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5일 부산시 기장실내체육관에는 국내서 내로라하는 주짓수 선수들이 총집합했다. 바로 그해 8월에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신규종목으로 채택된 ‘주짓수’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렸기 때문이다.
이대웅 원장은 바로 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94㎏이하 급에 출전, 결승전까지 올랐다. 이대웅 선수와 결승에서 맞붙은 선수는 우리나라 주짓수 간판급 선수인 황명세 선수. 이대웅 원장은 그와 결승에서 힘겨운 격투 끝에 아쉽게 패배했지만, 은메달을 차지, 그해 우리나라 주짓수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됐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주짓수 국가대표 선수 인원이 애초 체급당 2명에서 1명으로 축소돼 이대웅 원장은 아쉽게도 본선 무대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이 원장은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됐지만, 본 게임에 출전을 못해 매우 아쉬웠다”며 “하지만 국내 간판급 선수들과 실력을 제대로 겨뤄봤던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달리 격투기 종목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고교시절 권투를 배웠고, 대학시절 무에타이와 종합격투기를 시작했다. 종합격투기를 하던 중 주짓수 기술에 매력을 느껴 대학졸업 후에 주짓수에 입문하게 됐다. 이후 10년 넘게 수련한 그는 지난 2017년 3월 주짓수 최고등급인 블랙벨트를 거머줬다.
엘리트 체육과 사회체육으로 나눠지는 우리나라 스포츠계에 주짓수는 그 중간지점에 위치해 있다. 엘리트 체육교육을 받지 않고 오히려 학업에 열중한 이대웅 원장이 ‘선수’라는 칭호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주짓수에 대한 열정 때문이라고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이 원장은 사실 주짓수를 취미생활로 한다기보다 주짓수 선수라는 제2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게 맞을 것이다.
도복에 한쪽 얼굴이 쓸려 피딱지가 앉은 모습, 도복을 거머쥐고 밀고 당기기를 반복해 손에는 굳은 살이 배겨있다. 치과진료에 지장이 없게 하기 위해 누구보다 손 테이핑을 철저히 하고 있지만, 그의 굳은 살은 주짓수에 대한 열정을 대신 말해주고 있는 듯 하다.
너무 힘든 운동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물론 국가대표급 선수들의 운동량과 정도는 취미로 하는 사람들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하지만 취미생활로 주짓수에 관심이 있다면 주저말고 주변 도장을 찾아 문을 두드려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유도에 원류를 두고 있는 브라질리언 주짓수는 관절 꺾기나 조르기 등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무술이다. 이제는 국내 어디를 가도 주짓수 도장을 흔히 볼 수 있을 정도로 사회체육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 원장은 “격투기 종목은 부상의 위험 때문에 관심은 있어도 꺼려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든 종목이 그렇듯이 나름대로 보호 장치를 갖추고 있어 큰 부상의 위험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주짓수 또한 그런 의미에서 안전한 운동이고, 오히려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기본체력과 근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체를 단련하게 돼 정신건강에도 매우 좋은 운동”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