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악안면성형·구강외과개원의협의회 여환호 회장

2011.12.12 12:58:02 제472호

"구강외과 의사의 성형외과 종속…자존심도, 치과계 미래도 저버리는 일”

 

대한악안면성형·구강외과개원의협의회(이하 구개협)가 성형외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구강외과 의사들에게 경종을 울렸다. 성형외과의 자본에 휩쓸려 구강외과 의사로서의 자존심을 버리고, 치과고유의 영역인 턱교정술에 대한 노하우까지 빼앗기고 있는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구개협은 최근 관련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학 및 학회에 협조를 구하는 동시에 구강외과 출신 치과의사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나섰다. 여환호 회장을 만나 위기의 구강외과를 진단해봤다.


성형외과에 근무하는 치과의사, 얼마나 되나.

현재 구개협 전체 회원이 30명 안팎인데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구강외과 전문 치과의사들이 10여명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규모가 크고 대대적인 광고를 하는 메이저급 성형외과에서 근무하고 있어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일각에서는 구강외과 중심으로 단독 개원하는 것보다 경영 등의 부담이 없고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어 개인적으로 나쁠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치과계는 물론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개인에게도 문제가 심각하다. 공동개원 당시 턱수술은 구강외과 의사가 전담했었지만 이후 단독 개원한 성형외과 의사는 본인이 그간의 턱수술을 주도해온 것처럼 대대적으로 홍보하거나, 구강외과 의사를 고용해 턱수술에 대한 노하우를 배우고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면 과감히 내치는 경우도 있다. 자본력이 있고 의료광고에 자유로운 성형외과는 구강외과 의사를 고용한 것을 홍보용으로 쓰고, 이후 구강외과 의사가 없어도 그간의 성과를 해당 성형외과의 것으로 가져가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치과계 영역침해가 우려되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가 이 부분이다. 현재 관심이 높은 양악수술의 경우 모든 데이터는 구강외과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성형외과에서 구강외과 의사를 고용해 양악수술을 한다고 대대적으로 광고하다보면 국민들은 성형외과 영역으로 오인할 수 있다. 구강외과에 비해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성형외과의 침입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아직 대학병원에서는 성형외과에서 관련 수술을 거의 안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러한 분위기에서 대학병원에서까지 영역침범이 이뤄진다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미 매체에서는 성형외과 의사가 턱수술 전문의로 둔갑해 도움말을 주는 경우도 있다.
성형외과에서 근무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본인은 물론 구강외과 개원의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전체 치과계의 이익에 반하는 악영향을 끼칠 소지가 크다.

 

구강외과 단독개원, 메리트가 있다면.

턱수술 등 구강외과만을 전문으로 하는 치과를 단독개원한다는 것이 예전보다는 많이 수월해졌다. 지금은 선배 구강외과 개원의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고, 롤모델도 많아져 충분히 자문을 구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이다.
또한 예전보다 턱수술에 대한 홍보도 많이 이뤄져 환자들의 관심도 많은 편이다. 일반 치과의사에 비해 수입도 뒤지지 않으면서 본인이 좋아하는 영역만을 파고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성명서를 내고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앞으로 구개협의 활동계획은.

현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대학, 학회 등에 공문을 발송하고 치과계 신문에 실으면서 치과의사들이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구개협 차원에서는 턱수술은 구강외과에서 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후배들의 일자리 창출, 학술연구 등에도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오랜 세월동안 이 분야의 영역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고, 내년에도 매월 일간지 광고를 게재하며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후배들이 성형외과의 유혹을 떨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늘리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방법도 고심하고 있다.

 

치과계 및 구강외과 의사에게 한마디.

턱수술 중심의 구강외과는 치과의사들이 아닌 성형외과와 경쟁하는 분야다. 대국민 홍보에 있어 필요한 의료광고 심의를 받는데도 일반 치과와 같은 기준으로 하다 보니 승인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구강외과의 특수성을 감안해주길 바란다. 구강외과를 전공한 치과의사들 또한 자존심을 지키며 개원가에서 제역할을 다해야 한다. 구개협은 앞으로도 구강외과 전문의들이 전공분야를 살려 진료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노력할 것이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김영희 기자/news001@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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