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연세치대 ESSEL 필리핀 의료봉사

2018.09.06 11:53:41 제792호

안타까움, 보람, 그리고 남아있는 울림…

ESSEL은 1971년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학생들과 이웃 이화여자대학교 간호대학 학생들이 다락방 전도협회에서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된 진료봉사 동아리다. 창단 이후 매년 국내 치과의료선교를 진행해왔고, 해외로 발길을 주기 시작한 것이 1993년 필리핀 딸락으로 갔을 때라고 한다.


이후부터는 매년 여름 해외 치과의료 선교봉사를 진행하였고, 2018년 7월 8일부터 7월 15일까지 26번째로 해외 진료봉사 다녀온 지역은 필리핀 나가시다. 올해는 김성오 교수(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소아치과학교실)를 필두로 치과의사 11명, 의사 1명, 치과대학생 13명과 간호대학생 8명, 대원자녀 7명으로 총 40명의 인원이 의료사역에 함께 했다.


연세대학교 치과대학과 MOU를 맺은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필리핀 마닐라에 도착, 이후 400㎞ 이상 떨어진 나가시라는 이름의 봉사지역으로 이동했다.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버스로 10시간이나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나가시에 도착해서는 숙소와 진료지를 오가는 일정으로 5일을 지냈다. 우선 숙소는 진료 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마카강 호텔 앤 리조트’라는 비용이 조금 들지만 쾌적하고 여유로운 곳으로 예약했다.




진료지는 나가시 지역의 참소망기독학교라는 곳이었다. 이곳은 194명의 학생과 50명의 신학생, 그리고 20명의 교사가 있는 작은 학교였다. 약 30분 떨어진 시내에 치과가 하나 있지만, 지역민 대다수는 살면서 치과를 가본 일이 없을 정도로 치과 의료에 소외된 지역이었다. 학교의 예배당에 진료구역을 세팅했다. 간호파트에서 접수와 전신질환 관련한 예진을 할 수 있는 예진 구역을 세팅하고, 그와 구분되도록 나누어 치과 치료 구역을 세팅했다. 체어는 총 10대로 보존 6대, 치주 2대, 외과 2대, 이렇게 3개 파트로 나뉘어 진료가 이뤄졌다.


수일 전부터 참소망기독학교의 정윤교 전도사를 통해 홍보가 되었던 터라 인근 지역의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고, 현지 신문에서도 취재를 올 정도로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목표 진료 인원으로 하루 최대 80명으로 예상했지만, 하루 평균 250명에 달하는 인원이 방문해 진료를 받았고 5시간을 기다리고도 진료를 받지 못해 돌아간 사람들도 있었다.


출산율이 높은 국가라서인지 ESSEL의 치과 진료를 찾아준 상당수의 환자들은 소아나 20세 전후의 젊은 학생들이었다. 문제는 그들의 상태는 한국의 동년배들과 많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다는 6번 대구치가 얼마 사용해보지도 못했는데 치관이 없어질 정도로 우식이 심해 치근만 남아있어 치료하기 난감한 경우가 정말 많았다. 보존치료를 받는 환자들의 50% 이상이 상악 전치를 주소로 방문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우식이 심한 것을 보면서 평가회 때 대원들 간 많은 논의를 했었다. 당장 필요한 치료를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적인 교육이 필요하겠다고 판단한 대원들은 다음 진료부터 환자들에게 TBI(Tooth brush instruction)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덴탈큐브에서 후원해준 칫솔을 환자들에게 나누어주었다.


더불어 이번 진료 때는 강남 베스트덴치과 박준호 원장이 특별히 현지에 기증하기 위해 AIOBIO사의 Q-box 1대와 Q-scan 2개를 가져갔었는데, 이를 이용해 좀 더 적극적으로 교육하기 시작했다. Q-scan과 Q-box의 사용법을 교육하면서 구강 위생 관리에 대해 알려주었고,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 대부분의 환자가 하루 2번 이상 양치한다고 했는데, Q-scan을 체험하고선 본인이 이렇게 양치가 되지 않는지 몰랐다며, 경각심을 느꼈다고 했다.


    


이렇게 모든 ESSEL 대원들이 정성을 기울였다. 9일 간의 진료 동안 목표했던 700명의 환자보다 더 많은 875명의 환자를 보았으며, 보존치료, 신경치료, 발치, 스케일링, 불소도포 등 1,178 케이스를 시술했다. ESSEL 대원들이 느낀 보람만큼 현지 사람들에게도 어떤 울림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권혁준 학생기자

권혁준 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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