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수가협상’ 공단-의약단체 첫 만남부터 난항 예고

2021.05.07 14:03:20 제918호

의약단체, 획기적 수가개선 요구 격앙된 목소리
김용익 이사장 “적정수가 보상, 합리적 균형점 찾을 것”

[치과신문_신종학 기자 sjh@sda.or.kr] 지난 6일 2022년 유형별 요양급여비용계약 체결(이하 수가협상)을 위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 측과 6개 의약인단체와의 첫 간담회가 열렸다.

 

매년 5월에 진행되는 수가협상을 앞두고 건보공단과 의약인단체장 간에 이뤄지는 간담회는 의례적으로 상호 덕담을 주고받거나 상생 차원에서 협조를 구하는 정도의 형식적 대화가 오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수가협상에 임하는 의약인단체장들의 모습은 예년과는 사뭇 다르게 수가의 획기적인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기관의 수익 감소가 현실적으로 나타났기 때문.

 

각 단체를 대표하는 수장들은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2022년 수가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전체 요양급여비용 파이, 즉 ‘밴딩’ 규모를 결정해 놓고 진행되는 수가협상의 구조상 파격적인 수가개선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도 정해진 밴딩 규모를 놓고 각 유형별 수가협상단의 제로섬게임은 또 다시 반복될 전망이다.

 

이날 수가협상을 위한 간담회에는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과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이상훈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 대한약사회 김대업 회장, 대한조산협회 김옥경 회장 등 6개 단체장들이 함께했다.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와 신속한 치료를 위해 밤낮으로 헌신하고 있는 의료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은 지쳐있고 가입자는 경제·고용 위기로 기업·가계가 한계 상황이다. 공급자 또한 의료이용량 감소로 경영여건이 악화됐다. 올해 수가협상은 그 어떤 해보다 쉽지 않겠지만, 안정적 재정운영과 차질 없는 보장성 확대 추진, 적정수가 보상을 통한 경영정상화로 보험자·가입자·공급자간 합리적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또한 “어느 때보다 상생 파트너십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서로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충분한 대화와 설득으로 성공적인 수가계약이 될 수 있도록 가입자와 공급자 모두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용익 이사장은 가입자와 공급자 간 상생과 협조를 당부한 반면, 의약인단체장들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계의 현실을 직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인 불황 속에 국내 의료기관도 소상공인과 마찬가지로 최대 위기”라며 “일부 과목의 경우 지난해 폐업한 수가 과거에 비해 30배 가까이 치솟는 등 의료기관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은 지난해 4월 코로나19 치료 수가를 두 배로 인상했고, 이후 더욱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5월에는 코로나 환자 진료수가를 3배로 인상하는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부분적 수가를 신설하는 정도로 크게 미흡한 실정”이라며 “더욱이 건보수가가 원가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수가는 매년 평균 2%를 넘지 못하고 있다. 공급자를 배제한 채 밴딩 규모를 2% 내외로 정해놓고 각 직역 간 제로섬게임을 하도록 해, 명목만 수가협상이지 사실상 수가통보"라며 수가협상 체계의 근본적인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법에서 정하고 있는 건보재정의 20% 국고지원을 요구했다.

 

 

치협 이상훈 회장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치과의 어려운 현실을 강조했다. 이상훈 회장은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의 어려움을 고려한 수가협상을 기대한다고 말했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었다"며 "데이터에 따르면, 치과는 코로나 이후 진료 수익이 25% 감소했고, 내원 환자는 23% 감소하는 등 그야말로 파탄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히 치과는 진료 특성상 비말감염의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어, 마스크는 물론, 페이스쉴드, 글러브를 수시로 교체하는 등 감염예방에 큰 비용을 부담하고 있지만, 전혀 진료비에 반영되지 않는 실정”이라며 “감염예방과 진료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인들에게 올해도 또 다시 일방적 희생을 강요한다면 더 이상 버틸 힘도 없다. 올해만큼은 의료계 현실이 반영된 수가협상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한의사협 홍주의 회장, 병협 정영호 회장 등도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및 진료수익의 현저한 감소를 감안한 밴딩 규모 책정 및 원만한 수가협상을 위한 획기적인 수가개선을 요구했다.

 

한편, 건보공단과 각 의약단체 수가협상단은 다음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협상체제에 돌입한다.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2022년 수가협상은 오는 5월 31일까지다.

 

신종학 기자 sj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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