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구심을 믿음으로 바꿔낸 힘, 봉사에 대한 의지가 빚어낸 산물이었다.
제63차 서울시치과의사회 대의원총회에서 ‘치과의료봉사상’을 수상한 영등포구치과의사회 ‘영등포치아사랑센터’ 진료봉사팀의 이야기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의료법개악 반대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 영등포구치과의사회(이하 영등포구회) 회장을 맡고 있던 최인호 초대센터장은 “치과의사들이 사회적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중 학생시절부터 해왔던 진료봉사의 경험을 되살려 진료를 통한 나눔에 나서게 됐다”고 회상했다. 마침 국민건강보험공단 영등포북부지사에 무료진료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유니트체어 2대와 진료기구를 갖춘 무료진료소를 만들게 됐다. 특히 구회 지원비와 구회원들의 기부금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진료센터가 됐다는 점은 무엇보다 큰 의미였다. 영등포구회 회원들은 보건소노인의치사업에 참여하고 회원들이 받게 되는 사업비 가운데 10%를 자발적으로 기부했고, 봉사에 함께 하고 싶다는 회원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영등포치아사랑센터’는 든든히 터를 다져갔다.
본격적으로 진료봉사를 시작한 지 벌써 6년. 현재까지 약 2,500여명에게 무료 틀니 및 무료 치과진료를 제공했다. 그 사이 회원들이 기부로 쌓인 기부금도 8,000만원에 달했고 현재까지도 15~30여명의 회원이 꾸준히 진료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초창기부터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최종기 복지위원장(영등포구 부회장)은 “진료기구나 재료, 치료방법까지도 일선 치과에 비해 부족함이 없다”며 그간의 노하우가 축적된 진료시스템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바쁜 시간 쪼개서 해야 하는 진료봉사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겠느냐는 주위의 의구심 어린 시선은 시간이 지나고 혜택을 받는 환자들이 느끼는 감사의 마음과 진료봉사에 참여하는 치과의사들의 보람이 쌓이면서 ‘믿음’이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았다.
차상위계층이나 장애인, 재외동포까지 우리 사회에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대상으로 하는 진료봉사, 돌아보면 가슴 뿌듯한 일도 많았다. 최인호 초대센터장은 “알마타에 살던 50대 재외교포에게 틀니를 해줬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무치악 상태로 10년 넘게 생활해왔다는 50대 중반의 여성은 틀니를 선물받고 “그 어디서도 느낄 수 없었던 고국의 따뜻함을 느끼게 됐다”고 울먹였다고 한다. 본인 치과의 유니트체어를 기증하는 것은 물론 틀니시술이 어려운 환자는 본인의 치과에서 진료를 이어가며 센터를 이끌고 있는 최종기 복지위원장 또한 “봉사는 사랑하는 마음, 희생하는 마음이 있어야 하지만,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더 즐거운 것이 또한 봉사”라는 말로 그간의 소회를 대신했다.
혼자가 아닌 단체가 함께 하는 봉사활동의 가장 큰 의미는 그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사실이다. 이를 느끼게 됐다는 영등포치아사랑센터 봉사자들은 “영등포치아사랑센터가 희망이 돼 다른 구회나 단체에서도 설립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