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FOMC 리뷰 - 일시적 인플레이션의 데자뷰

2022.12.22 16:30:23 제997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75

12월 FOMC 전후 시장상황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연방준비제도 산하 통화와 기준금리정책을 결정하는 위원회)가 미국 현지 시간 12월 13일~14일에 열렸다.

 

12월 FOMC 첫 날(13일)에는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가 있었다. 11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 상승했고, 이는 시장의 컨센서스(7.3%)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미국의 CPI 상승률은 전월 상승치(7.7%) 보다 큰 폭으로 낮아지며, 2022년 6월 최고치 9.1%에서 5개월 연속 둔화하게 됐다.

 

연준(Fed)이 인플레이션 지표로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는 11월 ‘근원 CPI(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도 시장의 컨센서스(6.1%) 보다 낮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상승했다.

 

 

물가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되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Fed Pivot)이 예상됐다. 연준(Fed)의 금리인상 보폭이 기존 자이언트 스탭(75bp, 0.75%)에서 완화될 것이라 전망되자 미 국채 수익률이 급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다.

 

12월 FOMC 요약

12월 FOMC 성명서는 금리 인상 폭만 조정됐을 뿐 통화정책 관련 내용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연준은 연방기금금리(FFR) 목표치를 4.25%~4.50%로 50bp(0.5%)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의 컨센서스와 거의 일치하는 인상폭이었다. 다만 연준은 내년 최종 금리 목표치를 5.00~5.25%(중간값 예상치 5.1%)로 제시해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중앙값 예상치 5.1%는 기존의 4.6%에서 오른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월, 11월까지 인플레이션 지표는 물가 상승 속도가 감소한 것을 보여준다’고 환영하면서도 ‘11월 근원 CPI 상승폭이 전년 대비 6.0%였지만 여전히 목표치인 2%와 비교하면 3배이며, 물가 안정으로 돌아가려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내려가는 증거가 보일 때까지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은 11월 CPI 완화에도 불구하고 연준의 긴축 의지가 크게 영향 받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였다.

 

‘일시적 인플레이션’의 데자뷰

2021년 7월 FOMC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은 서서히 올라오고 있었지만 일시적이므로 금리 인상 계획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리고 무제한 양적완화를 거두어들이는 ‘테이퍼링(tapering)’은 FOMC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 전에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며 수개월 전에 미리 공지하겠다고 한 바 있다.

 

그런데 2021년 9월 FOMC에서 연준은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 논의를 할 수 있다고 깜짝 선언을 했다. 그리고 11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청문회에서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만한 긴축적 발언을 시작했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동원 가능한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쓰겠다고 한 것이다.

 

연준이 긴축적 행보에 대해 시장과 충분하게 소통해 온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시장은 발작했다. 2021년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을 시작하며 2022년 3월에는 첫 번째 금리 인상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기준으로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속도였다.

 

그 후 2022년 올해 내내 모든 자산 시장이 제대로 된 반등 없이 추락했다.

 

 

2022년 7월 FOMC 전후로 채권시장의 장단기 금리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심화되고 미국의 GDP 성장률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자, 경기침체의 우려가 커졌다. 당시 FOMC에서 연준의 공식 입장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아직 높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기존의 금리인상 정책을 유지했다.

 

2021년 7월 FOMC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했다가 9월 FOMC에서 바로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한 것처럼… 묘한 기시감이 드는 것은 기분 탓일까?

 

기준금리가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금리 고점을 형성하면 경기 침체 우려로 기준금리는 다시 낮아지게 된다. 여기서 넘어야 할 산이 하나 있다. 바로 ‘경제 위기’다. 투자자로서 지금은 경제 위기를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연준이 ‘경제 경착륙을 최대한 피하면서 기준금리 고점을 높인다’라고 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다가올 경제위기와 경기침체에 미리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근 시장에서 미국채 가격이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는데 같은 맥락의 역머니무브(경제불확실성 때문에 채권이나 예·적금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늘어나는 현상)로 보아도 무방하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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