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三國志)’를 끝까지 읽지 않았더라도 ‘삼고초려(三顧草廬)’라는 일화는 많은 이가 알고 있다. 유비가 관우, 장비와 도원결의를 맺고 세력을 키워가던 시기, 그는 인재를 모으는 데 힘을 쏟고 있었다. 당시 군사로 활약하던 서서(徐庶)는 유비에게 융중(隆中)에 천하에 보기 드문 선비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성은 제갈, 이름은 양(亮), 자는 공명(孔明). 사람들은 그를 와룡(臥龍)이라고 불렀다.
이튿날 유비는 관우, 장비와 함께 융중으로 떠났다. 초라한 초가집에 도착하니 동자가 문을 열고 나와 제갈량이 출타 중임을 알렸다. 며칠 후 제갈량이 집에 돌아왔다는 소식에 유비는 다시 한번 찾아가지만 그때도 만나지 못했다. 세 번째 만나러 갔을 때는 예를 갖추기 위해 멀리서부터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 포기하지 않고 세 번이나 자신을 찾아온 유비에게 감동한 제갈량은 결국 그의 군사가 된다. 훗날 제갈량은 ‘출사표(出師表)’에서 당시를 회고하며 “선제(先帝)께서 스스로 몸을 굽히시어 세 번이나 초막으로 찾아오셔서 신에게 세상일을 물으시는지라 이에 감격해 선제를 좇아다닐 결심을 하게 됐다”고 적었다. 삼고초려는 단지 세 번 찾아갔다는 횟수의 문제가 아니라, 인재를 대하는 태도와 진심의 깊이를 상징하는 고사다.
누군가를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다면, 결국 나의 진심으로 상대의 진심을 움직여야 한다. 이번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단선거에서도 출마 선언 후 유난히 ‘내 사람’을 구하지 못해 뜻을 접은 이들이 적지 않다. 치과계 미래를 위해 나서려던 예비후보가 이번에 그 뜻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그들이 인재를 구하기 위해 노력을 안 했다는 뜻은 아니다.
삼고초려(三顧草廬)는 단순히 세 번을 찾아갔다는 행위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찾아갔는가에 있다. 초라한 초가집이라도 몸을 낮추고, 상대를 존중하고 인재를 귀하게 여기는 마음, 그리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유비가 제갈량을 찾은 이유는 단지 전장에서 승리할 군사(軍師)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함께 뜻을 이루기 위한 동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핵심은 사람을 이해하고, 그의 능력을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 있다.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선거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현대 사회라 하더라도 여전히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좋은 인재를 찾을 때는 단순히 능력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성향과 가치관을 깊이 이해하려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여러 번의 대화 속에 진심으로 다가가려는 태도가 쌓이고 쌓여야 비로소 내 사람을 얻을 수 있다.
‘와룡봉추(臥龍鳳雛)’ 또한 ‘삼국지연의’에서 유래한 말이다. ‘엎드린 용과 봉황의 새끼’로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인재를 뜻한다. 제갈량과 방통이 초야에 묻혀 있을 때 제갈량은 복룡(伏龍), 방통은 봉추(鳳雛)로 불렸다. “와룡봉추(臥龍鳳雛) 중 한 사람만 얻어도 천하를 제패할 수 있다”는 말처럼 때를 기다리며 잠재력을 발휘할 인재를 비유할 때 널리 쓰인다.
사람 보는 눈이 뛰어난 유비가 방통과 대화를 나누고 곧바로 중용한 일화나, 정사 삼국지의 저자인 ‘진수’가 방통을 위나라의 최고 모사(謀士)인 ‘순욱’에 버금간다고 평가한 것을 보면 당대에도 매우 뛰어난 인물로 평가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치과계에도 때를 기다리는 와룡봉추(臥龍鳳雛)가 적지 않다. 이번 선거를 계기로 삼고초려의 자세로 사람을 찾고, 와룡봉추를 발굴해 치과계를 이끌 동량(棟梁)으로 세우는 리더가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