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자다 - 김태우 교수(서울치대 교정과)

2012.05.10 11:47:56 제494호

“열혈 강의로 한국 치과계 위상 떨칠 것”

인터뷰에 앞서 컴퓨터를 켠 김태우 교수(서울치대 교정과)는 수많은 자료들 속에서 ‘자기소개’ 프리젠테이션 파일을 띄워보였다.

 

해외 초청 연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김 교수답게 PPT는 그동안의 해외 활동을 담은 사진들로 가득했다. 김 교수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온 초청연자라고 하면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나에 대해, 한국 치과계의 발전상에 대해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강연 시작에 앞서 항상 이 PPT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소개하며 당시의 소회를 전하는 김 교수의 얼굴에는 뿌듯함과 행복함이 가득했다.

 

김 교수의 첫 강연은 학부생 대상의 야간 강의였다고 했다. 늦은 저녁, 학점도 주지 않는 강연에 학생들이 집중할 리 만무했다. 지친 얼굴로 꾸벅꾸벅 조는 학생들을 보며 다짐한 것은 “내용도 좋고 재미도 있는 강연을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포토샵으로 김 교수 본인이나 유명인의 합성 사진을 만들어 강연 중간 중간에 ‘슬쩍’ 보여주는 등 지루함을 떨쳐주기 위한 김 교수의 노력은 가히 수준급이다. 김 교수는 “별 것 아니지만 이러한 노력들로 청중들이 즐거워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다시금 강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뿌듯하다”고 말했다.

 

강연 욕심이 누구 못지않은 김 교수다. 때문에 재미 이상의 ‘내용’을 채우기 위한 고민도 깊다.
본인의 강연을 “Only One”이라고 표현한 김 교수는 “청중들은 식상한 내용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며 “같은 내용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은 본인에게도, 청중에게도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30년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케이스를 선별해 늘 프리젠테이션을 새롭게 업데이트하고, 이로써 강연의 질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한 케이스가 완성되려면 3~4년은 족히 걸리는 교정 치료의 특성상 30년의 임상 경험에 비해 ‘방대한’ 케이스를 확보하지는 못했을 터. 김 교수는 “양보다 질”이라는 답을 내놨다. 임상 케이스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교정 치료에서는 동일한 케이스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지라 모든 케이스가 새롭고 특별하다는 것.

 

“대학병원에 있다 보니 늘 흔치 않은 케이스를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난제를 풀어가는 재미를 강연을 통해 전파하고 있다”는 김 교수는 교정 치료 중 난관에 맞닥뜨렸을 때의 대처법, 치료과정의 숨은 노하우를 설명하는 데에 주안을 둔다. 교정치료 전후의 사진을 보여주며 치료과정에서 어떤 치료를 어떻게 했으며, 왜 그러한 선택을 했는지, 예후는 어떠했는지 등을 알기 쉽게 풀어주는 방식이다. 요즈음에는 구강외과에서 주로 사용하던 미니임플란트를 개방교합 교정치료에 적용하는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데에 여념이 없다.

 

앞서 언급했듯 해외 초청 강연에 적극 나서고 있는 김 교수는 “견문을 넓히는 즐거움도 있고, ‘Top Class’로 거듭난 우리나라 치과계의 위상을 떨치며 국위선양을 한다는 자부심도 있다”며 “해외 의료 봉사에 꾸준히 참여하는 것은 물론 재능기부 차원에서 몽골, 키르기스스탄 등 의료 수준이 낮은 국가에 원격강의 등의 방법으로 무료 강연을 펼치고 있다”는 근황을 전했다. 근본적인 도움을 줘야겠다는 생각에 봉사 중 만난 몽골치대의 한 여학생을 한국으로 초빙해 대학원 수학을 돕고 있다는 따뜻한 소식도 함께였다.   

 

홍혜미 기자/hhm@sda.or.kr

홍혜미 기자 hhm@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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