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사석에서 유명 치과대학 보철과 교수님께 “환자가 문의하면 진료비 설명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여쭌 적이 있다. 아예 말씀을 안한다고 하셨다. 환자와의 소통이 중시되고 보철재료 결정에는 가격이 한 요소라고 교과서에도 명기되어있는 만큼, 그땐 의아했다. 그런데 이젠 이해되고 필자도 그 교수님을 닮아가고 있는 듯하다. 비책이 없고 답이 없다. 보철진료비 대화는 비교와 흥정으로 흐르게 되고 치의의 권위와 자존심은 추락하기 마련이라, 직원에게 위임하는 편이 다반사다. 이미 비급여진료비는 각 의원 안내판에 명시돼 있으며 궁금하면 10초간 검색으로 전국 비교가 가능하다. 이것이 자가족쇄 역할을 하므로 수가도 매해 인상하지 못한다. 국민은 워낙 낮은 급여부담 탓으로 상대적으로 비급여부분은 고가(高價)라고 느낄 것이다. 그래서 의료 질은 고사하고 값싼 비급여진료에 현혹될 수 있다.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이 한계에 이르니, 한 면은 급여, 다른 면은 비급여이던 동전을 온통 급여동전으로 바꾸기 위한 전초전이다. 이런 자료를 심평원에 공개하고 보고까지 하란 것은 치의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다. 정보유출과 의료 질 하락은 부차적인 문제다. 지난 5월 열린 헌법재판소의 공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지난 21일 열린 6월 정기이사회에서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회원이 참여하여 갈고닦은 정관을 위배한 두 가지 안건을 의결하였다. 먼저,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가 공문으로 요청한 소속 회원 30여 명으로 구성된 서울지부 소송단의 법무비용 감사 요청 건이다. 이 안건은 서울지부 회원이자 현직 치협 임원인 모 이사가 치협 이사회 단톡방에서 지부담당 부회장인 서울지부 김민겸 회장에게 소명을 요청하여 발생한 건이다. 헌법소원 및 관련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서울지부가 소송단에 지원한 법무비용에 대해 지난 3월 서울지부 대의원총회에서 대의원들은 질의 후 집행부의 답변을 듣고 박수로 의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6월 10일 치협 박태근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지부 소송단의 법률 대응에 대해 폄훼한 바 있고, 이후 서울지부에 공문을 하달해 소송단의 소송자료에 대해 요구하고, 법무비용은 이사회에서 문제삼는 등 과연 치협 집행부가 헌법소원 보조참가로 도우려고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치협 집행부는 지난 6월 정기이사회에서 토의안건으로 상정된 ‘비급여 소송 법무비용 관련 서울지부 감사 요청의 건’에
목요일 오전은 늘 평화롭다. 진료도 없는 휴식의 시간이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너무나 요란한 사이렌소리에 놀랐다. 필자 집에서 멀지않은 변호사사무실에서 불이나 7명이나 사망했다고 한다. 얼핏 건물 사진을 보니 친구 변호사의 사무실 같기도 하다. 친구에게 곧장 전화를 했다. 다행히 통화 중이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나중에 들어보니 다른 고등학교 동기가 그 사무실 다른 층에 있었다고 한다. 다행히 차를 가지고 막 빠져나오는 순간 화재가 일어났다고. 대구변협에 따르면 유족 등 사건 관련자들에 대해서는 관련기관 도움으로 이른 시일 내 상담치료와 보상책을 마련할 방침이며 충격이 컸을 유족과 화재피해를 겪은 건물 입주자들에 대해 수성보건소에서 현장 상담을 실시하는 등 수성구청도 사태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구변협의 협조요청에 따라 대구시의사회에서도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을 중심으로 상담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를 향한 부당한 감정적 적대행위와 물리적 공격행위가 재발되어서는 안된다며 변호사들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특별대책위원회 구성 소식도 들린다. 법무부장관과 신임시장도 앞다퉈 조문을 다녀갔다. 변협이 부러운 건 필자만의 생각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 9일 제77회 구강보건의 날을 맞이하여 2026년까지 구강정책과가 수행할 제2차 구강보건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하였다. 지난 2017년 ‘제1차 구강보건사업 기본계획’이 국민 구강건강인식 제고 및 접근성 향상, 예방 중심 구강질환 관리 강화, 취약계층 구강건강 불평등 완화, 구강건강증진 기반 조성추진을 목표로 지난해 마무리된 이후, 올해 발표된 2차 계획은 구강정책과가 독립한 이후 발표한 첫 5개년 계획으로 의미가 크다. 제2차 계획은 초고령사회, 구강건강 증진으로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사전예방적 구강 건강관리 강화, 취약계층의 구강 건강 형평성 향상, 치의학 의료기술 및 산업 도약기반 마련’의 3대 중점목표 아래 6개 분야 17개 과제를 제시했다. 특히 치과 의료기기 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건강증진을 담당하는 건강정책국 산하 구강정책과가 치의학 산업 관련 목표를 수립했다는 기존 계획과의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수년 사이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 회원들의 소중한 회비로 발주했던 ‘일차 의료 만성질환관리사업 내에 치과 역할을 위한 모형개발(양승민 외)’, ‘치과의료전달체계 상 종합병원 치과의 역할에 대한 정책 제언(박
지난 6월 10일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의 기자간담회가 있었다. 카메라 2대 이상이 동영상 촬영을 진행하는 가운데 열린 기자간담회는 바로 다음날 모 전문지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되었다. 현 협회장에 대한 고소·고발 등의 내용을 본 몇몇 치과의사들이 문제가 될만한 발언을 편집해 올리면서 협회장으로서 단어 선택의 적절성 등이 주말 동안 크게 논란이 되었다. 우선 젊은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센 ‘리베이트 반품’이라는 용어다. 박태근 회장은 이날 20~30% 이상 반품을 하는 경우를 ‘리베이트 반품’이라 기정사실화하였다. 하지만 회사마다 고가 패키지 구매 시 현물 인수 비율이 다르고, 이 수치가 정상 반품까지 포함하는지 여부와 근거 또한 불분명한 상황에서 협회장의 단정적 단어선택은 부적절했다는 여론이 많다. 요즘 합리적인 젊은 개원의들은 리베이트와는 거리가 멀다. 이날 협회장이 밝혔던 과거의 패키지 구입 시 해외여행 제공 등은 들어보지도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미가입 치과의사와 저수가 덤핑 치과들에서 20~30% 반품이 이뤄지는 행태로 단정하듯 이야기하였지만, 저연차 개원 회원이 경영부진이나 제품 이상 등으로 부득이하게 20% 이상 반품하는 경우도 생길
일상생활에서 냉장고가 없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장흥에서 광주로 올라와 냉장고를 처음 보았을 때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초등학교 3학년 추석 때 일이다. 아버님과 함께 친척집에 인사를 드리러 갔는데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꺼내 주셨다. 가을인데도 냉장고에서 막 꺼낸 음료수는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다. 지금 집에는 김치냉장고와 일반냉장고가 있다. 요즈음 냉장고는 냉동실이 더 커지고 있다. 부모님 댁 냉동실은 더 이상 음식을 저장할 공간이 없다. 철학자 강신주 씨가 생활에서 냉장고를 없애자는 캠페인을 하다가 주부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강신주 씨는 냉장고를 인간 탐욕의 대표적인 물건으로 보았다. 사자는 잡은 먹이를 먹다 배부르면 남긴다. 인간은 먹다 남은 음식을 버리지 않고 냉장실에, 나중에는 냉동실에 보관한다. 그리고 자손들에게 먹이기 위해 영원히 썩지 않은 통장의 숫자로 저장해 둔다. 이번에 소개할 책은 이나모리 가즈오의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다. 2016년 책을 접했을 때는 ‘카르마 경영’이라는 제목이었다. 2005년 카르마 경영이라는 이름으로 출판된 책은 절판되고 내용을 조금 보강하여 ‘어떻게 살 것인가?(22년 초판 발행)’라는 제목으로 다시
매년 수가협상(이라고 쓰고 수가통보라고 읽는다)에 대해서 지적하는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고 수가계약에 대해서 20년 넘게 옆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올해처럼 말도 안 되는 코미디 같은 수가계약은 본적도 없다. 아무 의미를 찾지 못하는 이런 과정을 매년 반복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과 더불어서 대한민국의 보험정책이 이런 식으로 원칙 없이 결정되는 것에 대해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현재 상대가치수가제도에서 의료의 수가수준은 환산지수의 ‘계약’에 의해서 결정된다. 흔히 알고 있는 상대가치는 ‘원가’에 해당되는 자원들의 상대적 균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는 행위 간 균형을 의미하는 것이고, 수가수준은 환산지수에 의해서 결정되는 구조이다.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데에는 원가기준, 경영분석, 재정중립 등의 여러 가지 기준이 있을 수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의료수가의 기준은 원가기준이 맞을 것 같으나 원가를 고려해서 해주는 수가계약은 없었다. 원가기준의 경우 들어간 경비에 해당되는 금액, 즉 사용되는 경비는 기본적으로 들어가고 결국 의사의 인건비를 어느 수준으로 할지 사회적 합의를 하는 것이 누구나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는 이상적인 이야기고 경영분석의 경우에
1963년 의료보험법 제정 이후, 1989년 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이 실시되며 의료보험은 제1종 직장의료보험, 제2종 지역의료보험,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의료보험으로 구분되었고 직장·지역 의료보험은 의료보험조합,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의료보험은 의료보험관리공단에서 담당하였다. 의료보험은 이후 10여 년간 관리체계를 손질해 1998년 10월 지역의료보험조합과 공무원·교원 의료보험공단을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으로 통합하였고, 2000년 7월부터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과 139개 직장의료보험조합이 단일 조직으로 통합되어 ‘국민건강보험’으로 개칭되었다. ‘국민의료보험관리공단’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로써 직장조합별로 달랐던 보험료 부과체계가 단일화되었고 병·의원의 진료비 청구 심사평가 업무를 맡던 ‘의료보험연합회’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변경되었다. 이러한 변혁은 1999년 2월 8일 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을 통해 이루어졌다. 제정이유를 살펴보면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하며,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그 세대의 등급별 표준소득월액에 보험요율을 곱하여 산정하도록 하는 등이 적혀있으나 요양기관의 범위와 정의 그리고 지정에 대해서는…
지난 5월 27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19회 서울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이하 SIDEX 2022)’에는 치과계 등록자 1만 833명, 연인원 1만 5,000명 이상이 200업체 1,015부스로 구성된 전시장과 학술대회장을 방문했다. 특히 FDI 세계치과의사연맹 반야햐 회장이 SIDEX 2022 현장을 찾아 의미를 더했다. 반야햐 회장이 FDI, APDC 총회 같은 국제회의가 아닌, 전문적인 국제 전시 및 학술행사에 참석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코로나 사태의 종식을 국내는 물론 해외 치과계 모두 기대하는 기류는 SIDEX 전야제인 ‘서울나이트’에 미국치과의사협회, 캘리포니아치과의사회, 미국한인치과의사회, 동경도치과의사회, 중화구강의학회, 대련시민영치과의사회, 타이페이시치과의사회, 홍콩치과의사협회, 싱가포르치과의사회, 말레이시아치과의사협회 등 세계 각국의 치과의사단체 회장들이 보낸 메시지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 초기에 우리는 신종플루, 메르스 등을 떠올리며 전 세계가 단기간에 회복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사태는 올해로 3년째 접어들고 있다. 아직도 변이 바이러스 등이 발견되고 있고, 과거 스페인 독감도 수차례 대유
2008년 봄, ‘싸구려 커피’라는 곡으로 대중가요계에 나타난 장기하가 그의 노래들을 통해 던지는 메시지와 분위기는, 딱 30년 전인 1978년 ‘아니 벌써’라는 곡으로 등장했던 산울림의 등장에 버금갈 정도로 새로웠다. 장기하의 곡들은 소위 ‘젊은 세대’들이 느끼는 우리 사회의 어둡고 ‘눅눅한’ 그늘들을 가차 없이 벗겨 설명하고, 깊숙이 해부하여 묘사했다. 가장 주목받은 곡인 ‘싸구려커피’의 가사에서뿐만 아니라 이듬해 나온 앨범 ‘별일 없이 산다’에 담긴 한 곡 한 곡 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느끼는 안일함과 무력감을 그만의 독특한 작사, 작곡, 연주 기법으로 그득그득 담아내었었다. 이후 많은 상을 받고 십 년이 넘게 적잖은 인기를 누리다가 함께하던 밴드를 해체하고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그가 2년여를 홀로 지내며 만들었다는 앨범이 올해 초에 나와 관심을 가지고 들어봤다. 여전히 시대의 그늘이 주는 권태와 짜증스러움들을 그만의 감성으로 솔직히 읽어주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분위기이다. 그가 만든 곡들의 제목과 가사 여기저기선 명문대 사회과학도로서의 직관과 용기를 엿볼 수 있는데, 이번 앨범에도 예전 ‘싸구려 커피’에서처럼 필자의 눈길을 끄는 곡이…
헌법재판소는 지난 19일 정부의 비급여 공개와 보고추진에 대한 위헌 여부 심사를 위한 공개변론을 진행했다. 지난 정부 초 ‘문재인 케어’, 즉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지 5년여가 지났다. 한정된 건강보험 예산 내에서 이는 요원한 일인 까닭에 의료계 질서만 무너진 상황이다. 건보재정을 늘리기 위해 은퇴한 고령 지역가입자에 대한 피부양자 자격을 제한하였고, 이에 더해 고령자들은 부동산 가격상승에 따라 국민연금 수령액의 상당 부분을 지역 건강보험료로 반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증가한 건보재정은 아직도 의료원가에는 못 미쳐 상급종합병원의 식대가 교도소 수용자 식대에도 근접하지 못한 상황이다. 직장인 건강보험료 상승률과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의료급여 수가 인상률은 코로나 사태까지 겹쳐 보험진료를 주로 보는 동네 병의원들의 파탄을 가져온 바 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동네 병의원들이 급여진료 손실분을 메워왔던 비급여 진료비를 실손보험사들의 사실상 떠밀기에 정부 주도 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비급여관리대책, 공·사보험 연계법, 심평원의 실손보험 진료비 심사,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등 비급여 진료비를 실손보험이 모두 메꾸고
진료를 하다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5월 하늘은 여지없이 곱다. 드문드문 보이는 하얀 뭉게구름이 하늘을 더 푸르게 느껴지게 한다. 바깥 풍경은 여전하다. 계절에 맞게 가로수는 벌써 연두색 옷을 뽐내고 있다. 여전히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쉼 없이 움직이고, 사람들의 발걸음도 분주하다. 간간히 마스크 없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에 대한 어색함은 그동안 생활을 지배해왔던 코로나의 잔영일 것이다. 지난 4월 18일 정부에서는 700일 넘게 시행해온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제했다. 어쩔 수 없이 감내해왔던 비대면 생활을 접고 드디어 일상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뉴스들이 넘쳐난다.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면서 다시 공항은 붐비기 시작했고, 그동안 힘들게 견디었던 각종 음식점들은 만남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코로나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대학도 전면 대면수업으로 들어가면서 잊어버렸던 5월 캠퍼스 축제의 낭만을 만끽하고 있다. 초·중·고 학생들도 소풍과 수학여행이 재개되면 친구들과 모여 웃고 떠드는 일상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사회 전반에서 코로나로 잃어 버렸던 ‘일상’들이 다시 일상화되어 가는 것 같아 반갑다.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반갑지만
치과의사로서 개원이라는 것을 하게 되면 보통 선배들에 이끌려 회무를 하게 된다. 아마 대부분 회무하는 분들이 그러했을 것이다. 동문 선후배, 지역 선후배 등으로 엮인 인간관계에서 어찌하다보니 임원도 하게 되고, 회장도 하게 되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런데 회무를 막상 시작하다보면, 선배들은 변화를 주저하기 마련이고, 후배들은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은 우리의 정관, 규정, 제반 법규에 맞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고, 실제로 이러한 행동 및 요구가 규정을 위반한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변화와 치협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분들이 다년간 회무를 통해 사고와 행동이 담금질 된다. 약간은 변화되고 어느 정도 세련돼지면서, 후에는 훌륭한 치과계의 리더로 성장한다. 만약 우리가 어떤 회의를 하는데, 누군가가 비공식적으로 녹음을 하고 있고, 그 내용을 나중에 문제 삼는다면? 또는 토론 중간에 나오는 덜 세련된 의견을 밖으로 유출해 문제 삼는다면 어느 누가 생산적 회무를 할 수 있을까? 이런 걱정이 그저 기우일까?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협회 내부자료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 내부자료를 우리끼리 서로 확인차 같
지난 3일 식약처는 2021년 의료기기 무역수지가 전년대비 약 44% 상승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 생산실적 상위 10개 업체 중 3개, 수출 상위 10개 업체 중 4개가 치과계 기업이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치과계 기업들의 실적에 힘을 입어서인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창립 제97주년 기념 국제종합학술대회 및 제19회 국제치과기자재전시회(이하 SIDEX 2022)에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정부·비영리 단체로 전 세계 100만명이 넘는 치과의사를 대표하는 세계치과의사연맹(FDI World Dental Federation·이하 FDI) 반야햐(Ihsane Ben Yahya) 회장이 방한하기로 해 화제다. 서울지역 치과 개원의 4,500여 명으로 구성된 서울지부는 20여년 전부터 주요 사업으로 치과 전시산업을 시작했다. SIDEX를 국내 치과관련 전시회 중 가장 크고 발전적이며, 세계 8대 치과전시회 중 하나로 발전시켰고, 올해에는 코엑스 행사 규모 중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인 200여개 업체, 1,015 부스 규모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의
최저가 미끼상품의 진실 아파트 인테리어를 예로 들어보자. 공사 시작 전 여러 미팅도 하고 견적을 뽑은 후에 나름대로 신중하게 업체를 선정하고 공사에 들어가지만, 실제 뜯어내 보면 바닥 배관이 어떻고, 사시나 천정상태가 어떻고 해서, 처음에 예상했던 금액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하지만 이미 시작한 공사고, 인테리어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업체의 의도대로 이끌리기 쉬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는 꼭 인테리어 업체의 잘못은 아니다.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게 평생에 걸쳐 무조건적인 후원을 했던 구엘 백작과 같은 그런 낭만의 시대가 가고, 이제 우리는 타일 한 장 유리 한 칸에도 가격표를 붙이고 검토한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항목에는 그토록 철저하건만, ‘신뢰와 전문성’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에는 오히려 둔감해 진다는 것이다. ‘김박사, 내 몸은 자네에게 전부 맡기겠네’ 이런 낭만의 시대가 지나고, 진료항목별로 최저가를 표방하며 환자를 모으는 병원의 현실은 어떨까? 1. 양으로 해결 병원 입장에서는 진료비가 낮으니, 그 양을 늘려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위내시경을 예로 들어보면, 단위 시간당 검사하는 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