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FOMC 리뷰 - 인플레이션 승리 아직 이르다

2023.02.09 14:46:57 제1003호

최명진 원장의 자산배분 이야기 81

1월 자산 시장 크게 반등하다

2022년 한 해 동안 자산시장은 이렇다 할 반등도 없이 최악의 하락장(베어마켓)을 겪었다. 그러던 중 2022년 10월부터 12월 사이 자산시장은 바닥을 다지고 반등에 성공하며 베어마켓 랠리를 시작했고 2023년 1월 내내 이어졌다. 미국을 대표하는 S&P500 지수는 올해 들어 한 달 동안 8.9% 상승해 1987년(14.2%) 이후 최고의 수익률로 새해를 시작했다.

 

2022년 시장을 억누른 매크로 이슈(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가 2022년 10월부터 반전하기 시작했다. 작년 10월부터 물가상승률(CPI, PCE)이 고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달러인덱스와 미국채 수익률이 이어서 하락했다.

 

시장은 2023년 들어 처음 열린 2월 FOMC에 주목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0.25%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하며 달러인덱스와 미국채 수익률의 하락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2월 FOMC 리뷰

2023년 2월 1일(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에서 미국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를 4.50%~4.75%로 (0.25%, 25bp) 인상했다. 시장의 기대치와 부합하는 금리 인상 폭이었다.​

 

2023년 2월 FOMC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 달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기 시작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물가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도 시사했지만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하는 경우에는 통화정책에 반영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특히 작년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로 처음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이 시작됐다고 언급하여서 주목을 받았다. 파월 의장은 “역사적으로 통화 정책을 성급하게 완화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경고한다”며 긴축정책을 성급하게 완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2월 FOMC 전문 간단 정리

​1)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막대한 인적·경제적 고난을 야기하며 전 세계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2) 지표 - 지출과 생산에서 완만한 성장세를 보인다. 고용 증가는 견조하고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완화됐으나 아직 높은 수준이다.

3) 기준금리를 4.5% ~ 4.75%로 0.25% 인상한다.

4) 물가 상승률을 2%로 되돌릴 때까지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유지한다.

5) 금리 인상의 정도(extent)를 결정하는 데 있어 누적된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 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시차, 경제 및 금융 변화를 고려할 것이다.

6) 국채 보유분과 기관채, 주택저당증권(MBS) 보유량 축소를 계속​한다.

 

지난 12월 FOMC 성명서와 달라진 점

​1) 기존과 달리 “물가 상승률은 다소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2) 이전에 포함됐던 인플레이션의 원인 - ‘팬데믹과 관련된 공급과 수요 불균형, 높아진 음식료와 에너지 가격, 더 광범위한 가격 압박’ 문구가 삭제됐다.

3) 러-우 전쟁과 관련된 ‘인플레이션의 상방 압력에 기여하고, 세계 경제 활동을 짓누르고 있다’를 ‘전 세계 불확실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로 수정했다.

4) 코로나19나 혹은 팬데믹, 공중보건 같은 문구가 모두 삭제됐다.

5) 금리 인상의 ‘속도(pace)’를 → 금리 인상의 ‘정도(extnet)’로 수정했다.

 

이번 2월 FOMC 성명서를 분석해보면 연준은 팬데믹에 따른 공급과 수요 불균형,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멸됐고, 전쟁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목표한 금리 수준까지 ‘얼마나 빠르게’ 금리를 인상할지 주목해왔다면 앞으로는 최종 금리를 ‘얼마나’ 인상하면 좋을지 정도에 집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고점이 다가오고 있다

2023년 2월 FOMC에서 연준(Fed)은 2022년 3월 이후로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25bp(0.25%) 인상했다. 금리인상 기간은 11개월에 달한다. 첫 번째 금리인상을 한 이후로 11개월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다.

 

2022년 달러와 초단기 채권, 원자재를 제외한 모든 자산가격이 하락했고, 이번 하락장이 2008년 금융위기나 2000년 닷컴 버블, 더 나아가 1970년대 석유파동과 1929년 대공황과 비교기도 했다. 일례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로 역대급 부채가 쌓인 상황에서 1년 만에 기준금리를 4.5%까지 쉼 없이 올리다 보니 2022년 채권 시장은 역사상 최악의 해를 보냈다.

 


이번 FOMC를 통해 연준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견제하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을 처음으로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상 주기의 끝이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물론 1970년대의 사례를 교훈 삼아 인플레이션의 잔불이 완전히 꺼질 때까지 기준금리 인하를 성급히 결정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 점차적인 통화량 수축으로 상승한 물가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상승폭을 완만하게 하는 경제조정정책. 경기침체를 동반한 물가 하락을 뜻하는 디플레이션과 차이가 있다.

 

앞으로 2023년 어느 시점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이상 인상하지 않게 되면, 금리고점(A)를 넘어 버블의 최고점 단계인 (B)로 진입하게 된다. 이 시기는 직전 금리사이클과 비교하면 2019년도와 유사한데, 마찬가지로 2023년에는 시장의 반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가격이 반등하며 모두가 안도하고 환희하는 순간에 실물경제 침체로 디커플링이 심화되면 이번 금리 사이클의 진정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경제위기 (C) 구간에 해당되며 지난 2008년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위기로 연준이 big cut(한 번에 50BP 이상 금리를 인하하는 것)을 한 역사가 있다. 따라서 2023년에 위험자산이 반등하면 적절하게 비중을 줄여나가고 안전자산을 확보하며 앞으로 있을지 모를 경제위기를 대비하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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