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단] 개업에서 은퇴까지…

2016.01.04 17:39:37 제665호

이민형 논설위원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과거에는 회원의 관리 정도가 주 업무였지만 지금은 회원관리를 넘어 회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회원고충처리위원회 활동이나 우리동네 좋은치과 사업, KDA 덴탈잡, 치과의료정책연구소의 활동들, 그리고 새내기 치과의사를 돕는 ‘덴탈 시니어 오블리제’ 같은 사업은 물론이고 각 위원회의 활동과 협회장을 포함한 임원 30명의 활동도 그 맥락에 있다고 본다. 또 최근에 개설한 콜센터도 회원을 보호하고 도와주기 위한 좋은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치과의사 수가 적고, 경기가 좋았을 때는 개원하고 치과를 운영하고 은퇴하는 것까지 모두 개인이 진행하는 것이 당연했다. 개원도 본인이 혼자 혹은 소개받은 치재상의 도움으로 대충 개원지를 정하고, 장비를 리스하고 인테리어 공사 후 오픈하면 대부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자리를 잡았다. 간호조무사 인력을 고용해도 문제가 없었기에 직원 구직도 어려울 게 없었다. 환자와의 관계도 지금보다는 좀 더 친밀했는지, 진료와 관련된 오해나 소송도 별로 없어 치협의 도움을 요청할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을 것이다. 은퇴의 경우도 그렇다. 보통은 개원한 자리에서 본인이 힘들 때까지 진료하다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기에 치협에 특별히 도움을 요청할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치과의사 개인이 감당해야 할 업무는 과거보다 많이 늘었으며 더욱 힘들어졌다. 이런 업무들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실수하기 쉽고, 손해 보기 십상이다. 회원의 입장에서는 치협의 도움이 과거보다 절실하다. 위에서 언급한 치협의 여러 도움이 있지만, 사실 회원의 입장에서는 치협이 좀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회원에게 도움을 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막상 개원을 위해 치협에 도움을 요청하려고 하면 어떻게 요청해야 할지 막막하다. 매출이 떨어져 고민스러워도, 은퇴를 위한 도움이 필요해도 치협이 과연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궁금하다. 지금은 치재상이나 컨설팅 업체가 이런 일들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경력이나 자질은 의심되는 수준이다. 그리고 생각보다 큰 비용을 요구한다. 게다가 이들 도움의 결과는 덤핑이나 과도한 홍보비 지출, 심하면 이른바 경영원장이라는 사무장 고용을 종용받기도 한다. 수십년 가꾸어온 치과를 헐값에 팔라고 한다. 한마디로 치과계를 교란시키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치협에 ‘(가칭)치과경영지원센터’ 같은 조직을 두고 개원단계부터 치과 경영까지 능동적으로 도움주며, 은퇴 시에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회원을 지켜주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사실 말은 거창하지만 치협이 지금 회원을 위하여 하는 많은 업무를 조금만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센터’ 등으로 창구를 통일, 일관성 있게 진행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일부는 더 많은 연구와 전문인력 보충을 통하여 보완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개원과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와 적절한 계약관계를 유지하거나 채용을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은퇴관련 프로그램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정책연구소에서 ‘아름다운 은퇴’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접었다고 한다. 물론 현실적으로 많은 고려사항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이런 프로젝트는 좀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서라도 계속 진행해야 한다. 물론 업무 성격에 따라서는 일부 경비를 회원이 부담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검증되지 않은 일부 사설 전문가보다는 경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소속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회원의 입장에서는 치협과 지부 그리고 분회에 매년 100만원 가량의 회비를 낸다. 치협이나 지부 그리고 분회가 회원의 사랑을 받으려면 많은 회원이 이 회비가 전혀 아깝지 않다고 이야기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지금의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회원관련 업무를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형태로 전환해야 한다. 개업했으니 회비를 내라고 독촉할 것이 아니라 개업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치협에 전화부터 돌릴 정도로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도우미가 되어야 한다. 치과 경영상에 어려움이 생기면 치협이 가장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게끔 찾아가서 도와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한다. 개원에서 은퇴까지 치과의사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는 치협을 꿈꾸어 본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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