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앤피플] 대한심신치의학회 최용현 부회장

2021.01.18 10:30:57 제903호

본지 ‘진료실 심리학 이야기’ 연재 500회
“행복을 찾아가는 길, 함께 이야기하고파”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주 치과신문 편집국과 마감을 함께 해온 필진이 있다. 진료실에서 부딪히는 환자와의 이야기, 치과의사를 둘러싼 세계를 통찰하며 마음챙김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최용현 부회장의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가 연재 500회를 맞았다. 누군가에겐 위안이 되고, 누군가에겐 가르침이 되었던 글. 이번엔 그의 스토리를 담아봤다. 


Q. 심리학 연재가 500회를 맞이했다.

스스로도 공부가 많이 되는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환자를 보며 억울하고 화났던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서 시작했고, 어쩌면 치과의사에게 편파적인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어느 날 내 안의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고, 이제는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 관점에서 더 객관화돼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10년이 넘으면서 예전의 주제도 한 번씩 되짚어보는 시간도 갖는다.

 

Q. 다양한 주제, 늘 새로운 이야기가 있다.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하기 힘들 때, 고전이나 영화의 힘을 빌린다. 다양한 분야로 시야를 넓히더라도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여기서 가장 큰 것은 ‘고전’의 힘이다. 동서양 철학, 음악, 예술부터 끌고 오다 보니 항상 공부해야 하고,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찾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덕분에 일주일에 책 한두권씩은 꾸준히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청소년심리학 석사과정을 밟고 집단상담, 명리학도 공부했고, 절에서 금강경도 강의한다. 연재를 하면서는 치과계에서 환자심리에 대한 강연, 윤리강연도 많이 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이러한 부분에서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

 

Q. 기억에 남는 일, 독자가 있다면.

연재를 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전화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의사인 부인과 함께 본다는 독자, 지방 강연을 갔을 때는 직접 강연을 듣기 위해 2~3시간 걸려서 왔다는 독자도 있었다. “원고를 쓸 때 몇 번 굽느냐”는 질문도 기억에 남는나. 한 번 읽었을 때와 두 번, 세 번 읽었을 때 느끼는 부분이 다르다고 얘기해주는 것을 보고, 놀란 적도 있다. 한달에 한번 정도는 상담전화를 해오는 치과의사들도 있다. 환자와의 관계에서 할 만큼 다 한 것 같은데도 풀리지 않는 문제로 힘들어하는 치과의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주기도 한다.

 

Q. 10년의 시간동안 진료실 내 환경도 많이 변했다. 환자와의 관계에서 조언을 해준다면.

환자의 입장에서는 ‘돈’과 ‘무시’가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원하는 비용과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그리고 무시당한다고 느낄 때 마찰이 발생한다. 돈 문제는 설득할 수 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시받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옳고 그름보다는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따지는 것이어서 연륜이 필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징조’가 있을 때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표현한다. 환자가 치과 문을 나설 때 기분이 나쁜 것이 느껴진다면 그날 저녁 먼저 전화해서 불편한 점을 물어봐주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과격한 상황까지 불거질 수 있다. 작은 징조들을 무시하거나 옳고 그름으로 누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진료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감정이 상하기 전에 원하는 대로 해줘 보는 것도 방법이다.

 

Q. 요즘 치과의사들에게.

10명 중 1~2명은 우울증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될 정도로 심각한 것 같다. 여성 치과의사의 경우 인생무상을 느끼고 갱년기가 겹치고 코로나로 인해 활동이 줄고 환자도 수입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우울증을 크게 겪을 우려가 있다. 환자들과 부딪히는 어려움에서 문제는 환자를 만날 수밖에 없고 많이 볼 수밖에 없는 젊은 세대의 어려움이 더 클 것이다. 본인 또한 새벽까지 술도 마셔보고 억울함을 풀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심리학 공부였고, 하루의 운세라도 봐야 하나 싶었던 마음이 명리학을 배운 계기이기도 했다. 행복을 찾아가는 데 중요한 것은 마음이다. 내면의 행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Q. 전하고 싶은 중심 메시지,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마디로 ‘행복’이다. 지금까지는 행복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뤘다면, 501호부터 새롭게 시작되는 연재에서는 행복을 찾아가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주식에 1억원을 투자해 10억원을 번 사람은 행복하기 어렵다. 2억원을 넣었으면 20억원을 벌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대확행’보다는 ‘소확행’이 더 크다. ‘욕심’을 버리고 ‘나’를 바라보는 것, 내 마음을 객관화시켜 바라보는 연습도 해보길 권한다. 신축년은 5·16이 일어났던 해이다.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거나 쉽지 않은 해가 될 수 있다. 그간의 결과를 수확하는 해인 만큼 더욱 의미있는 해를 맞길 바란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본 기사의 저작권은 치과신문에 있으니, 무단복제 혹은 도용을 금합니다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광나루로 257(송정동) 치과의사회관 2층 / 등록번호 : 서울아53061 / 등록(발행)일자 : 2020년 5월 20일 발행인 : 강현구 / 편집인 : 최성호 / 발행처 : 서울특별시치과의사회 / 대표번호 : 02-498-9142 / Copyright ©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