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강남○○' 등 성형 앱 "불법 소지 있다"

2019.12.05 14:06:06 제851호

진료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 수수료와 환불규정 등 문제

 

‘강남○○’와 ‘미인○○’ 등으로 대표되는 성형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시스템 자체가 불법 유인·알선에 해당된다는 주장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불법으로 볼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지금까지는 애플리케이션이나 SNS, 교통수단 등 광고매체에 게재된 광고의 내용만을 문제 삼았다면, 이번 유권해석은 광고매체 즉 애플리케이션의 운영 플랫폼 자체의 위법성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최근에는 성형외과 시장을 넘어 유사한 형태의 플랫폼이 치과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단순 광고대행이라 볼 수 없는 비상식적 운영방식

해당 애플리케이션의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이하 성형외과의사회)였다. 지난 9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광고 사전 자율심의 시행 1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성형외과의사회 노복균 대외협력이사는 횡행하고 있는 성형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운영방식을 문제 삼았다.

 

노복균 대외협력이사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해당 애플리케이션에 일정금액을 선납하고, 애플리케이션에서는 시술, 수술 등 비급여 진료항목 등이 포함된 의료기관의 의료광고를 무상으로 게재한다. 이때 클릭 등의 방법으로 해당 의료광고에 관심을 보인 환자의 성명, 전화번호, 거주지 등의 개인정보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의료기관에 제공되고, 이에 대한 수수료는 의료기관이 선납한 금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특히 여기서 차감되는 수수료는 관심을 보인 치료항목의 수가에 따라 달리 책정된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수술과 1,000만원 수술의 수수료가 다르다는 얘기다. 실제로 ‘강남○○’는 △수가 10만원 이하 1만원 △수가 10만원 초과~30만원 이하 2만원 △수가 30만원 초과~50만원 이하 2만5,000원 등으로 시작해 최대 300만원 초과 시 5만원의 환자 개인정보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었다. ‘강남○○’ 등 해당 애플리케이션의 주장대로 단순히 광고 플랫폼 역할만을 대행하고 있다면, 플랫폼 사용에 따른 비용이 동일한 만큼, 수수료 역시 동일해야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또 하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건네받은 환자의 개인정보가 없는 번호이거나 착신이 정지된 경우 수수료를 반환해주는 환불규정을 두고 있는데, 이와 같은 규정 자체가 ‘환자 중개행위 혹은 편의 제공에 대한 대가’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게 성형외과의사회 측의 주장이었다.

 

제3자에 의한 단순 광고대행이라도

의료시장 질서 해친다면 위법으로 볼 수 있다!

보건복지부 역시 소비자 유치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운영방식이 환자와 의료기관 간의 단순한 편의 제공이 아닌, 의료기관 간의 경쟁을 부추긴다고 판단했다. 이번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에는 지난 2004년과 2012년 내려진 대법원 판결이 근거가 됐다.

 

당시 대법원은 의료광고 행위는 표현의 자유와 알권리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제3자가 수행하더라도 소개·알선이 아닌 단순 광고대행이라 할 수 있지만, 이러한 제3자에 의한 의료광고 행위가 의료시장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경우에는 의료법상 소개·알선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영업방식은 일견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한 소비자에 대해 광고대행사가 해당 환자의 전화번호를 광고대행 위탁 의료기관에 단순히 전달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구체적 영업방식을 살펴보면, 광고에 표기되는 시술 및 수술 수가에 따라 차등적으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은 사실상 매출과 광고 수수료를 연계한 것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활용이 불가한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환불을 해주는 것도 단순한 광고대행사의 역할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비정상적인 운영형태가 의료기관의 전문성이나 임상경험을 어필하는 것보다는 가격할인 등 의료기관 간의 불필요한 가격경쟁을 부추겨 의료서비스 질을 저하시킨다는 것이다. 제3자에 의한 의료광고가 단순한 광고대행을 넘어 의료시장 전체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경우 의료법상 소개·알선 행위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례와 맥을 같이 하는 셈이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안의 최종적인 위법여부는 앞선 두 전제(수가에 따른 수수료 차등지급, 환불규정)만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 사실관계에 따라 수사기관의 수사 및 사법기관의 판단으로 결정될 사안”이라고 밝혔다.  

 

전영선 기자 ys@sda.or.kr

전영선 기자 ys@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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