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와 고객심리학

2015.08.31 15:04:17 제649호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248)

메르스가 끝나니 북한문제가 다시 발생하였다. 그 덕에 치과계는 그나마 있던 방학특수가 꽃은 고사하고 싹도 틔우지 못하고 지나갔다. 그리고 고전적인 치과계의 보릿고개인 추석이 한 달 남짓 남았다. 예전부터 추석 전은 치과 보릿고개이다. 농촌은 추수로 바빠서 환자가 없고, 수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중에 돈도 다 떨어질 때이고, 또 추석 때 목돈이 들어가니 소비를 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부터 홍시가 익을 무렵 치과의사의 얼굴도 익는다는 말이 나왔다.


며칠 전 한 후배로부터 환자가 없어서 무슨 방법을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넋두리를 들었다. 고민하는 후배에게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을 일러주었다. 마케팅에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고객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마케팅과 비즈니스 혹은 물건을 판매하는 대부분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것이 구매자의 마음이다. 그래서 임상적으로 구매심리학, 소비심리학, 마케팅심리학 등이 등장을 하였고 고객의 마음을 파악하려고 노력들을 한다. 대부분의 내용이 구매자 즉 상대자의 마음을 파악하고 판매를 성공시키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런데 마케팅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 있다. 판매자의 의도이다. 판매자가 일회성으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결조건을 요구한다. 즉 일회성이라면 단기고객만으로 충분하고 장기성이라면 충성고객이 필요하다. 따라서 판매자의 의도를 결정하고 그에 따른 고객을 선택하는 것이다.


치과로 예를 들면 한 2~3년 정도 운영하고 접을 것이라면 단기고객을 위한 방법을 취하고, 10년 이상을 생각한다면 충성고객을 생각해야 한다. 단 치과와 같이 기술을 파는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판매자의 의도를 정하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고 접근이 용이한 고객, 즉 주변에 이동하는 고객의 구성원에 따라서 판매자의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단기고객층이 많은 곳에서는 단기고객에 맞춘 방법으로, 장기고객층이 많은 곳에서는 장기적인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강남역과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은 단기고객이 많은 것이고 동네 슈퍼마켓은 충성고객을 확보해야 한다는 간단한 내용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는 곳이 있다. 동네이지만 강남역처럼 유동인구가 많은 곳과 가까운 경계성 지역이다. 이런 곳에서는 고객이 얼마든지 이동이 가능하여 충성고객을 만들기도 어렵고 단기고객으로 취급하기도 어렵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단기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면 어떤 판매 전략을 시행하여도 상관 없다. 반짝 할인, 기간 할인, 1+1 등 모든 마케팅 기법이 동원되어도 고객 간에 연결고리가 없어서 혜택고객과 다음 고객 간에 갈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충성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면 반짝 할인은 다음 고객에게 갈등으로 남기 때문에 판매자는 일관성 있는 원칙으로 진행하여야만 과거, 현재, 미래의 고객에게 불만을 주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경계지역에서는 문제가 발생한다. 충성고객을 위한 일관된 원칙을 고수하면 가까운 단기고객을 상대하는 지역의 반짝 할인으로 고객을 잃고, 단기고객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시행하면 동네에서 충성고객을 잃는 현상이 유발된다. 조영남의 노래에 나오는 화개장터와 같이 경계에 있는 곳은 물건팔기에는 좋은 곳이나 기술을 파는 곳으로는 위험 부담이 큰 곳이다.


요즘은 이런 지역적인 문제에 한 가지 더 고려사항이 있다. SN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지역 고객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SNS 정보를 통하여 거리와 상관없이 이동하여 스스로 단기고객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교정치료는 A치과에서, 발치는 B치과에서, 유지장치는 C치과에서 만든다. 가장 싼 곳을 검색하여 찾는다. 얼마 전 필자도 경험한 내용이고 앞으로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런 여러 가지 문제 중에서 가장 중요한 사실이 하나있다. 후배에게 마지막으로 말한 것은 판매자 자신의 마음이다. 즉 본인이 선호하는 것을 하지 않으면 어떤 결과에도 장기적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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