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치과의사회(회장 권태호·이하 서울지부) 대의원총회의 최대 이슈는 은평구회가 상정한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의 불신임안 결의의 건’이었다.
제안설명에 나선 은평구 김현선 대의원은 “지금 협회장의 독선과 불통은 도를 넘었다”면서 “전례가 없는 임원보직 박탈, 1인1개소법에 대한 미온적 대응,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에도 하루 전에야 의견서를 내는 등 지난 2년간 실망스러운 회무를 해왔다”고 밝혔다. “회원들이 협회가 잘해서 가만히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협회의 해명도 듣고싶다”고 주장하며 협회장의 리더십과 회무능력을 문제 삼았지만, 곧이어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서초구회 윤정태 대의원은 “은평구회는 중대한 안건을 상정하면서 타 구회에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다. 가결되면 좋고 부결되고 상관없다는 식으로 올린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면서 “1인1개소법 사수에 있어 방법론적인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신임안을 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랑구회 한재범 대의원은 “우선 이번 사건을 통해 협회장을 비롯해 전 치과의사가 상처를 입었다는 점에서 반대한다”면서 “더 이상 상처내지 말고 남은 1년 동안 1인1개소법과 전문의제도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협회장이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공격하는 것은 물론, 치과계 수장을 ‘벌거벗은 임금님’으로 빗대고 침묵하는 치과의사를 모두 비겁한 사람으로 내몰고 있다”며 모 전문지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강동구회 신영순 대의원은 “불신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마땅한 사유가 있어야 하는데 횡령이나 배임, 윤리적인 문제는 하나도 없고 단지 리더십과 회무수행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문제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통령도 지지율이 떨어지고 반대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불신임한다면 과연 누가 협회장을 하겠느냐”면서 “은평구회에는 역대 협회장을 역임한 회원이 2명이나 있지 않는가. 협회장으로서의 애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그 분들이 어떤 충고의 말씀을 했는지 궁금하다”고도 덧붙였다.
반대의견이 강하게 제기된 가운데 “현 협회장이 남은 임기동안 잘 해나갈 수 있도록 안건을 취하해달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표결과정을 거쳤다.
150명의 대의원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찬성 42, 반대 99, 기권 9표로 치과계 논란의 중심에 섰던 협회장 불신임안은 결국 부결됐다.
한편, 앞서 다뤄진 ‘협회장 상근제도 폐지의 건’ 또한 부결됐다. 동작구회에서는 “협회장에 출마하고 싶어도 운영하던 치과를 폐업하고 재개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일반회원의 진입을 제한할 수 있다”면서 “비용문제 등을 고려할 때 반상근제로 가고 핵심이사에 대한 권한과 업무를 증가시키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안건 또한 찬성 69, 반대 73, 기권 7표로 부결됐다.
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