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연중기획] 내치과 ‘디지털 치과’ 만들기 ②

2021.02.01 11:41:41 제905호

본격적인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준비하면서...
최민식 원장(서울스마트치과/서울시치과의사회 정보통신이사)

최근 수년간 치의학계 및 개원가 그리고 치과산업계는 ‘Digital Dentistry’가 가장 큰 이슈였다. “보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 “결국 모든 시스템은 디지털로 전환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본지는 ‘Digital Dentistry’ 특집기획연재를 통해 디지털 치과로의 접근에 보다 객관적이고 올바른 방향성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에 치과 디지털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원장,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는 원장, 이미 디지털 치과로 변신해 잘 안착시킨 원장, 그리고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원장 등 이들의 ‘디지털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지면에 담아본다.    [편집자 주] 

 

2015년 개업을 준비하며 치과도면을 받았을 때, 전자차트나 현미경 등 원내 다른 기기의 추후 업데이트에 대해서는 충분한 준비를 해 놓은 상황이었지만, 구강 스캐너나 밀링머신과 같은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대해서는 특별히 고려를 하지 않았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디지털이 대세가 된다고 생각을 하긴 했지만, 처음 개업하는 입장에서는 그런 장비 이외에도 신경써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고, 그 당시만 해도 구강 스캐너에 대한 기사나 사용기가 드물었다.

 

더욱이 당시 치료 전후의 크라운 형태 등을 보았을 때 우선 구강스캐너의 해상도나 퀄리티, 편의성이 전통적인 인상 채득 방법에 비해 장점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

 

또한 개인의원으로 개업하면서 처음부터 디지털을 도입하기엔 병원 오픈 비용에 버금가는 비싼 가격의 디지털 장비가 부담이 돼 도입하기엔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최근에는 스캐너나 밀링머신 가격이 조금은 내려갔다고 하지만  그 당시 대략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에 구매하게 되면, 유지비를 생각하지 않고 어느 정도 제작을 해야 장비 가격이 나오는지 한번 계산을 해본 적이 있다.

 

우리가 외주를 줄 때 크라운 제작에 소모되는 기공비나 재료비를 10만원 선으로 단순 계산을 해보면, 1,000개에서 1,500개를 제작해야 1억원에서 1억5,000만원 정도가 나오게 된다. 이는 재료비와 제작에 드는 시간과 노동 가치는 전혀 포함하지 않은 것이다. 치과기공사를 직접 고용하고, 재료비까지 따진다면 그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신규개업하는 의원급 입장에서 장비를 들이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개원 당시 내린 판단은 △5년 후에나 전통적인 인상법에 버금가는 좀 더 나은 구강 스캐너의 품질이 가능할 것 △비싼 가격의 스캐너와 밀링머신 등 장비가격도 어느 정도 개인치과에서 고려해볼 만한 합리적인 수준으로 떨어질 것 △프로그램 접근성과 같은 편의성 측면도 점차적으로 향상이 될 것 등이다.

 

이런 것이 가능해질 때, 그 때가 되면 디지털로 전환을 하는 쪽으로 접근해보자고 생각했다. 최소 5년 이후에 병원의 세팅 자체를 그에 맞춰서 한 번 정도 개선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알아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구강 스캐너의 퀄리티 발전이 빠르게 진행돼 트리오스, 프라임스캔, 메디트 등 구강 스캐너 품질 및 퀄리티가 어느덧 인상채득에 버금가는 수준이 됐다. 그래서 일상적인 진료로 사용하는 치과의사들이 생각보다 늘어나게 됐고, 관련 프로그램도 기계를 잘 모르는 사람 역시 다루기 쉽게 개선됐다.

 

기술발전 속도가 기대한 것보다 빨라 예상보다 조금 이른 시기에 구강 스캐너를 도입하게 됐다. 심사숙고 끝에 구강 스캐너를 구매할 때 우선적인 기준은 저렴하면서 적당한 품질이었다. 비싼 장비를 사놓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 경우를 많이 보다보니, 과연 디지털을 본격적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우선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이 컸기에 시중에서 좋은 평을 받고 있는 구강 스캐너를 구매했다.

 

그러나 막상 사서 임상에 도입하기까지 생각보다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본격적으로 쓰는 데 몇 달이 걸렸다. 진료실 구석에서 먼지가 쌓여가는 장비를 보면서 적극적인 사용법을 고민하게 됐고, 그 결과 가이드 서저리를 위한 3D 프린터를 구매하게 됐다. 크라운을 위한 적합도보다는 오차가 있더라도 문제가 덜한 편이었고, 가이드 수술을 위해 구강 스캔을 하면서 직원이 구강 스캐너에 익숙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 1년 정도 사용하면서 스탭들도 구강 스캐너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구매 당시에 비해 스캐너 프로그램 업데이트로 스캔 데이터 품질이 향상돼 이제는 크라운 스캔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러다 보니 스캔으로 제작된 임시치아와 최종 보철물의 적합성, 그리고 기공소와의 소통에 있어 문제점이 있다고 느끼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캐드캠을 직접 운용해야겠다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됐다.

 

그래서 밀링머신 등의 장비를 도입하기 위한 비교를 하며 본격적인 디지털 덴티스트리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게 된 상황이다. 물론 아직까지 100% 디지털로 전환이 된 것이 아닌 아날로그와 혼재된 상황이긴 하지만, 초창기에 가졌던 디지털 덴티스트리에 대해 막연하게 생각했던 불신감은 이전에 비해 많이 희석된 상황이다.

 

주변과의 경쟁, 심한 구인난과 제반 비용의 상승, 환자들의 요구치 상승 등 여러 가지로 인해 개업가의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어찌 보면 디지털 덴티스트리는 개인치과에 있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디지털의 파고에 본격적으로 몸을 맡기려고 하고 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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