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얼굴의 날 기획5] 치과 오기 무섭다면, 치과진정마취(수면마취)로 편하게

2024.08.21 09:11:04 제1078호

글 / 이승현 원장(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기획이사)

치과 치료는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것은 당연합니다. 이런 불안과 공포는 단순히 통증 때문만은 아닙니다. 치과에 들어섰을 때  치과 재료나 약품으로 나는 냄새, 치료 시 발생하는 소음(핸드피스 돌아가는 소리 등)까지, 복합적인 감각이 치과에 들어서기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됩니다. 

 

한 여름 날씨에도 말쑥한 정장차림의 한 노신사가 저희 병원에 방문해주셨습니다. 꽤나 먼 곳에서 큰 마음 먹고 오신 환자분께서는 소위 말하는 “치과공포증” 환자셨습니다. 어릴적 치과 트라우마로 70대 중반까지 스케일링도 못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참고 하면 되지 않을까요? 어른인데?'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노신사분은 치과 유니트체어에 앉는 것 조차 두려워 하셨습니다. 극심한 공포심으로 식은땀과 어지러움에 더해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까지 호소하셨습니다. 신경정신과적으로 전형적인 불안장애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환자들을 참을성 없는 아이를 달래는 것처럼 치과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대하면 안됩니다. 치과에 대한 공포는 치아관리 악순환을 초래합니다. 치과에 대한 공포로 치료시점이 늦춰지고 이로 인해 치과 방문이 늦어지면, 쉽고 간단하게 끝날 수 있는 치과치료가 일이 커지기 시작합니다. 

 

증상(통증, 출혈, 치아 움직임, 파절 등)이 발생하여 치과에 어쩔 수 없이 오게 되면, 치과 치료 시 통증과 불편감은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면 더욱 치과에 대한 공포감과 불안은 늘어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치아관리'는 점점 힘들어집니다. 아프고 불편할 때만 치과에 오게 될 것이니까요. 치과 재방문이 어려워지고 치과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지게 되는 악순환의 시작을 끊어야 합니다.

 

'치과진정마취' 환자분들이 흔히 수면마취로 알고 계신 진정마취로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습니다. 진정마취를 통해 통증성 진료가 없어지게 되면, 치과에 대한 문턱이 낮아집니다. 아플 것이라 예상했던 진료가 간단하게 진행되게 되면 스케일링, 충치치료 등 간단한 진료에 대한 불안감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치과에 자주 방문할 수 있다면 간단한 진료로 큰 질환을 예방 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늘어나게 됩니다.

 

다행히 노신사분께서는 수면(진정)마취를 통해 조금씩 치과공포증을 극복하고 계십니다. 통증성 치료를 수면(진정)마취로 치료 받으신 후에 조금씩 용기를 내기 시작하셨고, 이제는 간단한 스케일링과 잇몸치료 정도는 수면(진정)마취 없이도 치과체어에서 받고 계십니다. 

 

치과진정마취를 모든 치과에서 하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부분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하는지가 독자분들의 고민이실 겁니다. 치과진정마취를 특정과에서만 전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통계에 따르면, 진정마취를 수행하는 국내 치과의사의 44.6%가 구강악안면외과전문의였습니다. 구강악안면외과는 호흡기계 합병증 발생에 적절히 대처하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신뢰할 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의료진 중 BLS(Basic Life Support), DALS(Dental advance life support) 등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교육을 받은 이가 있는지 확인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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