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정태종 교수의 건축 도시 공간 눈여겨보기 (19)

2020.11.02 11:30:00 제893호

현대건축도 낭만으로 승화되는 곳

모차르트(Mozart), 왈츠(Waltz), 슈니첼(Schnitzel), 할슈타트(Hallstatt),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오스트리아는 유럽 그 어디보다도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다양하고 드라마틱하다. 그래서인지 현대건축도 파격과 낭만이 동시에 묻어있다. 하지만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 에곤 쉴레(Egon Schiele)와 같이 세기말적이며 동양풍이며 비극적인 이면도 있다. 하긴 낭만은 희극보다 비극과 손발이 잘 맞는 법이다. 오늘도 세계는 비극스러운 낭만에 같이 울까?


신선함을 넘어선 현대건축

 


‘오스트리아의 현대건축’하면 당연히 그라츠(Graz)의 쿤스트하우스(Kunsthaus Graz)1)다. 일단 시각적으로 애벌레 같기도 하고 우주선 같기도 한 특이한 외부형태에 시선이 간다. 그라츠의 무어(Mur)강 옆에 꿈틀이처럼 반짝이는 건축물은 스쳐 지나가면서 보기만 해도 신선하다. 피터 쿡(Peter Cook)의 대표작이다. 내부보다는 외부의 형태 형성에 현대건축의 파격을 즐길 수 있다. 2000년대 한창 포스트 모더니즘과 디지털 건축의 만남이 현대건축의 화두일 때 지어진 역작이다. 주변 강을 산책하다 보면 강 사이 작은 섬인 Murinsel의 Island in the Mur Cafe2)도 만날 수 있다[그림 1].


최첨단(Cutting Edge)의 극단적 현대건축

 


그라츠의 또 하나의 현대건축은 UN Studio의 MUMUTH3)다. 외부는 단순한 직육면체 기하학이지만 자세히 보면 직육면체가 아니다. 약간의 곡선이 들어가 있다. 완만한 곡선. 그리고 외피는 솔리드한 단단한 재질이 아니다. 금속망을 이용하여 반투명해 보이는 외피를 가졌다. 그러나 외부의 단순함에 큰 느낌이 없이 내부로 들어가면 깜짝 놀란다. 내부공간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다. 로비와 계단은 마치 사용할 수 없을 듯한 형태다. 정말로 말로만 듣던 구불거리는 바닥과 계단과 천정이 하나로 되어 있다. 혁신적인 현대건축 어휘인데 막상 경험해보니 당황스럽다[그림 2].


임대주택에 동화의 낭만을

비엔나의 훈데르트바서 하우스(Hundertwasser House)4)는 낡고 오래된 서민아파트를 고친 주거시설이다.

 

1986년 완공된 훈데르트바서 하우스는 주택과 상업 시설, 놀이터, 윈터가든 등으로 구성된다.

 

시가 운영하는 임대주택이지만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주창해 온 프리덴슈라이히 훈데르트바서(Friedensreich Hundertwasser)의 예술 철학을 담은 건물이다.

 

바닥과 벽, 창문, 계단 등이 다양한 형태이고 집 주변과 옥상, 창가 등 공간마다 화초들이 자라서 건물은 온통 초록빛으로 뒤덮여 있다. 어쩐지 백설공주와 일곱 명의 난장이들이 어울린다. 현대건축과는 사뭇 다른데 방문하는 많은 사람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현대건축을 하는 필자는 많은 생각이 들었다[그림 3].


오페라 오페랄랄랄라

 


‘세계 유명 오페라 극장’하면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ropolitan Opera), 그리고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Wiener Staatsoper)5)가 떠오른다. 그중 빈이 좋은 건 공연을 보는 사람들에 대한 특별한 여러 가지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것은 필자처럼 외국에서 급하게 와서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도 당일 밤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물론 당일 오후에 줄을 서야 하는 수고로움도 있고 공연 시간 내내 서서 봐야 하는 고역도 있지만, 그 과정이 또한 낭만적이다. 이제는 나이 들어 비싼 티켓 사서 드레스 코드 맞춰 공연을 보지만 젊을 적 줄에 서서 3.5유로의 티켓으로 평소 좋아하던 오페라를 본다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다. 지난번엔 최고의 테너,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Juan Diego Florez)6)를 볼 기회였다[그림 4].


소금광산 아래 성당

 


잘츠부르크(Salzburg)는 모차르트 초콜릿,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라벨 궁(Mirabell Palace), 세상 아름다운 모든 간판이 다 모인 게트라이데 거리(Getreidegasse)로 유명하다. 편하게 거리를 다니다 보면 잘츠부르크 대학교(University Salzburg),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극장(Salzburger Festspiele)을 거쳐 대성당(Salzburg Cathedral)까지 간다. 다니는 발걸음마다 삶이 녹아 있는 곳들이다. 대성당에 미사가 한창이다. 유럽에서 미사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있는 것은 처음 본다. 즐거운 산책을 하고 돌아가는 길에 들른 한국인 사이에서도 유명한 버거리**(Burgeri***)7)에서는 여러 종류의 햄버거 소스만으로도 행복하다. 뉴욕의 쉐***보다 일본의 모*버거보다 한수 위다[그림 5].

 

 

*주석

1) https://inhabitat.com/austrias-blob-shaped-kunsthaus-graz-art-museum-generates-its-own-solar-power/
2)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tock_new&no=4568174
3) https://www.e-architect.co.uk/austria/graz-music-theatre
4) https://www.wien.info/en/sightseeing/sights/hundertwasser-house-vienna
5) https://www.wiener-staatsoper.at/en/staatsoper/news/detail/news/premieres-202021/
6) https://www.juandiegoflorez.com/
7) https://www.tripadvisor.co.kr/ShowUserReviews-g190441-d8381997-r483848961-

BURGERISTA-Salzburg_Austrian_Alps.html

 

 

김인혜 기자 kih@sd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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