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앤애프터의 진화? 셀카할인 등장

2015.07.20 15:22:07 제644호

일부 치과, 대가로 교정비 50% 할인…대대적인 셀카모델 모집도 횡행

치료 전후사진을 비교하는 일명 ‘비포 앤 애프터’ 마케팅이 진화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제공하는 치료 전후사진의 경우 과도한 보정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고, 환자 입장에서 과대광고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갖게 하는 단점이 있었다.

 

여기에 지난 5월 1일 치료 전후사진 광고를 금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는 등 제재의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기존 ‘비포 앤 애프터’의 단점을 극복함과 동시에 법적 제재를 교묘히 피해가기 위한 수단으로 셀카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는 모양새다. 사실 이 마케팅 기법은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중심으로 횡행해왔다. 주로 셀카사진 제공과 이에 관한 치료후기를 작성하는 조건으로 치료비의 일부를 할인해주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각종 미용관련 커뮤니티 등에 양악수술을 비롯해 눈, 코, 가슴성형 등의 셀카모델을 모집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버젓이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은 ‘셀카모델은 50% 수술비 지원제입니다. 지원서 작성 후 내원하신 고객님과 상담을 통해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그동안 문제로 지적돼 왔던 바이럴 마케팅을 활용한 셀카모델 모집도 쉽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 중 일부 블로그는 셀카모델 모집이라는 안내와 함께, 무료 성형이 가능하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었다.

 

셀카의 노출범위에 따라 할인율을 달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얼굴을 포함한 전면 사진 제공에는 할인율 50%를 적용하고, 시술을 받은 특정 부위만 제공할 경우에는 이 보다 적은 할인율이 적용되는 식이다. 노출 범위를 달리하는 방식으로 얼굴 공개에 대한 환자의 부담을 줄이는 셈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셀카 마케팅이 치과로까지 점차 확산되고 있다는 것. 취재 결과 현재 일부 치과에서도 셀카 할인 마케팅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치과는 셀카 제공 교정환자에게 30%의 진료비 할인혜택을 주고 있었다. 또한 치아교정 시 충치치료 할인과 치아미미백 제공 이벤트도 실시하고 있었다.

 

링크를 클릭해 해당 치과 홈페이지로 들어가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여러 장의 셀카사진과 함께 이들이 모두 현직 K항공사의 승무원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셀카 마케팅과는 별개지만 연예인을 활용한 홍보사진도 찾아볼 수 있었다.

 

또 다른 치과는 다량의 셀카 사진을 사용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홈페이지에 치료후기 섹션을 두고 있는 해당치과는 세부항목으로 ‘셀카후기’를 별도로 마련하고, 20여명의 셀카사진을 게재했다. 치료항목도 부분교정, 라미네이트, 잇몸성형, 치아미백 등으로 다양했다. 사진을 클릭하자 치료단계에 따른 사진 십여 장을 시간대 순으로 나열하고, 그에 관한 간단한 부연설명이 포함돼 있었다.

 

이들의 치과에 환자를 가장, 전화문의를 한 결과 셀카 사진 제공자들에게 치료비의 30~50%를 할인해주고 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치과 상담원은 “환자가 직접 제공한 사진은 보정이 없는 자연스런 느낌이 들어 병원 홍보에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셀카 할인 마케팅에 대해 설명했다.

 

서울지부 조영탁 법제이사는 “셀카 할인의 경우 지원자 중 가장 잘된 케이스를 선별, 광고에 활용하기 때문에 모든 시술 사례가 전부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는 것처럼 호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셀카 마케팅은 더욱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야기 형식의 치료후기 보다 파급효과가 더 클 수 있다”며 “공정한 의료질서 확립을 위해 향후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한국생활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시술 부위에 따른 성형외과의 비포 앤 애프터 광고에 대한 소비자 태도 연구, 저자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이현선 교수)에 따르면 치료 전후사진 비교 광고가 다른 형태의 광고보다 긍정적이고 믿을 수 있다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대 여성 270명으로 조사한 해당 논문에서 이현선 교수는 “수술 전후를 보여주는 광고가 현실성이나 과장에 문제가 있는데도 환자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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