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이고 완성되지 못한 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
임시대의원총회까지 급박하게 추진한 치협이 스스로 ‘졸속’을 인정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초래됐다. 전문의제도의 틀을 바꾸는 중차대한 안을 놓고 회원들 사이에서는 “너무 성급한 추진 아니냐”, “회원들에 대한 홍보가 부족했다”는 등의 반응이 강하게 제기됐다. 이러한 가운데 치협안 설명에 나선 치협 김철환 학술이사가 스스로 ‘졸속 정책’임을 인정해 대의원들을 분노케 했다.
오히려 “협회가 그렇게 답변해서는 안된다”, “부족하지만 지금이 적기라고 설명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대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3대 원칙이 무너진 상태에서 소수전문의를 고수하는 것은 문제다. 임총이라도 열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찬성’ 발언에 나선 대의원조차도 “치협이 스스로 졸속이라고 표현한 안에 대해 찬성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힐 정도였다.
질의응답 말미에 연단에 선 치협 최남섭 부회장은 “임총에서 부결이 될 수도, 의결이 될 수도 있다. 한시적으로 TF를 운영하자는 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제하며, “부결이 된다면 의료법 77조 3항을 반드시 강화해 나가고 의결이 된다면 여러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세부사항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의원총회에서 최대 쟁점이 “촉박하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다”, “의료법 77조 3항만 잘 지켜지면 이러한 논의는 무의미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는 점에 미뤄볼 때, 시일을 두고도 충분히 준비해 나갈 수 있다는 뉘앙스의 답변은 찬성표를 던지는 데 힘을 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