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자산배분 자산군 전망 (3) - 현금성 자산 ‘달러’에 대하여

2022.12.06 09:20:05 제994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 72

2022년 기축통화 달러가 왕으로 귀환하다

미국 달러는 1785년 7월 6일 미국의 화폐로 지정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통용되는 화폐가 됐다. 몇몇 국가들은 미국 달러를 법정 화폐로 사용하고 있으며, 어떤 국가들에서는 사실상 법정 화폐에 준하는 통화로 쓰이고 있다.

 

2022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더해져 달러의 가치는 급등했다. 전 세계 자금이 경제위기와 경기 침체를 대비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2년 달러 가치는 20년 만에 최고로 뛰었는데, 이러한 달러의 강세 현상은 ‘강달러’를 넘어선 ‘킹 달러(King dollar)’로 불리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무역전쟁 같은 지정학적 위협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쇼크 같은 영향도 있지만, 경기 부양을 위한 기축통화 미국 달러화를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통해 천문학적으로 시장에 유통시켜서 달러의 화폐가치가 하락하게 된 것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다.

 

인플레이션은 화폐가치 하락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어떻게 2022년에는 ‘강달러’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우리가 체감하는 달러의 가치는 물건과 비교하는 가치가 아니라 통화 간의 상대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달러 인덱스(이하 DXY)는 세계 주요 6개 통화인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스털링,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의 가치를 경제규모에 따라 비중을 달리 산출해 미국 달러와 비교한 지표다. 달러의 강세는 이렇게 기준이 되는 다른 통화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측정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달러가 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원·달러’ 환율이 높다는 뜻이고 환율은 각 국가의 통화 간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한다. 이번 2022년 ‘강달러’는 기준으로 하는 달러 인덱스에 포함된 국가들의 통화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심각한 인플레이션과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1년만에 60% 이상 환율이 오라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가 폭락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서 원·달러 환율도 1년 사이 10% 이상 상승했다.

 

 

2020년 이후 달러를 제외한 모든 국가의 통화가 달러보다 더 약세를 보이고 있어 달러의 상대적인 환율 강세가 일어났고, 11월 3일 DXY는 단기 고점을 형성하고 현재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다. DXY의 현재 2021년 1월부터 거의 2년 동안 상승하고 있는데 아직 상승 추세가 꺾인 것이 아니므로, 앞으로 원·달러 환율이 조정을 거친 후 다시 상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달러는 현금이고 통화이면서도 미국이 아닌 국가에서는 안전자산의 역할도 하고 있다. 앞으로 달러가 다시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세계적 경제위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고, 위기가 표면화되면 미국 연준은 다시 완화적 통화정책을 시행할 수 있다. 금리인하나 양적긴축을 멈춤으로써 연준의 기준금리는 고점을 형성하고 내려갈 것이다. 경제 위기 이후 미국이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빠지게 되면 DXY 또한 조정을 받을 것이고 원·달러 환율도 하향 안정화 될 것이다.

 

2000년대 닷컴 버블, 2008년 미국 발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위기처럼 2022년 11월 30일 현재 아직 표면화된 위기의 이름이 정의되지 않았다. 이는 아직 본격적인 금융위기가 시작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도 경제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크게 치솟고 다시 미국의 양적완화로 안정화 될 전망이므로, 현재로서는 위기 전까지 달러를 저점마다 매입하는 전략이 아직 유효하다.

 

최근 미국은 물론 한국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기 때문에 현금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자산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하락했다. 자산을 현금화하고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면 아직 하락하고 있는 자산시장의 영향을 벗어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겠지만, 지금의 위기는 본질적으로 기축통화 시스템의 화폐가치 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원인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현금의 비중을 늘릴 때, 원화가 아닌 달러화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눈앞에 보이는 환율이나 예·적금 이자를 넘어서 위기의 원인인 화폐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장기적 관점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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