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글로벌 정세와 투자환경은 과거와 다르게 매우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모두가 놀랄만한 굵직굵직한 뉴스들이 매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변화란 누군가에게는 위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 요인이다. 기존의 제조업과 오프라인 기반의 구경제는 모바일과 빅데이터 기반의 플랫폼회사들에게 존재자체를 위협받고 있다. 이미 회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시가총액 관점에서 보면 유니콘 기업1 들의 신경제가 오프라인기반의 구경제를 넘어선지 오래다. 후자의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규모가 아직도 더 큰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작년에 미국 증시에 상장된 우버의 시가총액은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을 추월하였다. FAANG2 이라 불리며 나스닥 랠리를 주도하는 구글,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페이스북 같은 유니콘 기업들은 10년 전에는 예상할 수 없었던 글로벌 슈퍼스타가 되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가 성공투자를 위한 필수 과제다.
최근 들어 애플의 시가총액이 한국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을 넘어섰다. 우리 나라의 전체상장기업가치가 애플 하나만도 못하다는 얘기다. 또한 최근 사우디 아람코가 상장하면서 애플은 아람코에 전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넘겨주었다. 삼성전자는 재작년에 약 60조원, 작년 약 30조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절반의 이익에 불과한 대만의 반도체 파운더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시가총액과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재상황은 그러하다.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와 과거보다도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과연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 글에서는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고 투자의 기본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미래대응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단 주식시장의 특성을 먼저 이해를 할 필요가 있다.
유독 하락폭이 큰 한국증시, 그 이유는?
왼쪽의 차트는 2018년부터 2년간의 미국 3대 지수(다우존스, S&P500, 나스닥)와 한국의 KOSPI, KOSDAQ의 수익률 차트다. 2년간 나스닥 지수는 12월 13일 기준 24.4%, S&P500은 17.53%, 다우존스산업 지수는 13.3%나 상승하여 신고가 수준에 있다. 반면 KOSPI 지수는 2년간 글로벌 경기호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증시와 디커플링 되어 -12.6%, KOSDAQ 지수는 무려 -20.9%나 하락하였다. 도대체 이와 같은 괴리의 원인은 무엇인가? 만일 이것이 작년부터 트럼프가 시작한 미중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둔화가 원인이라면, 무역전쟁의 다른 상대방인 중국 등 중화권 증시와 비교해 볼 필요성이 있다. 한국과 중국 증시는 무역전쟁이 시작된 2018년에는 커플링되어 같이 하락하다가 2019년에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무역전쟁의 당사국인 중국의 상해종합증시는 올해 정부의 강력한 유동성 공급과 경기부양책을 바탕으로 연초대비 23.9% 반등에 성공하였고, 한국과 여러모로 경제구조나 상황이 비슷하여 2018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던 대만증시도 연초대비 20%나 상승하였다. 반면에 한국 KOSPI지수는 올해 상승률이 7.8%에 그쳐 최근 정치적 이슈로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는 홍콩증시의 상승률 9.5%보다도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OSDAQ지수를 보면 더욱 처참한데 올해 전세계 주요증시 중 유일하게 -4%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독 한국증시만 선진시장이나 상황이 비슷한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해서는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는 반도체섹터의 다운사이클과 내수경기부진, 그리고 한국증시에서 돈을 빼는 수급적인 부분일 것이다. 심지어 국민연금을 위시한 국내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안좋은 한국증시보다는 해외증시로 자산배분을 늘리면서 더욱 더 악순환에 빠져버렸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는 2년동안 자산을 미국증시 Long포지션(매수포지션), 한국증시 Short포지션(매도포지션)에 투자했다면 약 20%, 레버지리ETF3 에 투자했다면 약 40%의 수익률이 발생했을 것이다.
주가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들
위의 그림은 주가의 움직임에 따른 투자원리를 나타낸다. 물론 단기매매에 집중한다면 현재 수급이 몰려 추세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주식이 유리하지만, 이 글에서는 단기매매가 아닌 중장기투자를 전제로 하고자 한다. 시장이 결정하는 기업가치 즉, 주가나 시가총액은 반드시 펀더멘털4 에 비례하지 않는다.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실적 등 객관적인 기본 가치에 비례하여 움직이지만 단기적으로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고 때로는 전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다. 즉, 펀더멘털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하락할 수 있으며, 반대로 펀더멘털이 안좋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비상식적으로 상승하기도 한다. 즉 이것은 주가를 결정하는 요소가 펀더멘털 이외에도 더 있음을 시사한다. 보통 목표주가를 계산하는 방식은 예상되는 주당순이익인 EPS5 에 주가수익비율인 PER6 을 곱한다. 여기서 EPS가 기업의 펀더멘털에 해당하고 PER이 바로 주가를 결정짓는 또 하나의 축인 센티멘트7 , 즉 시장의 심리를 의미한다.
우리가 기업의 미래를 아무리 잘 분석해서 내년도 예상순이익을 근접하게 맞춘다손 치더라도 주가는 시장이 얼마의 배수를 주는가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게 된다. 즉, 펀더멘털 만으로 주가를 예측하려 한다면 이는 주가를 절반만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 주가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펀더멘털 이외에 센티멘트, 즉 시장의 심리를 맞춰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주가 예측의 어려움이고, 주식투자로 성공하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시장의 심리는 온갖 다양한 원인과 이슈들에 의해 결정되며 급격히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워렌 버핏과 같이 역사적으로 성공한 유명한 가치투자자들의 경우 철저히 PER이 낮은 기업위주로 접근하였다. 즉, 시장의 기대심리가 떨어질 때로 떨어져서 절대적으로 매우 낮은 배수에서 거래되는 주식 중에 향후 좋아질 수 있는 주식을 선별하였다. 이것이 바로 가치투자의 출발점이다.
물론 펀더멘털이야말로 시장의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므로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기업이나 시장을 투자대상으로 삼아야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아래의 그림처럼 기본적으로 펀더멘털이 중장기 적으로 우상향하는 기업을 일단 투자대상으로 삼아야 하며, 투자의 타이밍은 바로 주가가 센티멘트의 악화로 일시적으로 언더퍼폼하여 기업의 펀더멘털대비 저평가되어 거래될 때가 바로 매수타이밍이다. 반대로 센티멘트의 개선으로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여 기업의 펀더멘털 대비 높게 거래되고 있을 때가 바로 매도타이밍이 되는 것이다.
시장의 센티멘트는 다양한 요소들에 의해 변동성이 크게 나타난다. 때로는 장미빛 전망과 낙관론으로 시장참여자들이 매수에 몰려들면서 주가를 상승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과도한 비관론과 두려움으로 낮은 가격에라도 서로 먼저 팔려고 하면서 주가를 과도하게 하락시키기도 한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펀더멘털 대비 심리로 인한 과도한 주가급등락을 활용하여 수익창출의 기회로 삼는 것이 초과이익을 내는 비결이다. 이러한 심리적 변화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바로 바이오 섹터이다. 특히 신약개발회사의 경우 기업의 펀더멘털이란 결국 신약파이프라인의 가치이다. 신약성공가능성이 높을수록, 성공 시 기대되는 수익이 클수록 높은 PER배수에 거래된다. 반면 신약 개발에 실패할 경우 펀더멘털이라는 것이 아예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신약개발 기대감이라는 심리적 이유만으로 당장 적자가 지속 중인 회사를 조단위 회사로 평가하기도 한다. 반면 한국전력이나 일부 은행주의 경우 장부가, 즉 청산가치의 30%에 거래되기도 한다. 이것이 바로 펀더멘털외에 심리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실례다.
반도체 섹터의 상승 사이클 등 2020년 반등 기대
그렇다면 가장 중요한 향후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 것인가? 올해 가장 큰 이벤트는 미국 대통령선거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을 앞두고 지금의 경기호황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 경기선행지표와 심리지표인 주가가 하락해선 안된다. 그렇다면 그 동안 벌여왔던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일차적으로 봉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중국이 재선도우미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무역전쟁 이슈로 전세계 증시에서 가장 많이 하락했던 한국증시의 아웃퍼폼이 기대된다.
또한 내부적으로 2년간 하락사이클이었던 반도체 섹터의 상승사이클이 시작된다. 반도체 대표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로 두 종목이 오를 경우 KOSPI 지수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 상장기업 순이익도 올해 80조원 수준에서 내년에 110조원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기대감까지 반영된다면 지수반등이 가파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Valuation 역시 현재 한국증시는 글로벌 최저수준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과거의 결과를 판단기준으로 국내 유동성이 해외로 몰려가고 있다. 즉 미국은 더 오르고 한국은 더 빠질 것이라는 논리인데 Valuation이나 향후 이익개선의 방향성을 감안해 보면 오히려 반대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2020년은 최근 2년간 글로벌 최고의 loser였던 한국증시의 반등이 기대된다. 따라서 종목에 관계 없이 지수상승으로 인한 수익을 추구한다면 상장되어있는 KOSPI 레버리지 ETF상품이 유망하다. KODEX레버리지, TIGER레버리지, KINDEX레버리지 등이 상장되어 거래되는데 지수상승분의 두 배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만일 내년 KOSPI 지수가 2,150포인트에서 2,400포인트까지 약 12% 상승한다면 24%의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좀 더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KOSDAQ 레버리지 ETF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유망하다.
지수가 아닌 종목에 투자한다면 삼성전자의 주력 제품인 반도체와 OLED섹터가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섹터 모두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제품으로 반도체는 업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OLED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성공을 필두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 및 중국도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며 삼성전자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최근 들어 골드만삭스나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투자은행에서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상향이 일어나고 있다. 올해가 중국증시의 MSCI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계기로 외국인들의 중국증시 매수의 해였다면 내년은 반도체사이클 턴어라운드를 바탕으로 한국증시 매수의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연말을 앞두고 양도세 이슈로 조정 받고 있는 한국시장의 마지막 바겐세일 종료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2020년 그 어느 증시보다 기대되는 한국주식시장이다.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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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니콘 기업 : 벤쳐로 시작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 회사를 총칭, 기업가치 1조이상의 벤쳐기업을 의미, 최근들어 유니콘 열배이상의 기업들을 데카콘이라 부름.
2 FAANG : 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의 약자로 나스닥랠리와 플랫폼 혁명을 주도하는 미국 대표기업을 의미.
3 레버리지 ETF(Exchange Traded Fund) : 상장지수를 복제한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킨 상품으로지수수익률 대비 두 배로 움직이는 ETF를 의미.
4 fundamental : 기업의 실적, 경제의 지표 등 객관적인 수치.
5 EPS (Earing Per Share) : 당기순이익을 주식수로 나눈 수치로 한 주당 벌어들이는 순이익을 의미한다.
6 PER (Price Earning Ratio) : 주기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주가가 주당순이익에 몇 배에 거래되는 지를 말해주는 지표.
통상적으로 PER이 높을수록 주당순이익에 비해 고평가되어 거래되고, 낮을수록 저평가되어 거래된다.
7 Sentiment : 기대감, 공포, 매수심리 등 시장참여자가 느끼는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