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9주년 특집] 보철보험 10년, 치과계 어떤 변화 있었나?

2022.09.27 17:59:17 제985호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2012년 노인틀니, 2014년 임플란트가 치과건강보험에 포함됐다. 건강보험은 예방이 우선, 보철은 치과 비급여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인식이 컸던 시기였던 만큼 대표적인 보철 항목이었던 틀니에 임플란트까지 급여화된다는 것은 치과계의 중차대한 사건으로 읽혔다.

 

극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던 보철보험이 급여화된 지 10년, 치과의사들의 인식과 치과 살림살이에 미치는 보험의 영향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본지 치과신문은 창간 29주년을 맞아 특집기획으로 ‘치과 개원의가 바라본 보철보험 10년,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네이버폼을 이용해 진행된 설문조사에는 치과의사 723명이 응답해 현재 개원가의 여론을 파악하는 기회가 됐다.

 

“보철보험만은 막아야” 서울-지방 극명한 온도 차, 여론도 엇갈려

 

10년 전 치과계, 엄밀히 말하면 2012년 노인틀니 급여화 본격 도입 이전, 치과계 여론은 50대50으로 갈렸다. 75세 이상 어르신에 한해 제한된 재료와 시술법이 적용됐지만, 보철이 보험화된다는 것에 방점이 찍혔고, 찬반은 비등하게 나타났다. 특히 관행수가의 격차가 큰 수도권과 지방의 의견 또한 크게 엇갈렸다.

 

2008년 당시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노인틀니 관련 회원 설문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사안의 중대성을 반영하듯 4,080명의 회원이 응답했고, ‘틀니 급여화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58%, 반대는 42%였다. 찬성은 서울<중소도시<군지역 이하로 갈수록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치협 이수구 회장은 “그때만 해도 지방 소도시에서는 돌팔이에 의한 노인틀니 수요가 컸었다. 돌팔이한테 가면 40만원이면 가능하다는 입소문에 국민 구강건강이 위협받고 있었고, 인근 치과의 수가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과는 비급여수가 자체에도 큰 차이가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반감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수가가 낮아질 것에 대한 막연한 걱정도 있었지만, 일본의 보철보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일본 치과계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요인의 첫 번째로 꼽히는 것이 보철보험이라는 일본 치과의사들의 충고를 들어왔던 터다. 일본에서는 저가 틀니 보험이 생기면서 값싼 틀니를 몇 개씩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그 때문에 의료의 질도, 환자의 만족도도 떨어지고, 치과계마저 추락하게 됐다. 바로 ‘호주머니 틀니’라는 오명이었다.

 

반대 이유는 또 있었다. 보험의 우선순위가 흔들린다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었다. 보장성은 예방, 그리고 필수진료가 우선이라는 점에서 틀니, 특히 고가의 선택 항목인 임플란트가 편입된다는 것은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사회적 요구에 떠밀린 급여화, 보험임플란트 101→121만원…관행수가 지키는 마지노선 되기도

 

 

보철보험 도입은 정부와의 협상 이전에, 치과계 내부에서도 쉽지 않은 협의과정을 거쳤다. 그러나 보험정책은 치과계의 의지보다는 정부의 의지, 국민의 요구도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노인틀니의 경우 정부의 건강보험계획에 포함돼 있었다. 1996년 김영삼 정부시절부터 거론됐다고 하니, 어쩌면 22년을 막아온 보철보험의 도입이었다. 그만큼 무치악으로 고통받는 노년층이 많았다. 국민의 요구도를 담아내야 하는 국회에서는 7개의 관련 법안이 상정된 상황이었고, 치과계에 막대한 압박을 가하게 된다. 당시만 해도 틀니를 급여화하는 데는 치협의 입장이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보건복지부 국장이 직접 치협 총회에서 관련 내용을 브리핑하며 치과계 여론 달래기에 나설 정도였다.

 

반면, 임플란트는 대통령선거 핵심공약으로 발표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2014년부터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또한 임플란트를 포함한 노인틀니를 65세부터 지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누가 당선돼도 임플란트 보험이 될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실제로 대통령 당선자는 2014년 새로운 정부의 중점추진과제로 포함시키면서 치과계가 주저할 겨를도 없이 진행됐다.

 

틀니와 임플란트 급여화.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역시 수가였다. 세자릿수 수가를 받을 수 있느냐가 치과계의 반감을 줄일 수 있느냐 마느냐의 갈림길과 같았다. 보험항목이 되면 어느 정도 수가하락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공감대는 있었지만, 치과의사들이 생각하는 마지노선도 분명 존재했다. 당시 치협 김세영 회장은 “임플란트 급여화가 논의되던 때는 이미 유디치과가 130곳, 룡플란트가 45곳까지 확대되던 시기였다. 유디치과에서 임플란트 58만원을 광고하고 있었고 정부가 인증해주는 보험수가가 책정돼있는 것이 비정상적인 저수가 경쟁에서 회원을 보호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보험의 장점 하나를 꼽자면, 환자 유입이 늘어난다는 것 외에도 매년 평균 3% 안팎에 불과하지만 수가인상이 이뤄지고 있고, 이에 따라 복리 인상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해 등장한 레진상 완전틀니는 세자릿수에는 못 미쳤지만 97만원대에서 시작했고, 부분틀니는 121만원대, 임플란트는 재료대를 제외하고 행위료만 101만원대에서 시작했다. 특히 임플란트의 경우 재료대 상한제를 통해 행위료와 구분한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2022년 현재 임플란트 수가는 121만원(의원급), 부분틀니는 149만원, 레진상 완전틀니 123만원, 금속상 완전틀니는 142만원대의 수가가 적용되며 덤핑을 막는 완충작용을 하고 있다.

 

 

보철보험의 영향, 크고도 막대했다…치과 건강보험의 큰 축으로 자리매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비 통계지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치과병의원의 요양급여비용은 4조8,610억여원으로, 전체 요양급여비용의 5.6%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비급여가 압도했던 치과는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장성 확대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2009년 아동 치아홈메우기가 건강보험에 편입됐고, 2012년부터 노인 틀니와 임플란트가 단계적으로 확대됐다. 또한 2013년에는 만20세 이상 성인에 대해 연1회 스케일링이 급여화됐고, 2019년에는 12세 이하 아동에 대해 광중합 복합레진 충전이 급여화됐다. 이러한 영향으로 2010년 1조3,862억원이었던 요양급여비용은 10년 동안 250% 증가했다.

 

 

급여확대 기조 속에서도 지표로 가장 두드러지는 시기는 2013~2014년, 그리고 2016년까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때가 바로 틀니, 임플란트 급여확대와 시기가 맞물린다.

 

2012년 레진상 완전틀니, 2013년 부분틀니, 2014년 임플란트, 2015년 금속상 완전틀니로 노인 대상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됐다. 그사이 대상연령이 만75세에서 만65세까지 확대되는 등 확대일로를 걸어왔다.

 

 

지난 2020년 발표된 ‘최근 10년간 건강보험 치과진료 현황’(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지원부 신서희 주임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 급여화 이후 2012년부터 2019년 65세 이상 노인 틀니 및 치과 임플란트 진료환자는 총 310만3,000명이었으며, 이 중에서 치과 임플란트 환자는 177만1,000명(57.1%)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부분틀니 112만명(36.11%), 금속상 완전틀니 48만8,000명(15.7%), 레진상 완전틀니 36만5,000명(11.8%) 순으로 많이 진료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는 “2019년 65세 이상 건강보험 노인 적용인구(746만2,986명)의 41.6%가 틀니 또는 임플란트로 1회 이상 진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지표상으로도 증가세는 뚜렷해 2015~2016년 대상연령이 확대되면서 이듬해인 2017년 진료인원이 크게 늘어 전년(2014년) 대비 15배 증가했고, 본인부담금이 완화된 2019년에는 25% 증가율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2021년 치과의료정책연구원 이슈리포트(건강보험 보장성 정책에 따른 치과보철 이용의 변화)에 따르면, 틀니는 75세에서 70세로 확대 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치과용 임플란트의 이용률은 연령확대 정책에서 모두 매우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본인부담금 완화 이후에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임플란트의 경우 고소득층에서 이용률이 높았지만, 정책 이후에는 오히려 중위소득 또는 최저소득층에서 크게 늘어난 것이 확인됐다.

 

 

보철보험의 영향은 한마디로 크고도 막대했다. 건강보험 지표상에선 말이다.

 

 

제한된 급여기준, 까다로운 청구방법, 개선 요구도 커

 

틀니/임플란트 보험이 적용되면서 대상연령, 적용 개수, 유지관리 방법까지 현장의 혼란도 적지 않았다.

 

단계적 확대를 약속한 정부의 계획대로 연령은 점점 낮춰서 만65세까지 혜택을 받게 됐다. 그러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임상적 방법들을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요구에 부딪히고 있다. 치협 대의원총회에서는 보철보험 도입 이후 거의 급여기준을 확대해달라는 촉구안이 거의 매년 상정되고 있다. 급여대상 확대부터 오버덴처, 무치악 임플란트, 지르코니아까지 임상적으로 검증된 술식부터 개원가 활용도가 높은 재료를 인정하는 것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대한치과보철학회와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노인틀니 및 임플란트 건강보험 급여적용 효과분석을 통한 보철 보장성 강화의 방향성 제고’ 보고서 설문조사(치과의사 383명, 일반인 149명 응답)에서 치과의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철보험 보장성 강화 항목으로는 응답자의 23.5%가 보험 임플란트 개수 확대를 꼽았다.

 

이어 △임플란트 피개의치 급여화(22.6%) △임플란트 보철재료 급여 확대(16.3%) △국소의치 지대치 보철 급여화(15.7%) △보철보험 급여 연령 낮추기(10.1%)로 나타났다. 일반인 설문에서도 보험 임플란트 개수 확대가 가장 높은 응답을 보였고, 임플란트 보철재료 확대, 치근지지 피개의치 급여화에 대한 요구 순이었다.

 

본지가 치과 개원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체주기 및 개수 확대(236명, 32.6%) △지르코니아 등 재료 다양화(173명, 23.9%) △오버덴처 등 시술 확대(146명, 20.2%) △급여대상 연령 확대(145명, 20.1%) 순으로 요구도가 높게 나타났다.

 

보철보험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서 환자의 요구와 치과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적용되도록 건강보험정책 확대 요구도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를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과정에서는 여러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치협 마경화 보험부회장은 “급여기준 확대에서 가장 고민해야 하는 것은 수가”라면서 “현재의 수가를 잘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임플란트 개수 확대 또한 수가를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치과의사는 “건강보험에서 적용되지 않는 것은 비보험으로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 있는데, 청구 편의를 위해 새로운 항목을 계속해서 추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보험 임플란트 수가도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상황에서 지속적인 확대만이 해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철보험으로 인해 비용부담을 느꼈던 환자들의 이용이 늘고 있는 것도 확인됐지만, 비급여 수요가 급여로 넘어간 것이 진정한 수익증대를 이끌었는지는 보다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보철보험의 명암…국민적 신뢰 높지만, 개원가 부작용도 속출

 

보철보험이 확대되면서 건강보험청구액의 증가로 이어지고 치과건강보험의 파이도 커진 것이 사실이다. 치과의사들의 관심도 높아져 관련 세미나도 흥행을 이어갔고 청구액이 월 얼마까지 가능하다는 이야기도 확산되면서 진료현장에서의 영향력도 키웠다.

 

특히 비용부담으로 돌팔이를 찾던 환자들은 치과에서 틀니를 하게 됐고, 임플란트는 엄두도 낼 수 없었던 저소득층도 만65세가 되길 기다려 보험 임플란트의 혜택을 보게 됐다. 치과의사들에게 치과의 수익, 그 이상으로 보람된 부분이다. 치과의 문턱을 낮추고, 국민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것, 신뢰받는 치과의사로서 최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보철보험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됐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평가하는 보장성 확대의 영향 및 국민 만족도에서도 전체 2위에 꼽힐 만큼 국민적 만족도 또한 높은 것이 사실이다.

 

치과계 내부의 시각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본다면 보철보험은 시대와 사회의 요구로 시작됐고, 치과계는 그 속에서 최대한 국민과 치과계가 만족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 속에서 악화일로를 걷는 비보험 수가를 잡아주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보철보험 10년을 맞은 현재, 본지 설문조사에서도 보철보험에 대한 평가는 ‘긍정’ 지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도입 초기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운영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치과계에서 불거지는 부작용과 치과계의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다.

 

임플란트 덤핑 경쟁이 시작될 즈음 도입된 임플란트 급여화는 수가의 마지노선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본인부담금만 받겠다고 유인하는 치과들로 개원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보험항목으로 들어갈 당시 기준이 됐던 것은 개원가의 관행수가였다. 물론 관행수가에 크게 못미치는 수가였지만 보험의 특성상 매년 수가는 조금씩 복리로 인상되고 있고, 완충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고개만 들면 보이는 덤핑수가 광고가 결국 국민적 반감을 불러일으키고 조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와 더불어 기공계에서는 여전히 기공료 별도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현행 건강보험체계 속에서 의료기사의 행위를 별도로 명시할 수 없으므로 관련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또한 묶음수가에 포함될 당시 기공료는 재화 비용의 하나로 포함됐으며,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속에 기공료를 특정하고 담합할 수도 없는 등 여러 요인으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우려’에서 ‘긍정’으로 바뀐 보철보험, 앞으로의 과제는?

 

치과도 본격적으로 보장성 확대의 길로 들어선 지 10여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그사이 치과 개원환경도, 세대도 변화했다. 치과계 보험정책 또한 그 흐름을 반영해 나아가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먼저, 치과의사의 구성과 진료행태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본지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전문의였다. 통합치의학과 전문의로 치과진료 전반을 모두 진료하는 치과도 많지만, 전문과목만 진료하는 치과의사도 크게 늘고 있다. 교정, 소아 등으로 진료과목뿐 아니라 대상을 한정하는 경우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가운데 특정 항목이 크게 주목받고 파이를 키워주는 것이 예전처럼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보철보험 10년이 됐다지만, 그동안 틀니, 임플란트 환자를 한 명도 진료하지 않았다”는 보철보험의 소외계층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적인 진료에 집중하는 치과가 늘다 보면 영역 간 첨예한 대립도 있을 수 있다. 임플란트만 보더라도 묶음수가로 산정됐지만 그 속에서 수술과 보철의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조율이 쉽지 않았고,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커질 수 있다.

 

 

실제 본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전문의 여부, 개원연차에 따라서도 보철보험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컸다. 특히 개원 10년 미만은 수가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이 1순위로 꼽힌 유일한 세대이기도 했다. 보험수익이나 보철보험이 차지하는 비중도 연차가 높은 개원의에게서 영향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

 

치과 보장성의 우선순위, 장기적인 계획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하다. 치협 마경화 보험부회장은 “급여화의 끝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고 밝혔다. 예방중심이던 보험정책에 치료, 그중에서도 환자의 선택영역으로 꼽혔던 임플란트가 급여화되면서 그 기준이 흔들린 것도 분명하다.

 

임플란트 보험이 급물살을 타던 시기만 하더라도 임플란트는 노인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 공약 중 하나였다. 그러나 그때도 국민건강보험적용 우선순위로 꼽히던 치과항목은 2009년까지도 노인틀니>치아홈메우기>불소도포>스케일링>광중합형 복합레진이 올라 있었다.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불거지면서 정확한 재정추계도 쉽지 않았고 부족한 재정으로 인해 연령 제한은 물론 본인부담금을 50%까지 높이는 이례적인 선택도 해야 했다.

 

당시 제안된 치과계 요구 중에는 △연령 및 본인부담금 인하뿐 아니라 급여화 대상이 되는 진료 및 시술 범위에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 △어금니 2개만 보장하는 것은 의료현실에 맞지 않는다 △예방 및 어린이 구강 관련 치료의 보장성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등의 내용도 있었다. 도입 10년 후에도 여전히 답보상태인 것은 없는지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치과는 비급여가 중심이라는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보다 확실한 보험정책 개발 및 대응을 위한 꾸준한 지원과 투자도 필요하다. 틀니 급여화처럼 끈질기게 치과계를 압박하며 급여화되는 항목이 있는가 하면, 실무논의보다 선거기간 매스컴을 통해 먼저 터뜨리는 보험정책도 있기 때문이다.

 

“치과계 정책도 보험도 10년 후, 미래를 보고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의료정책에 대한 소신과 결단력이 중요하다. 치과건강보험도 정치다. 치과계를 도와줄 든든한 아군을 만들고 국민 속에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는 전 협회장들의 조언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보험은 보장성 확대뿐 아니라 상대가치, 수가협상 등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리고 그 영향은 곧바로 치과의사 한명 한명, 치과병의원의 직접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고, 국민의 구강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치과계의 지속적이고도 탄탄한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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