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인플레이션의 향후 방향성과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알아보겠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해결된 것인가? 아니면 다른 피크(peak)가 찾아 올 것인가?
<그래프 1>은 파란색 선으로 표기된 미국의 전년 대비(이하 YoY) CPI와 함께 붉은색 선으로 미국 기준금리를 표기하고 있다. 지난 1980년부터 2020년까지 40년 동안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없던 시기라서 2020년 이후에 발생한 우리가 겪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과거 1970년~1980년 사이에 인플레이션 시기와 비교해야 한다.
1965년부터 인플레이션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미국은 저금리와 과감한 재정 정책을 펼쳤다. 결정적으로 베트남 전쟁을 계기로 달러를 많이 찍어낸 결과로 ‘닉슨 쇼크’라고 알려진 금본위제 폐기 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그 후 인플레이션은 오르고 내리고 반복하며 세 번의 피크를 기록했다.
2020년부터 진행된 현재의 물가 상황을 보면 2022년 7월에 첫 번째 고점(9.1%)를 기록한 후에 2023년 8월 3% 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앞으로 인플레이션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
1) 더 이상 인플레이션이 튀어 오르지 않고 지난 40년처럼 안정화될 것인가?
2) 과거 1970년대처럼 인플레이션이 재차 반등하면서 다시 튀어 오르며 다음 피크를 만들어낼 것인가?
만약 인플레이션이 바닥에서 반등해 두 번째 고점을 향해 높아진다면,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과 국채 금리 또한 과거보다 높은 가격에서 형성될 것이고, 증시도 밸류에이션 상으로 고평가돼 더 이상 오르기 힘들 것이다.
<그래프 2>는 2023년 6월까지 미국의 YoY CPI와 이후 전월 대비(이하 MoM) CPI의 수치에 따라 하반기 YoY CPI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나타낸다. 2022년 6월 YoY CPI는 고점(9.1%)이였다. 이후 구간에서 기저효과와 유가 하락으로 물가는 추세적으로 하락했고 2023년 6월 YoY CPI는 3%까지 내려왔다.
2022년 1년간 YoY CPI 하락은 2021년 YoY CPI 상승의 기저효과 덕이 크다. 역설적으로 작년 6월 이후에 CPI가 하락했으므로 앞으로 1년은 기저효과가 없거나 아니면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역기저효과). 즉, 지난 1년처럼 MoM CPI가 유지되면 2023년 하반기 YoY CPI는 오히려 상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위 그래프로 확인하면 앞으로 예상되는 MoM CPI에 따라 2024년 1월 YoY CPI는 최저 2.8%에서 5.9%까지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MoM CPI가 하반기 동안 하나도 오르지 않을 경우 연말 YoY CPI가 2.8%로 예상된다. 지금과 큰 차이가 없다. 그리고 2023년 상반기 MoM CPI는 매달 평균 0.3%씩 증가했다. 이를 대입하면 연말 YoY CPI 예상치가 4.7%로 예상된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같은 수준으로 월간 물가가 증가한다면 하반기에 우리가 마주하게 될 헤드라인 CPI는 3%가 아니고 오히려 4.7% 그 이상을 보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기저효과 때문에 착시효과처럼 나타나는 현상인데, 시장에서는 6월 CPI가 떨어지니 물가가 안정화되고 있다고 안도하면서 상승하는 랠리의 힘으로 쓰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2023년에 6월 CPI 3.0이 당분간 최저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에 하반기 CPI가 다시 오르면 이번에도 1970년대처럼 물가 피크가 한 번이 아니고 두 번, 세 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
1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 미국의 6월 경기선행지수
미국의 6월 경기선행지수는 15개월 연속 하락했다.
<그래프 3>에서 파란색 선은 경기선행지수의 전년 대비 증감률이고, 검정색 선은 Real GDP의 전년 대비 증가율을 나타낸다. 회색 음영은 경기침체(recession)를 말하는데, 순서대로 1) IT 버블과 2)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3) 코로나 19 위기를 가리킨다.
모두 경기선행지수가 연속으로 하락하고 음수(-10% 이하)가 됐을 때 심각한 경기침체가 찾아왔다. 경기선행지수는 15개월 연속해서 하락하고 있는데 과거 금융위기 이후에 가장 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까 지금 경기침체가 와도 크게 이상하지 않다.
경기선행지수 수치도 -5%를 넘어 -10%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과거에 -5% 이하까지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면 100% 음영 경기침체가 찾아왔다. 그리고 2001년 IT 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위기 당시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2023년 8월 아직 주가는 상승 추세에 있고 경기침체는 오진 않았지만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곧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Conference Board에서는 2023년 3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 물가 상승과 고금리, 신용 경색과 정부지출 감소로 인한 경기침체(Recession)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 시간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을 분석하며 마지막 버블 반등 이후에 곧이어 경기침체의 우려로 금리를 낮출 거라고 언급한 바 있다. IT 버블과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코로나도 결국 경기침체로 버블이 꺼졌는데 이번에는 다를 수 있을까?
결론
정리하면 미국의 YoY CPI는 하반기에 상승추세에 있을 것이고. 정점을 찍고 다시 내려오는 내년 상반기까지 상대적으로 지금보다 높을 것이다. 그리고 경기선행지수를 참고하면 경기침체는 내년 상반기에 올 가능성이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사이클로 보아도 비슷한 시기다. 따라서 다음에 찾아올 경기침체 구간에서는 높은 물가 상태가 돼 높은 물가와 경기침체가 합산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plation) 형태로 경기침체(recession)가 찾아오게 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시기는 디플레이션 형태여서 지금과 완전히 다르다. 당시는 무조건 화폐를 발행해서 금리를 낮추고 위기를 해결했는데 이번 위기는 높은 물가로 인해 연준이 금리를 낮출 수가 없거나 하락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따라서 스태그플레이션 시기는 다른 방식으로 위기를 헤지(hedge)해야 한다. 1970년에서 1980년 스태그플레이션 시기 주요 자산들의 10년간 연평균 수익률 확인하면 미국 주식과 미국채는 명목으로 약간의 수익이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고 보면 오히려 마이너스였다.
과거를 참고하면 극단적으로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주식이 박스권에서 횡보할 수도 있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채권도 금리 인하폭이 제한적이라서 크게 상승하기 어렵다. 반면, 금과 은 그리고 원자재 중에서 원유는 크게 상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