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치과주치의 스포츠 닥터 전명섭 원장

2019.03.22 14:01:40 2019 SS

양주희 기자

TV를 통해 각종 스포츠 영상을 보거나 다양한 경기를 직관하다 보면 경기의 흐름과 함께 돌발 상황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선수들이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신체적 접촉이 빈번한 경기의 특성상 선수들의 부상이나 손상은 피할 수 없는 일, 이때 필요한 이가 바로 스포츠 닥터이다. 흔히 생각하길 일반 의료 분야 의사들이 전담할 것 같지만 치의학 분야 스포츠 닥터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선수들의 각종 손상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처치 방법과 스포츠 현장에서 치과의사 스포츠 닥터 역할에 대해 꾸준히 연구하고 체계 정립에 애쓰는 그 중심에 전명섭 원장이 자리하고 있다.

아직 생소하지만 꼭 필요한 “스포츠 치의학”
삶에 있어 스포츠(운동)는 필수적인 것이다. 그러나 운동을 하다 보면 전문 선수가 되었든 일반인이든 사소한 부상이나 손상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특히 다른 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부위인 안면부 중 악구강 영역의 외상은 연조직의 손상에서부터 치아의 파절, 탈구, 탈락, 골절, 악관절 장애까지 광범위하게 일어날 수 있다.

최근 들어 구강악안면 영역의 스포츠 외상 예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주나 유럽 선진국에서는 이미 스포츠 치의학회가 결성, 활동중이다. 권투 경기에서 선수들이 반드시 착용해야 하는 ‘마우스 가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국에서 권투 선수에게 상대방의 펀치로부터 악구강 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치과의사의 협조를 얻어 마우스 가드를 제작하여 끼우도록 한 것이 어쩌면 스포츠 치의학의 시작이 아닐까 한다. 대략 1913년경을 그 시점으로 생각하는데 이 후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2003년 스포츠 치의학회를 설립하여 스포츠 외상 분야에서 치의학의 역할에 대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오고 있다. 현재는 스포츠 선수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안전한 건강을 위해 스포츠 치의학의 보급을 위해 노력 중이며, 구강악안면 영역에 대한 스포츠 외상으로부터의 예방, 지속적인 홍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대한 연구에 매진 중이다.

예쁜 미소를 지켜주는 치과의사, 국가대표 주치의가 되다
강남 한복판에 색다른 분위기의 한옥 치과로 알려져 있는 병원 내부로 들어서면 고즈넉한 이미지와 차향이 가득한 전명섭 원장의 공간이 나온다.

“좁은 진료실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치과의사에게도 운동은 필수예요. 병원 진료를 하면서 얻게 되는 여러 스트레스도 날리고 건강도 지킬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그때 만난 것이 바로 배드민턴입니다.”

16개의 깃털로 만들어진 5.5g의 깃털처럼 가벼운 셔틀콕. 이 작디작은 셔틀콕을 최대 시속 330km 이상의 속도로 네트 위로 내려 꽂을 때 느끼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특히 선수들의 경기를 옆에서 지켜보노라면 그 어떤 경기보다 박진감이 넘친다고. 기본에 충실해야 어떤 것이든 이뤄낼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진 그였기에 배드민턴 역시 5권의 교본부터 섭렵하고 진료 후에는 무조건 경기장으로 가서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은 각종 대회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과 배드민턴 경기지도자 2급 자격증까지 획득할 정도의 실력자다. 늘어가는 배드민턴 실력만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각종 스포츠 현장에서 그는 스포츠 치의학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97년부터는 국제심판으로 활약하기도 하면서 선수들의 도핑감독관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배드민턴 국가대표팀과 인연을 맺게 되면서 대표팀의 실질적인 치과주치의로 활동하게 되었어요. 스포츠 선수들은 치아 치료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지 않으면 파워와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악구강 영역에 문제가 생기면 입을 꽉 다물지 못하는 등 음식물 섭취를 방해해 결국 체력 관리에 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요.”

그렇게 시작한 스포츠 치의학에 대한 관심은 환자들의 예쁜 미소를 지켜주는 치과의사이면서 국내외 여러 경기장에서는 치과의사가 선수들의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몸소 보여주는 국가대표 주치의로 만들었다.

치과의사, 스포츠계에서의 역할은 무궁무진!
최근 선진국가들은 다양한 분야의 학문적 상호 발전을 인정,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스포츠계와 치의학 분야에도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진천선수촌 치과병원장을 맡고 있는데 상주 선수도 태릉에 비해 3배 이상 되고 외국인 선수들의 위탁 교육까지 하게 되었어요. 선수들의 구강 건강을 책임지는 치과의사 수도 60명이 넘어요. 그만큼 스포츠 치의학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보시면 됩니다.”

진천선수촌치과병원은 60여 명의 진료 요원들과 함께 매주 수요일 국가대표 선수들을 진료하고 있는데, 응급처치, 충치 및 치주치료, 스케일링 등을 주로 하되 선수들의 마우스 가드 제작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제가 국가대표 도핑감독관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경기전후 이뤄지는 도핑 테스트를 제대로 잘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하는 일입니다만, 사전지식을 갖추어야 할 수 있어요. 이러한 경험은 치과 현장에서도 도움이 되곤 하죠. 예를 들면 운동 선수가 환자로 내원하여 발치나 치료 후 처방되는 약물들을 도핑과 무관한 것들로 할 수 있게 하는 일이죠. 그렇기 때문에 치과의사들에게 이러한 교육이 기본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각종 국제 대회에 참여해 활동하면서 그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국제 협력 관계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느꼈다. 일례로 지난 2018 평창 올림픽 때 북한 아이스하키팀과 선수촌 측의 긴급 지원요청에 의해 진행된 북한 선수의 급성치수염 치료가 바로 그것이다. 선수촌 외부로 나올 수 없는 북한팀의 여건상 치과의료진이 직접 들어가 치료를 진행했고, 선수촌내 모든 약을 파악하고 있는 그가 있어 문제되지 않을 약물 위주로 처방 또한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렇듯 현재는 미흡하지만 치의학계의 일원으로 하나씩 실현해가는 성과들이 있기에 보람을 느끼고 있다.

“비단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치의학이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을 겁니다. 저는 배드민턴을 좋아하고 스포츠 자체를 즐기다보니 이렇게 스포츠 치의학에 매진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치과의사가 다양한 경기 단체의 스포츠 닥터로 보다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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