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30년까지 약 3,000명의 치과의사가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하 보사연)이 실시한 ‘2017 주요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전망’의 주요 내용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보사연 연구결과에 따르면, 치과의사는 2020년 1,566명, 2025년 2,367명, 2030년까지 3,030명이 과잉 공급된다. 이는 근무일수 265일을 기준으로 현재 의료인력 1인당 환자 수(2012년 기준)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추산된 수치다.
정부 연구기관에서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치과의사의 과잉 공급을 인정한 것은 지난 2015년 보사연에서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중장기(2015~2030년) 수급전망’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발표된 연구에서는 2030년까지 1,810명에서 2,968명의 치과의사가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결과가 도출됐었다.
과거 보건복지부는 과잉공급을 우려하고 있는 치과계의 인식과는 다른 입장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치과의사의 수급조절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당시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의 질의에 보건복지부는 “현 시점에서 조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OECD 주요국의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진입 시 1,000명당 치과의사 수는 평균 0.56명(호주·이탈리아·영국 0.4명, 캐나다 0.5명, 미국·일본 0.6명, 프랑스 0.7명, 독일 0.9명)으로 현재 우리나라 수준과 비슷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 하지만 치과의사가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보사연의 연이은 연구결과로, 이제는 보건복지부도 치과의사 수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데 어느 정도 동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의사와 간호사 등 타 직역에서는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2030년까지 1,391명의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한의사를 제외하고는 의사, 간호사, 약사는 심각한 공급 부족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2030년까지 예상되는 공급 부족 인원은 의사 7,646명, 간호사 15만8,554명, 약사 1만742명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추세에 대해 “최근 환자안전 및 감염관리 기준 강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등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과 해외환자 유치 증가 등 보건의료 환경 변화 등에 따른 의료인력 수요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신규 인력 배출규모 증가, 유휴인력 재고용 추진, 경력단절 방지 등 보건의료인력 중장기 수급관리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과잉 공급이 예상되는 치과의사와 한의사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만큼, 향후 지속적으로 과잉 공급에 대한 치과계의 우려를 전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2015년 시행된 정기연구의 중간연구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직종별 평균 근무일수 차이, 지역간·의료기관 간 분포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 정기연구가 5년 주기로 이뤄지는 것으로 봤을 때, 차기 정기연구는 2019년 착수해 2020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