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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치과생활

제1대구치를 보호하자!

김승혜 교수(아주대치과병원 소아치과)

 

“소아치과의사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딱 하나 있는데, 그건 바로 제1대구치의 철저한 관리야.” 수년 전 선배 치과의원에서 봉직의로 일할 때 보철과 선배가 필자에게 해준 말이다. 가장 먼저 구강 내 맹출해 가장 많은 일을 담당하고, 또 가장 오랫동안 일을 해야 하는 제1대구치의 중요성은 과를 막론하고 모든 치과의사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제1대구치의 경우 만 6~7세에 구강 내로 맹출을 시작해 만 9~10세경에 치근이 완성된다. 치근 완성 전 단계의 제1대구치는 미성숙 영구치라고 불린다. 이러한 미성숙 영구치는 아직 교모와 마모가 일어나지 않은 상태로 교합면의 구조와 형태가 성인 영구치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깊고 복잡한 소와열구와 발달된 부구(accessory groove)가 많으며 부분적으로 치은에 덮여 있어 음식물 축적이 용이하며 칫솔질에 의한 제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 더불어 아직 석회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치아우식증에 대한 감수성이 매우 높으며, 특별히 치경부와 소와열구에는 저광화 부위가 존재한다. 이렇듯 우식에 취약한 제1대구치는 맹출 후 약 3년 동안 구강 내 타액에서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을 흡수하며 법랑질이 단단해지는 맹출 후 성숙 과정을 거치게 된다.

 

필자의 경우 제1대구치가 구강 내로 맹출하기 시작하면 약 3개월 주기로 검진을 시행하며 구강위생 교육 및 정기적 불소 도포를 통한 미성숙 영구치의 추가적인 법랑질 석회화를 도모한다. 구강 내로 맹출한 미성숙 영구치의 표면은 저석회화 돼 있어 우식이 시작되면 그 진행 속도는 어른에 비해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제1대구치의 경우만
6~7세에 구강 내로 맹출을 시작해
만 9~10세경에 치근이 완성된다

저석회화된 치면은 주기적 불소 도포를 통한 재광화를 도모하는 것으로 대처한다면, 깊은 소와열구, 자정작용이 힘든 해부학적 구조는 홈메우기를 통해 우식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홈메우기 또는 예방적 레진수복(preventive resin restoration)의 경우 제1대구치가 충분히 맹출해 러버댐 장착이 가능한 시점에 진행하고 있다. 맹출 중인 치아에서 협측 또는 설측 및 원심측의 소와열구가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경우 좀 더 맹출을 기다리는 편이다. 그 이유는 레진 계열의 재료 사용 시 치아격리는 치료 결과와 연관된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예외적으로 부분 맹출된 제1대구치에서 치료가 꼭 필요할 경우 cotton roll을 사용하거나 치은을 국소 마취한 상태에서 ivory 12A 또는 13A 클램프를 치은에 깊숙이 위치시켜 치아 격리를 시도하기도 한다. 치아격리가 충분치 않다고 생각되는 경우 재치료 가능성을 미리 고지한 후 레진 계열이 아닌 self-curing glass ionomer를 사용해 수복을 진행하고 있다.

 

유치열부터 혼합치열기, 그리고 영구치열기로 이환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소아치과의사로서 가지게 되는 생각은 제1대구치의 운명은 이미 유치열에서부터 어느 정도 결정된다는 것이다. 과거의 우식 경험은 앞으로 발생 가능한 치아우식증을 예측하는 데 가장 유용한 지표다. Powell(1998)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임상적인 우식예측지표는 달라지게 되는데, 만 6~9세의 아동에서 중요한 임상적 우식예측지표는 유구치의 우식경험치면 지수(decayed/missing/filled surface(DMFS) index)다. 즉 과거의 우식 경험을 토대로 새로 맹출하는 제1대구치 및 영구치의 향후 우식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으며 이를 예방적 치료에 접목할 수 있다.

 

 

제1대구치의 맹출 과정에서 이미 시작된 초기 우식의 경우 유구치의 DMFS 및 제1대구치의 교합면 형태, 그리고 환아의 구강위생 상태를 기준으로 지켜볼지 또는 조기 개입을 할지 결정하게 된다. 유치의 DMFS 수치에 대한 기준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이전 3년간 1~2개의 초기 또는 탐침 가능한 우식병소가 생긴 경우를 중증도 우식위험군으로 분류하며, 그 이상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필자의 경우 우식경험지수가 고위험군에 속하며 전반적인 구강위생 상태가 불량하다면 제1대구치의 초기 우식이 관찰될 경우 예방적 레진 치료를 시행한다. 반면 구강위생 상태가 깨끗하며 이전 우식 경험이 없는 어린이로 제1대구치의 해부학적 형태가 음식물이 끼지 않고 자정 작용이 될 수 있는 얕고 넓은 소와열구를 가진 어린이라면 초기 우식증이 있더라도 주기적 불소 도포 이외의 특별한 개입 없이 정기적 검진을 통한 관리도 무방하다고 본다.

 

종종 제1대구치 및 상하악 전치부에 국한된 법랑질 저성숙(그림1)을 주소로 소아치과에 의뢰되는 환자를 만나게 된다. Molar-incisor hypomineralization(MIH)는 최근에 정의된 임상소견으로 만 3세 이전에 경험하는 전신적인 원인들(고열, 항생제 복용, 상기도 질환, 천식, 중이염, 홍역 등)에 의해 한 개 혹은 다수의 제1대구치에 발생하는 법랑질 저성숙(hypomaturation)으로 종종 전치부에도 이환돼 나타난다. 교합력을 많이 받는 제1대구치의 경우 법랑질 저성숙으로 인해 약화된 치질은 종종 깨져 나가며, 그 부위에 음식물이 침착되면서 이차적으로 치아우식증이 진행된다. 법랑질 저성숙을 가진 치아의 경우 우식에 취약하기에 빠른 진단과 개입은 치아의 예후에 중요한 요소가 된다. 법랑질 저성숙(hypomaturation) 또는 저형성(hypomineralization)을 가진 치아는 침윤마취만으로는 적절한 마취효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상악 제1대구치의 경우 침윤마취와 대구개공 마취를 함께 진행하며 하악 제1대구치의 경우 하치조신경 전달마취와 침윤마취를 더불어 시행하게 된다.

 

 

그림 1에 보이는 법랑질 저성숙의 경우 심하지 않은 경우로 추후 복합레진 수복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치관 전면에 걸쳐 법랑질 이상이 관찰된다면 복합레진 수복이 아닌 전장관 수복이 필요하며, 소아치과 영역에서 미성숙 제1대구치에 사용하는 재료로는 기성금속관이 있다. 기성금속관은 교합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으며 임상적 치관 길이가 짧은 미성숙 영구치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재료다.

 

이는 치질삭제량이 적으며 임상적 치관 하방까지 연장되어 접합되므로 부가적 유지력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그림 2). 기성금속관은 악골 성장 및 치열 변화가 진행 중인 소아환자에서 악골 성장 후 교합이 안정화되는 시점까지 사용하고 교환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진행하고 있다.

 

 

미성숙 제1대구치의 경우 성숙 영구치에 비해 치수강의 크기가 크고 충치의 진행 속도가 빨라 깊은 우식의 경우 충치 제거 시 치수가 노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미성숙 영구치의 경우 치근단이 열려 있는 경우가 많으며 root dentin이 얇기 때문에 가능하면 치근쪽의 건전한 치수는 남겨놓아 치근 형성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모하는 생활치수치료를 고려하게 된다(그림 3). 이는 건전한 치수 또는 가역적 치수염이 있었던 치아인 경우에 한해 진행하게 된다. 와동 형성 중 발생한 pin-point(1mm이하)의 작은 치수 노출이 있는 경우 직접치수복조술(direct pulp capping)을 시행하며 이때 재료로는 MTA를 선호한다.

 

Light-cured, rein-modified calcium silicate로 가볍게는 light-cured MTA와 같이 받아들여지는 TheraCal LCⓇ(Bisco,U.S.A)라는 재료가 시중에 있으나, 필자의 경우 TheraCal LCⓇ는 간접치수복조술에 사용하며 일단 치수가 노출된 상황에서는 MTA를 사용한 pulp capping을 선호한다. 만약 약 2mm 미만의 좀 더 넓은 치수 노출의 경우 노출된 부분 하방으로 약 2~3mm 정도의 치수를 멸균된 diamond bur로 제거 후 MTA를 사용한 부분치수절단술을 고려한다. 지혈이 되지 않을 경우 cervical pulpotomy를 시행하기도 한다. Orifice에서도 지혈이 되지 않는 경우 좀 더 깊이 치수를 제거 후 calcium hydroxide 또는 MTA filling을 고려할 수 있으나 이러한 경우는 보존과와 상의 하에 추후 진행 방향을 결정한다.

 

 

혼합치열 후기를 거쳐 영구치열로 마지막 이행되는 시점에서 제2유구치의 탈락 시 종종 제1대구치 근심면에 발생된 우식을 발견하게 된다. 필자는 이러한 경우 표면이 건전하지 않고 탐침 가능한 병소가 관찰된다면 최소한의 침습적 치아 삭제 후 복합레진충전을 진행하고 있다(그림 4). 따라서 환자 보호자에게 아이의 다른 유구치는 집에서 혼자 빼도 상관 없지만 제2유구치는 꼭 치과에서 발치하고 제1대구치 근심면 우식 여부를 확인 받도록 설명하고 있다.

 

 

필자가 임상에서 만나게 되는 어린이는 항상 성장 중에 있으면서 발육하고 변화해가는 과정 중에 있다. 결국 치료의 방향을 정할 때도 변화선상에서 앞으로 예견되는 우식의 발생 가능성 및 기존 우식의 진행 속도, 향후 치열에 미치는 영향, 유치의 탈락 시점 등을 고려해 치료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어차피 빠질 유치지만 필자가 유치열 및 맹출 중인 제1대구치를 꼼꼼히 관리하는 이유는 앞으로 다가올 건강한 영구치열 확립을 위한 준비 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 설] 전국치과기공사노동조합 설립의 의미
치과기공사가 마침내 노조를 결성했다. 명칭은 전국치과기공사노동조합이고,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산하 산별노조인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의료노련)에 속하게 된다. 치과기공사의 삶의 질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치과기공사노조가 공식 출범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으로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며 분배와 노조 쪽으로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기울었다. 이것은 일상생활의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최저임금이 급속히 인상됐고, 저녁이 있는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근로시간이 단축됐다. 치과계도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함께 변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치과기공계도 변할 수밖에 없었을 테고, 이를 위해 노조가 출범한 것으로 보인다. 치과계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치과기공계의 변화는 전체 치과계에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인가의 차이다. 치과기공사노조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기공료 덤핑과 과도한 기공료 할인이 치과기공계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불러왔다고 보고 있다. 치과기공사노동조합의 근무환경 개선 및
[논 단] 구두병원, 시계병원
오래된 복지부 유권해석 중에서 자동차정비업소나 구두수선업소 등은 상호에 ‘병원’이나 ‘클리닉’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선 안된다는 유권해석이 있다. 즉 ‘구두병원’, ‘옷수선병원’, ‘시계병원’ 등 유사업종에서의 이같은 용어 사용이 금지되는 것이며, 현행 의료법에는 ‘의료기관이 아니면 의료기관의 명칭,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산림청은 생활권역 수목에 대한 전문화된 진료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나무의사’ 자격 제도를 신설하고, 2019년 3월 제1회 자격시험을 거쳐 수목치료기술자인 전문가를 ‘나무의사’로 명명하기로 하자 의료계가 명칭 수정을 요구한 적도 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그런 명칭을 사용한다고 해서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 환자가 구두병원의 병원이라는 글자만 보고 구두수선업소에 들어가거나 ‘나무의사’를 찾아가서 자기 병을 치료해 달라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저 조항의 입법취지를 보면 어디까지 허용해 주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한 사안이다. 예를 들어서 탈모관리센터나 피부관리실에서 병원과 비슷한 명칭의 상호를 사용하거나 흰색 가운을 걸치고 녹십자 마크를 사용하고 있으면, 이는 병원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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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표준
라파엘로가 그린 명화 ‘아테네 학당’ 벽화 중앙에는 대화하고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위치하고 있다. 플라톤은 우주와 인간 본성에 대해 자신이 쓴 ‘티마이오스’를 왼손에 들고, 오른손은 하늘을 향하여 이상을 설명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들에게 쓴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왼손에 들고, 오른손은 자연계와 과학탐구를 하는 현실주의 상징으로 땅을 향해 있다. 라파엘로는 두 사람이 이상주의와 현실주의의 본질을 두고 서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상상하였다. 인문학에서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의학으로 치면 그레이해부학 같은 가장 기본적인 과목으로 서양철학에서 처음에 배운다. 서양철학은 끊임없는 생각과 탐구를 통하여 지식을 넓혀나간다. 반면 동양철학은 성품의 성(性)과 우주 본연의 성품인 여(如)를 추구하며 일반적인 지식은 비우고 생각을 멈추며 인간 본연의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구한다. 서양철학과 접근 방법이 정반대이다. 깊은 생각과 사고를 통하여 이룩해나가는 방법이 서양철학이라면 생각과 사고를 멈추고 비워나가는 것이 동양철학이다. 필자가 서양철학에서 ‘미학(美學)’을 배울 때 매우 어려웠고, 동양철학에서 성(性)과 여(如)를 인지하기까지 힘들었다. 사고를 통하여
치과경영지원 10년차, 김부장이 전하는 치과생활 리얼 스토리 - 마지막회
가정이든 직장생활 속에서든 누구나 힘든 일은 있습니다. 특히나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나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일을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직장생활 잘하는 법은 누구에게나 고민일 것입니다. 2014년에 방영되었던 직장인의 교과서 ‘미생’에 이런 대사가 있습니다. “사람이 전부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건 사람이라고요. 일을 하는 사람, 일을 만들 줄 아는 사람.” ‘회사 간다’라는 건 내 ‘상사’를 만나러 가는 거죠. 상사가 곧 회사죠. 상사가 좋으면 회사가 천국. 상사가 좋지 않으면 회사가 지옥. 직장생활에서의 힘듦은 8할이 인간관계의 힘듦에서 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좋아하는 찌개도, 좋아하는 음료도, 좋아하는 동물도, 좋아하는 최애(最愛)도 다른,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늘 즐겁게 지낼 수는 없겠죠. 직장생활의 인간관계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경험했던 인간관계와는 굉장히 다른 새로운 분위기의 인간관계입니다. 이해관계로 얽힌 인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술 때문에 친해졌다면 술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돈 때문에 맺어졌다면 돈이 없으면 깨지는 인연. 이해관계로 맺어진 인연이라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