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저수가 치과인 O플란트치과(이하 O플란트)가 최근 부도설에 휩싸이면서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O플란트 측과 거래를 한 치과재료상과 기공소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안게 됐으며, 별다른 해결책도 없이 속만 끓이고 있다는 점이다.
O플란트로부터 아직까지 수천만원 상당의 미수금을 회수하지 못해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A사 대표는 “미수금을 해결하지 못한 업체가 수십 곳이 넘는다”며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아 현금회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일이 겹쳐 난감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A사 대표는 현재 변호사를 통해 채권회수를 위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O플란트가 개인회생 결정이 나면, 미수금 전액을 보전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A사 대표는 “우리와 같은 어려운 입장에 놓인 곳이 한 두군데가 아니다”며 “거래 업체들의 치과기자재 미수금만 해도 10억원이 훨씬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O플란트 측과 거래한 기공소들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O플란트와 거래한 치과기공소는 약 7~8군데로 알려져 있다. 이 기공소들이 회수하지 못한 대금만 해도 어림잡아 11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 기공소 관계자는 “이미 기공계에는 O플란트 부도설이 파다하고, 거래 기공소 중 하나는 약 2억 원에 가까운 기공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치과에서 기공료 대금 결제를 해주지 않는다고 바로 거래를 중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며 “밀린 대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계속해서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기공물을 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대량의 미수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무리한 저수가 전략으로 치과개원가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인터넷과 케이블 등을 통한 무분별한 광고로 주위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O플란트의 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A사 대표에 따르면 O플란트 측은 관할 세무서로부터 약 19억 원의 세금추징까지 받은 상황이라고 한다. A사 대표는 “법적 절차에 따라 관련 서류들을 검토했는데 이 같은 사실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진료의 퀄리티가 아닌 가격만으로 의료질서를 흩트리는 치과의 말로는 결국 ‘부실’과 ‘부도’로 이어지고 있다. O플란트는 환자를 현혹하기 위해 무리하게 광고를 진행했고, 치과 확장 또한 무리수를 둔 것으로 파악된다. 저수가 치과의 폐단이 치과계 전반에 걸쳐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신종학 기자/sjh@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