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단] 노후를 어떻게 준비하나?

2014.09.22 09:28:52 제605호

김영빈 논설위원

얼마 전 만해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그다지 높지 않아 1970년을 기준으로 남 58.6세, 여 65.5세였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환갑잔치를 성대히 치루고 장수를 축하해 주었나보다. 하지만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0년 주기로 5년 정도씩 늘어나 2010년에는 남 77.2세, 여 84세에 이르렀다.

 

남녀는 대략 7년 정도 차이가 나지만 최근 추세는 그 격차가 아주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편이다. 이런 추세를 근거로 40년 후에, 지금 40살의 남여가 80살 되는 2050년 즈음을 추정해 보면 그때는 평균 수명이 대략 남 100세, 여 107세가 된다. 여기서 얘기하는 평균 수명이란 한국인 전체의 평균이기에 좋은 환경과 높은 건강지수를 가진 이들의 평균 수명은 훨씬 높을 것이다.

 

물론 최근 급격한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는 평균 수명도 의학으로도 어쩔 수 없는 신의 섭리인 노화를 막을 방법은 없을 것이기에 한계는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현대 의학의 괄목할 만한 발전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의 평균 수명은 그 끝이 어디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느 한계점까지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30~40여년 전만해도 치과의사가 60세 넘으면 그만 쉬고 여생을 즐기는 것이 정석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어떠한가? 70세가 넘어도 아직 정정하게 진료하는 분들이 아주 많다. 일을 손 놓으면 급격히 치매와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을 모든 이들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 할 수 있다면 최대한 일에서 손 놓지 말고 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일이란 것이 꼭 대가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은퇴 후에 일없이 놀기 보다는 자신의 기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원 봉사를 통해 보람을 얻거나 남을 위해 봉사하면서 일하는 분들이 아주 많다. 그런 면에서 치과의사들은 은퇴 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은퇴하고 나면 여생을 즐겁게 보낼 것 같지만 같이 어울리고 즐길 수 있는 친구나 선후배들은 아주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에 생각같이 여의치는 않고 가족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들은 이미 훌쩍 커서 사회의 중진으로 본인 식구들과 함께 지내기에도 시간에 제약을 받을 것이며 어릴 적 그리도 귀여웠던 손자·손녀들도 공부와 입시에 시달리거나 손주 며느리나 손녀 사위를 볼 나이가 되었다. 그러면 진짜 은퇴 후에는 무얼 할 것인가? 중년 시절에 은퇴 후에 할 일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것도 본인의 인생 반려자인 부부가 함께! 그것이 봉사 활동이든, 여행이든, 귀농이든, 운동, 음악, 미술이던지 본인이 보람을 느끼고 몰두할 수 있는 직업이나 취미 생활 한두 가지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평균 수명과 관계없이 건강하고 만족도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할 수 있고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이제 젊은 치과의사들의 관점으로 돌아 가보자.수입의 상당 부분을 은퇴 후의 기나긴 노후를 위한 투자가 최우선 되어야 한다. 당장 치과 경영이 어려운데 무슨 소리냐고 할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진료가 가능한 나이도 늘어난 것이 아니니 은퇴 후 오랜 세월 동안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라도 노후를 위한 준비가 인생 목표의 꼭짓점이 되어야 한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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