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를 보고

2011.05.23 02:11:18 제446호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 (45)

요즘 일요일 저녁만 되면 TV 앞을 떠나지 않는다.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 때문이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가끔은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눈에 이슬이 맺히기도 한다.

 

물론 슬픈 영화를 보거나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노래를 들으며 감동받은 것은 장사익 씨의 콘서트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내가 즐기던 노래들을 그들의 프로 감성으로 부르는 노래는 감동으로 다가왔다. 마치 평범하게 옷을 입은 모습만 보이던 아내가 모임에 가려고 예쁜 옷을 입고 머리하고 화장해서 예뻐진 새로운 모습을 볼 때의 그런 느낌이었다.

 

더불어 저렇게 훌륭할 수 있는 노래를 내가 마구 불러서 싸구려로 만들었다는 미안함도 있었다. 그래서 참 오랜만에 TV 방송시간을 기다린다. 요즘 세대의 노래들은 공장에서 만드는 인스턴트란 말이 있다. 과거의 노래에는 감성과 내용이 있어서 노래를 소유했다면 요즘 세대들은 노래를 부르다가 싫증나면 바로 버리고 새로운 노래를 찾는 소비식의 노래를 즐긴다고 한다.

 

더불어 요즘 대학생들의 평균 데이트 기간이 석달 정도라는 것을 보면 과거의 우리들과는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이것도 세대 간의 생각과 즐기는 방식에서의 차이일 것이다. 아니라면 너무도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서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해지고 금방 싫증이 나서 일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생각해 본다. “몇 살까지가 50대인 필자와 정서적, 문화적으로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나이일까?”하고 말이다. 그래서 머리를 기르고 꽁지머리를 묶어 보았더니 사람들 반응이 천차만별이었다. 40대 후반이상은 보기 싫으니 하지 말라고 하였고, 30대와 40대 초반은 어울린다고 하였고, 20대 미만은 개성이라고 그냥 받아들였다.

 

그것으로 본다면 지금의 20대와 30대는 확실하게 다르고, 30대와 40대 초반은 비슷하고, 40대 후반 이후와 그 전 세대와는 확실하게 다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세대 간에 다양하여 치과의사 역시 어린아이에서 노인까지 다양한 환자를 만난다. 그런데 그 다양한 환자들을 예전에는 치료만 하면 되었다. 커피숍에서 커피만 팔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이젠 커피숍에 가면 문화가 있다고 한다.

 

이젠 치과에서도 환자들이 치료 외에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치과의사들은 그것을 좋은 인테리어나 친절한 서비스, 혹은 저수가로 대부분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런 치과들이 많이 생기고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이것은 인스턴트적인 형태라고 생각한다.

 

환자들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결국 치과에 대하여 요구하는 것은 문화일 것이다. ‘문화가 있는 치과’ 말이다. 문화가 있는 치과는 단순히 인터리어, 서비스, 저수가 만은 아니다. 그것은 아마도 “감성이 들어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이번 ‘나는 가수다’를 보며 가수는 감성을 전달하는 가수, 목소리가 고운 가수, 노래를 잘하는 가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마도 환자들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얼마 지나지 않아 치과도 구분지어지는 날이 올 것이다.

 

‘나는 가수다’를 통하여 인스턴트 음악을 선호하던 10대들이 감성의 노래를 듣고 자극의 괘락이 아닌 감성의 감동에 놀랐다고 한다. 이제 머지않아 지금의 치과계의 혼돈과 혼란도 환자들의 수준이 향상되며 바뀌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좋은 인테리어도, 기계적으로 웃는 서비스의 친절도, 저수가도 아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은 환자와 공감할 수 있는 공감대를 지니고 소통할 수 있는 치과의사만의 감성을 지닌 치과일 것이다. 국민소득이 오르면 소비하는 아이스크림의 기호도가 바뀐다.

 

이제 우리나라도 3만불 시대로 진입을 하게 된다. 진정 노래를 잘하는 임재범과 같은 가수들이 TV에 등장을 한다. 지금 이 시대는 또 한 번의 변화로 요동을 치고 있는 것이다. 그리 멀지 않아 문화와 감성의 치과가 사랑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규모와 상관없이 작더라도 자기만의 감성이 살아있는 치과가 각광받는 시대일 게다. 창 너머 가슴 뛰도록 밝은 연초록빛에 커피 향을 즐기며 임재범의 ‘빈잔’을 들을 수 있어 감사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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