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과신문_이가영 기자 young@sda.or.kr] 진료실 안팎을 오가며 응대, 예약 확인, 안내 문자까지 처리하느라 지친 개원가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됐다. AI가 직접 환자와 통화하고 예약을 잡으며, 경영의 상당 부분을 대신해주는 것. 이 같은 변화 속에 AI 덴탈케어 플랫폼 ‘덴트온(DentON)’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와이즈에이아이 송형석 대표는 “AI는 기술적 도구가 아닌 병원의 새로운 직원이 될 수 있다”며 “치과의 디지털 전환은 이제 진료실을 벗어나 경영까지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덴트온(DentON)은 어떤 시스템인가.
덴트온은 병원에서 가장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다. 환자가 병원 번호로 전화를 걸면 AI가 대신 응대하고, 예약을 접수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안내한다. 단순한 자동응답 시스템이 아니라, 병원의 차트 데이터를 읽고 환자별로 맞춤 대응을 한다는 점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건강보험 대상자나 스케일링 시기가 돌아온 환자, 일정 기간 내원하지 않은 환자 등을 AI가 자동으로 선별해 “이번 달 보험 혜택이 남아 있다”, “정기 스케일링 시기가 도래했다”와 같은 안내 전화를 건다. 환자가 예약 의사를 밝히면, AI가 병원 일정표에 직접 등록하고 문자로 확정 메시지를 발송한다. ‘퇴근하지 않는 직원’이라 볼 수 있다. 하루 24시간, 연중무휴로 작동하며 환자와 병원을 연결한다. 진료실에서는 환자 치료에 집중하고, AI는 환자 관리와 행정 업무를 맡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와이즈에이아이의 목표다.
AI가 직접 예약을 잡는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실제 효과는?
‘찾아가는 구조’는 개원가의 현실적인 문제에서 출발했다. 많은 치과가 전화 응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예약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잦다. 덴트온은 이런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 실제 도입 병원 데이터를 보면 예약률이 평균 32% 증가했고, 예약 부도율은 44% 감소했다.
AI가 환자에게 일정 간격으로 예약 리마인드 전화를 걸고, 부재 시에는 문자와 카카오톡 안내를 발송한다. 환자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AI가 제공하는 링크를 통해 바로 예약을 변경·확정할 수 있다. 한 병원은 덴트온 도입 후 3개월 만에 월 300만원 이상의 손실을 회복했다. 환자들이 예약을 잊지 않게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 AI는 피로하지 않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항상 동일한 톤으로 응대한다. 환자는 병원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병원의 업무 효율은 향상되는 구조다.
‘AI 페이지(AI Page)’, 어떤 서비스인가?
홈페이지가 없는 병원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이다. 아직도 많은 치과가 공식 홈페이지 없이 네이버 플레이스나 포털 후기 등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환자 입장에서는 치과 정보를 한 번에 보기 어렵다.
AI 페이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병원마다 별도의 개발 없이 미니 홈페이지 형태로 자동 생성된다. 병원 위치, 진료시간과 항목, 예약 등이 포함돼 있으며, 환자가 버튼을 누르면 AI와 병원 예약 시스템이 즉시 연동돼 실시간으로 일정을 잡아준다.
이 기능을 통해 병원은 별도의 마케팅 비용 없이 신규 환자를 유입할 수 있다. 젊은 세대는 챗봇을, 중장년층은 전화를 선호하는데, AI 페이지는 두 세대를 모두 아우른다.
최근 ‘AI통화’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AI통화’는 환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진료 상담부터 예약까지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차세대 아웃바운드 솔루션이다. LLM(대규모언어모델) 기반 AI가 환자의 질문 의도를 이해하고 사람처럼 대화하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대화형 예약’과 ‘기존 키패드 입력 방식’을 모두 지원해 환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손쉽게 예약을 마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I가 환자별 시술 단계나 예약 이력, 병원 정책에 따라 멘트를 개인화해 전달하기 때문에 예약 중도 이탈이 줄고, 예약 완료율은 크게 높아진다.
모든 통화 내용은 자동으로 저장되며, AI가 핵심 내용을 3줄로 요약해 병원 관리자에게 제공한다. 덕분에 직원은 긴 통화 내용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아도 환자의 요청이나 문의 요점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환자 질문을 즉시 해결해주기 때문에 재문의 전화가 줄고, 직원은 환자 케어와 진료 지원에 더 집중할 수 있다.
‘AI가 병원의 매출을 만든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올해 회사의 미션을 ‘AI makes sales’, 즉 ‘AI가 매출을 만든다’로 정했다. 그동안 의료 AI는 대부분 ‘업무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개원가에서 필요로 하는 건 ‘효율’이 아니라 ‘성장’이다.
덴트온은 병원 매출과 직결되는 시스템이다. AI가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적절한 시점에 안내를 보내고, 예약과 방문으로 이어지면 그것이 병원의 수익으로 환산된다. 지금은 예약 관리 중심이지만, 곧 수납 안내와 결제, 보험청구 관련 안내 기능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이미 카드사 및 관계사와의 연동 테스트를 마쳤고, 올해 정식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현재 와이즈에이아이는 다양한 투자 유치를 마무리 중이며, 기술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6 참가를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도 마련하고 있다.
치과는 이미 디지털 장비를 통해 진료의 효율을 극대화해왔다. 그러나 경영 분야는 여전히 아날로그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진료뿐 아니라 병원 관리까지 AI가 디지털화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AI는 더 이상 기술이 아니라 혁신 인프라다. 가까운 미래에는 치과마다 한 명씩 AI 직원이 함께 일하는 모습이 자연스러워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2027년까지 6,000개 병원에 덴트온을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