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수가 덤핑과 과도한 마케팅으로 개원질서를 무너뜨리고 있는 일부 대형네트워크 치과들이 이제는 국산 임플란트가 아닌 수입 임플란트로 경쟁하려는 움직임이다.
최근 들어 수입 임플란트를 취급하는 업체들에게 대형 네트워크 치과의 접근이 많아졌다. 즉, 많은 양을 구입할 계획이니 얼마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지 견적서를 뽑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대형 네트워크 치과들은 그간 상대적으로 저렴한 국산 임플란트나 정체를 알 수 없는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 임플란트 시술비를 낮춰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환자들의 리페어 요구가 늘어나면서 정상적인 진료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 네트워크 치과의 경우 진료실 한쪽에 리페어 전문 치과의사가 상주, 온종일 실패한 임플란트를 다시 처치하는 진료 업무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 치과에서는 실패율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을 물색할 수밖에 없고 결국 임상 데이터가 풍부하고 기술적 노하우가 축적된 유명 외산 임플란트로 눈을 돌리게 됐다.
고가의 임플란트로 잘 알려진 수입 임플란트를 취급하는 A업체는 지난해 말 모 치과 네트워크로부터 임플란트 픽스처 가격을 자신들이 제안하는 가격에 맞춰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터무니없는 가격이었지만 마진을 최대한 줄인다면 불가능한 금액도 아니었다. 가뜩이나 해외 본사에서의 압박도 심한 상황에서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A업체 측의 한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에 구매하길 원하면서 실제 수가는 일반적인 외산 임플란트 가격을 받고자 하는 것이라면 공급할 계획이 없다”며 일반 외산 임플란트 수가보다 낮은 수가를 받는다면 공급할 생각이 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진다면 그간 위태롭게 유지해오던 수입 임플란트 시술 가격 역시 100만원 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B업체의 경우는 좀 다르다. B업체 역시 한 네트워크 치과로부터 낮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해 달라는 제안서를 받았다. B사 대표는 거절했다.
이유는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수 있다”라는 것. B사의 경우 실패가 적은 임플란트로 마니아 층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그간 공격적인 마케팅을 피해왔다. 따라서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어느 정도의 시술 경험을 갖춘 이들이 이 제품을 선호해 왔다.
B사의 한 관계자는 “해당 네트워크 치과의 임플란트 시술 실패율이 높은 것은 임플란트의 품질보다 시술자의 임상 능력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자칫 우리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시술자의 임상 수준이 낮고 시술 철학이 없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회사의 생각이다.
대형 네트워크 치과들이 임플란트 리페어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수입 임플란트를 찾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업체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칫 당장의 이익을 좇다가는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한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음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또 그것이 수입 임플란트 수가 붕괴로 이어진다는 점도 함께 인식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