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연준은 또 다시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를 시행하게 된다. 이번에는 2008년(4조 달러) 보다 3배 이상 많은 규모(13조 달러)의 양적완화를 단기간에 시행했다. 2021년에 전 세계 유통되는 달러의 1/3이 당해 연도에 새로 프린트한 달러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였다.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버블의 디레버리징(deleveraging)은 연기돼 버블의 크기가 더욱더 커졌고 마침내 2021년 하반기부터 미국의 물가지수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2021년 말 연준은 물가지수의 상승이 심상치 않음을 뒤늦게 인정하고 2022년에는 제로금리에서 4.5%까지 거침없는 금리인상을 하게 된다. 그렇게 2022년은 달러와 초단기채, 원자재를 제외한 모든 자산이 하락하는 이례적인 해가 됐는데, 당시 G-V가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게 된 것이다.

‘2022년은 2000년 닷컴 버블의 붕괴의 재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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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후로 가치주와 성장주 중에서 어떤 자산이 장기적으로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과거 사이클을 통해서 10년간 가치주와 성장주가 번갈아 우세했던 역사를 감안하면 앞으로 10년 사이클로 가치주가 우세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할 수 있다.

 

2022년은 2000년 닷컴 버블의 붕괴의 재현일까?

가치주와 성장주의 관계와 과거 미국의 경제사이클을 비교 분석해 보면 2022년과 2000년이 매우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2000년은 닷컴 버블의 붕괴가 있었다. 그리고 성장주를 대표하는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악의 하락을 겪었다. 나스닥 지수는 닷컴 버블 당시 2000년 3월 10일에 5,048.62 포인트를 달성했다.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이후 나스닥 지수는 3년 동안 하락하였고 2002년 10월 9일에 1,114.11로 고점 대비 -78%를 기록했다. 나스닥 지수의 역사적 MDD(Maximum Drawdown)인 -78%가 바로 이 시기에 나왔다.

 

 

​위 그림은 연준의 기준금리를 나타낸 표다. 앞서 성장주와 가치주가 각각 10년 주기로 사이클을 가진다고 했다. 그런 시점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그래프를 보면 과거 닷컴 버블이 생기고 붕괴되는 시기인 1995년부터 2001년이 최근 2013년부터 2022년까지의 기간과 연준 기준금리의 흐름이 유사함을 알 수 있다. ​

 

성장주와 가치주의 연간 수익률 비교 지표인 G-V를 보면 1995~1999년과 2015~2022년이 유사하다(이번에 코로나19로 버블이 2년 연장된 것을 기억하면 기간까지 비슷하다.). 당시 연준의 기준금리는 바닥에서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주의 상승폭은 매우 컸으며 가치주 보다 상대적으로 우세했다. 특히 버블의 마지막에는 가치주와 차이가 1998년(23.1%), 1999년(25.8%)로 2020년 (35.7%)처럼 극단적으로 벌어졌다.​

 

버블이 붕괴하는 2000년(-29.4%)과 2022년(-21.6%)에 성장주가 가치주 대비 역대급으로 열세였다는 사실도 일치한다. 그리고 2000년과 2022년 모두 직전에 일정 기간 동안 낮췄던 기준금리를 다시 크게 올렸던 시기라는 것도 같다. ​다만 이번 2022년 사이클에서는 40년간 이어진 기준금리의 디플레이션 사이클(각 사이클마다 기준금리의 고점과 저점이 낮아지는 것)이 마감되고 기준금리의 고점이 전고점을 돌파했다는 사실이 2000년과 다르다.

 

 

앞으로는 일정 기간 동안 인플레이션 사이클이 진행될 여지가 있고 기준금리는 일정 기간 동안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과거 2000년 보다 가치주에게 더 유리하다. 지금은 인플레이션 압박 때문에 2000년처럼 기준금리를 크게 낮출 수 없기 때문이다.

 

성장주는 2009년부터 2021년까지 누렸던 시기가 다시 오려면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물가지수와 기준금리가 통화정책 당국이 기준으로 삼는 2%(현재 기준)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신뢰성을 확보해야 한다. 2023년 2월 현재로서는 요원한 일이다. 따라서 성장주의 사이클이 다시 오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은 가치주와 성장주의 10년 주기 사이클과 인플레이션 금리사이클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가치주와 성장주의 비교를 해보았다. 다음에는 ‘기준금리 사이클’ 에 따른 중·단기적 전망과 2023년에는 어떤 자산이 더 유망할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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