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오는 8월부터 연매출 5억원 이하 치과의 카드수수료가 감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발표(국세청 2016년 의료업 수입금액)된 치과의원 한 곳의 연평균 매출액이 5억원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치과에서 카드수수료 감면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4일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해당 개정안은 이미 규제개혁위원회,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을 모두 거쳐, 다음달 31일 시행만 남겨 놓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오는 8월 1일부터 새로 산정된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개정안은 우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영세·중소 가맹점의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영세 가맹점의 경우 연 매출액 기준을 기존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 가맹점의 경우 기존 ‘2~3억원’에서 ‘3~5억원’으로 각각 변경했다. 우대 수수료율 확대 적용으로 영세 가맹점 19만개, 중소 가맹점 25만개 등 총 44만개의 영세·중소 가맹점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산정된 우대 수수료도 영세 가맹점의 경우 기존 1.3%에서 0.5% 포인트 인하된 0.8%가 적용된다. 또 3~5억원에 해당하는 중소 가맹점 역시 수수료가 평균 1.94%에서 1.3%로 낮아진다. 따라서 연매출 3~5억원의 치과라면 연간 약 80만원의 수수료 절감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예정대로 시행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은 지난 19일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국정기획위 5차 전체회의를 열고 “신용카드 수수료 감면 대상 확대로 연 매출 2~5억원인 소상공인이 연 80만원 내외의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안은 바로 시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예정대로라면 연간 3,500억원의 카드수수료 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일단 카드수수료 감면 소식에 개원가는 반기는 분위기다. 한 개원의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상 공공부문 보다는 민간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보다는 오히려 건강보험이라는 제도 하에 원가 이하의 수가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발표된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는 조금이나마 의료기관 경영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카드수수료 인하를 바라보는 우려 섞인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카드수수료 인하는 반길 일이지만, 최저 임금 인상이라는 또 다른 공약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가 최저 임금 인상이라는 영세·중소 상공인들의 반발을 불식시키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