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지리산 뱀사골 인근의맛있는 부엌에서 제철음식학교, 시의적절약선학교, 우리장학교, 김치학교 등을 운영한다. 가능하면 작은 냉장고 하나만 사용해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건 머릿속 생각일 뿐 실제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냉장고를 사용하면서 살고 있다. 오래 두고 먹고 싶고, 오늘 다 먹지 못해 남긴 것은 다음에 먹기 위해 냉장실이나 냉동실에 저장해두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바로 잊어버린다. 그러다 그 냉장고 속 깊숙한 곳에 있던, 기억도 가물가물한 음식과 식재료들이 음식물 쓰레기가 되는 시점이 오게 된다. 이쯤되면 죄책감이 나를 몰아부친다. 냉장고 정리를 할 때마다 매번 반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지만 개선되지 않고 늘 반복되는 일이다. 이글을 쓰는 오늘도 또 반성을 한다. 고질병이다. 농사를 기반으로 살았던 외가에서는 농작물이 나오면 우선 내다 팔고 남는 것을 집에서 드셨다. 그중 일부를 이웃과 나누고 또 이웃으로부터도 그렇게 나눔을 받으셨다. 냉장고 없이 살던 시절의 기억이다. 팔고, 먹고, 나누고도 남는 것은 말리거나 소금에 절여 저장해두고 1년을 먹었다. 조금 불편하고, 조금 덜 먹는 식생활이었던 것 같다. 조금 부족하지만 이웃과
마을 광장에서 어린 소년이 치통 치료를 받고 있다. 어찌나 크게 소리를 지르는지 무리 지어 놀던 아이들과 굴렁쇠를 굴리던 아이, 지나던 사람들이 몰려들어 소년의 모습이 재밌다는 듯 구경하고 있다. 소년은 오만상을 찡그리고 주먹을 불끈거리며 아픔을 참아보려 하지만, 다리가 절로 들썩일 정도로 견딜 수 없어 보인다. 애꿎은 양말만 의자 못에 걸려 늘어나는 모습이 안쓰럽다가 우스꽝스럽기도 하다. 모두가 아이를 보고 웃고 있지만 한 여인만은 예외다. 소년의 어머니로 보이는 이는 아이가 괜찮을까, 걱정스러운 얼굴로 깍지 낀 손을 내려놓지 못하고 애처롭게 아이를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소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치료하는 남자는 이 모든 상황이 익숙한 것 같다. 아이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팔을 의자에 묶어두고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쇠집게를 입에 넣어 충치를 뽑고 있다. 아이 옆에 놓인 빈 맥주 통에는 약병과 치료 도구들이 놓여있고 공식 문서처럼 보이는 왁스 인장이 달린 서류가 널빤지 끝에 걸쳐 있다. 1651년이라는 연도와 함께 ‘Carolus Com’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데, 어떤 카롤루스 백작(Comte)이 증명서를 발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인증받은 존
이번 탐방지는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고 불리는 경주인데요, 저는 이번이 4번째 경주 방문입니다.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으로, 레지던트 때는 학회 때문에, 개업 직전에는(개업하면 왠지 바빠질 것 같아서…기우였습니다 ㅠ.ㅠ)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방문했었고, 이번에는 즐거운 치과생활 탐방을 위해 편집위원들과 함께 방문하게 되었습니다(10대에, 20대에, 30대에 그리고 40대에 각각 1번씩 방문했으니까, 대략 10년에 1번꼴로 방문한 셈이 되네요). 자주 다녀왔다고 할 수는 없지만 경주는 매번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고풍스러운 건 물론이고, 변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세련되게 변해가는 것 또한 경주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이번 탐방도 비가 부슬부슬 오고 바람도 제법 부는 궂은 날씨였지만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습니다. 토요일 진료를 마치고 서둘러 서울역에 모여서 KTX를 타고 경주로 향했습니다.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왁자지껄 떠들다가 열차 안에서 혼나기도 하고, 이런저런 주전부리를 맛있게 먹으면서 부푼 마음으로 경주로 향했습니다. 벚꽃이 예쁘기로 유명한 경주이기에 벚꽃이 늦게까지 남아서 우리를 기다려 주길 바랐지만, 야속하게 내리는 비
위식도역류질환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하여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거나 이로 인하여 합병증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1. 증상 위식도역류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쓰림이나 산 역류입니다. 가슴쓰림은 대개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한 타는 느낌, 화끈거림, 쓰림, 불쾌감 등을 말합니다. 하루 중 언제나 증상이 생길 수 있지만, 주로 식사 후 혹은 누운 자세에서 심해지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흔히 속쓰림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이는 기능성 소화불량이나 위십이지장 궤양에서 자주 나타나는 증상으로, 식사 전 즉 공복 시 명치 부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 역류는 시고 쓴 액체 혹은 음식물 등이 식도나 입으로 올라오는 것을 말합니다. 때로는 가슴 통증, 음식이 걸린 듯한 느낌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위식도역류질환은 구토, 위장관출혈, 빈혈, 체중감소, 삼킴 곤란 등의 경고 증상이 없으면서, 위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는 경우 진단할 수 있습니다. 또한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는 그 외에도 흉통이나 만성기침, 쉰 목소리, 목 이물감 등의 비전형적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2. 원인 위식도역류질환의 원인은 위 내용물의 양적 증가, 위 내부 압력
마음이 움직인 순간,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저의 봉사활동보다 은사님의 뜻이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장애인 진료에 헌신하고 있는 송재혁 원장은 현재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에서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봉사의 시작에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바로 우리나라에 장애인치과학을 처음 도입하고, 은퇴 이후에도 장애인을 위해 헌신한 이긍호 교수의 영향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온 기자에게 도착한 문자 메시지에는 송재혁 원장의 스승인 이긍호 교수에 대한 기사링크가 첨부되어 있었다. 송 원장은 공중보건의 복무를 마친 후 수련 과정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 선배의 조언을 따라 수련의 길을 택했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자신의 성향을 살려 소아치과를 전공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이긍호 교수를 만나 장애인 치과진료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었고, 교수의 따뜻한 진료 철학은 그를 자연스럽게 봉사의 길로 이끌었다. 소아치과처럼 장애인 진료도 ‘안심’이 먼저 “주사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아요. 석션도 청소기라고 표현하죠” 뇌성마비 장애인 치료에서 송 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안전’과 ‘안심’이다.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환자들이
함석태 선생에게는 ‘최초‘라는 단어가 자주 붙여진다. 이러한 최초라는 표현이 기록으로 증명이 되면 더욱 의미가 깊다. 최초에는 언제나 선구자적인 모습이 있다. 선각자적인 행동도 있다. 그래서 최초는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준 존재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을 꼽으라면 우리나라 말과 글을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하나를 더 말하라면 우리 조상의 얼이 담긴 문화유산을 들 수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 근대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수장가로 꼽을 수 있는 인물로 오세창, 박영철, 김찬영, 함석태, 장택상, 이병직, 이한복, 박창훈, 박병래, 손재형, 전형필 등이 있다. 치과의사 함석태는 개인적인 애호의 목적으로 문화유산을 수집하였다. 또한 고미술품뿐만 아니라 한국 도기와 민속 공예품을 남다른 전문가적 식견과 애정을 갖고 구입하였다. 함석태는 문화유산 애호가임과 동시에 우리나라 문화유산이 일본인의 손으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는 문화유산 수호자 역할까지 수행한 셈이다. 나라를 빼앗긴 상태에서 우리의 문화유산까지 일본으로 건너가는 것을 막고 싶었던 것이다. 일제강점기 전형필이 우리나라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막대한 사재를 털어 문화유산 지킴이를
1926년, 일제강점기 혼란 속에서 대한민국이 경제적·사회적으로 고통받던 시기, 유한양행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창립자 유일한 박사의 비전 아래 설립됐다. 당시 조선은 기본적인 의료 시스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했고, 대부분의 의약품을 외국에서 수입해야만 했다. 이렇듯 암담한 현실에서도 유일한 박사는 독립된 의약품 제조 기반을 마련하고, 국민 건강 수호에 기여하기 위해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오는 2026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유한양행은 오랜 시간 동안 대한민국 제약산업을 이끌고, 국민의 삶을 높이는 데 기여해왔다. 오늘날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무대에서도 눈부신 활약 중인 유한양행, 그 100년의 여정을 하나씩 되짚어 본다. 시대를 앞선 참경영인 유일한 박사 유한양행 창립자 유일한 박사는 아홉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과 교육을 공부하며 서구식 선진 경영 철학을 접했고, 1916년 미시건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3.1운동 직후인 1919년 4월 ‘제1회 한인자유대회’가 필라델피아에서 개최됐는데, 이 대회에서 당시 대학 졸업반이던 유일한 박사는 재미 한인대표로 ‘한국 국민의 목적과 열망을 성명하는 결의문’ 작성의 기초위원회
서울대학교치의학대학원은 대한민국 최초로 치의학 교육을 시작한 학교다. 1922년 개학 이래 약 50년간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치과의사를 배출한 교육기관이었으며, 현재까지 1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하며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치의학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치과의사회 창립 100주년을 기념하여 치과의사가 되는 과정의 변모를 서울대학교치과대학의 역사를 통해 알아본다. 치의학 교육의 태동과 식민지 시대의 변화 1922년 4월 1일, 조선총독부의 설립 인가를 받아 경성치과의학교가 개교했다. 초기 교육 과정은 2년 야간제였으며, 입학정원은 50명이었다. 입학시험은 물리, 화학, 미술 세 과목으로 이루어졌고, 하루3~3시간 30분가량 수업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독립된 교사를 확보하지 못해, 조선총독부 의원 건물과 경성의학전문학교 교사를 함께사용해야 했다. 1923년, 학제가 3년 주간제로 변경되면서 교육 과정이 개편되었다. 1년 반 동안 기초의학을, 나머지 1년 반 동안 임상 실습을 진행하는 체계로 변화하였고, 졸업생들은 국가시험 없이 졸업시험만 통과하면 한국과 만주에서 개업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았다. 1925년에는 제1회 졸업생 28
“잘 드셔야 해요. 병이 가볍든 중하든 체력이 받쳐줘야 빨리 나아요. 먹는 게 부실하면 몸도 부실해지고, 몸이 부실하면 병이 오래가요~” “뭘 먹어야 잘 먹는 걸까요? 그런데 솔직히 먹고 싶은 것도 없고, 맛있는 줄도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나 먹자고 뭐 차려 먹기가 너무 귀찮아요.” “뭐 먹으면 좋다, 이런 것 너무 챙기려고 하지 마시고요. 일단 때마다 새로운 반찬 한 가지는 해먹는다. 이것만 지켜보세요. 몸이 자꾸 묵어가는데, 냉장고에 몇날 며칠 묵혀둔 음식만 드시면 더 빨리 늙어요.” 치료를 하면서 위와 비슷한 대화를 하루에도 꼭 몇 번씩은 하게 된다. 한의원에는 수술이나 대증약만으로는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는 만성질환과 퇴행성질환 환자가 많은 편이다. 대체로 고령의 분들이 많은데, 이런 분들의 치료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바로 체력이고, 약해진 체력의 중심에는 부실한 식사가 있다. 어르신들에게 잘 드셔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뭘 먹어야 건강에 좋은 것인지 묻는 분들이 많다. 그러면서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에서 본 식재료나 영양보충제를 말씀하시기도 하고, 자식들이 사다 준 기능성식품을 먹고 있다고도 하신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기본적인 영양섭취가 잘 되고 있
꽃의 여백과 백이라는 숫자가 만나는 지점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같은 백이라는 발음인데 두 의미가 지닌 뜻은 참 다릅니다. 여백(餘白)의 ‘餘’는 남을 여, ‘白’은 흰 백으로, 남은 공간이나 흰 여지를 뜻합니다. 반면 100년/백 년(百年)의 ‘百’은 일백 백, ‘年’은 해 년으로, 긴 시간의 흐름과 완성된 가득참을 생각나게 합니다. 꽃 작품에서의 여백은 단순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것은 꽃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그 아름다움 속에 담긴 이야기를 해석할 여지를 제공합니다. 백이라는 숫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세 자리 숫자가 아니라, 무수한 순간과 가능성을 품은 상징입니다. 꽃의 여백은 무엇을 담을지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를 좌우합니다. 이는 백이라는 숫자가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며, 과거의 성취와 미래의 희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백 속에서 꽃은 피어나고, 백이라는 숫자는 그 안에서 의미를 찾아갑니다. 꽃 작품의 여백이 그 아름다움을 완성하듯, 백이라는 숫자는 우리에게 시간을 초월한 깊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가능성과 성취를 위한 무대입니다. 백은 그 위에 피어나는 꽃이며, 새로운 역사의 출발점이기도
시절이 하수상해서 온갖 흉흉한 일들이 뒤범벅되어 있는 이 때, 이 지면에서조차 폭력과 분노를 마주치고는 자동적으로 멈칫할 여러분들에게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네, 그렇습니다. 폭력은 병입니다. 학교에서 나타나면 학폭, 집에서 나타나면 가정 폭력이라고 부르는 현상은 병의 증상이 맞습니다. 멈칫하실 걸 알면서도 폭력이 병이란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모름지기 병이란 치료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이가 아픕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아픈 게 아니라 충치라는 병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죠? 네, 치료하면 됩니다. ‘벌레 먹은 이빨’을 갈아내고 때우던지, 쏙 뽑아내든지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치료하면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파괴적 행동 장애(disruptive behavioral disorder)라는 ‘병’을 말씀드리는 건 희망을 붙잡으려는 시도입니다. 폭력으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는 세상, 아무런 대책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아직 우리가 치료를 제대로 못해서 그런 거지 치료할 방법만 찾는다면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꾸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혹은 그렇게 바꾸어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파괴적
이번 글에서는 디지털 틀니의 특징과 장점에 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틀니는 치아가 모두 빠졌을 때, 잇몸 위에 인공치아를 올려 음식을 씹고 말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디지털 틀니는 전통적인 틀니와 달리 3D 스캐너, 컴퓨터 설계 프로그램(CAD), 3D프린터와 밀링 기계 같은 첨단 장비를 이용해 더 빠르고 정밀하게 제작되는 틀니입니다.1 치주염과 치아동요가 심해 모든 치아의 발치가 필요하였고, 임플란트치료를 하기전 임시틀니가 필요했던 환자분입니다. 치아의 동요가 심하여 전통적인 인상재를 이용한 본을 뜨지 않고 구강스캐너로 입안을 촬영하여 디지털 틀니를 제작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경우 발치 우려없이 구강스캐너로 편안한 진료환경에서 구강내 본을 뜰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구강스캔 데이터 상에서 디자인 하여 심미적인 디지털 임시틀니를 제작하였으며 환자분은 매우 만족하셨습니다.2 전통적인 틀니 제작과정에서는 환자가 4~5회 내원하지만 디지털 틀니를 통해 환자 내원 횟수를 2~3회로 단축할 수 있습니다. 고령으로 건강문제가 있는 환자분들의 경우 치과 방문 횟수를 줄이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새 틀니 제작을 원하시는 경우 기존 틀니
월요일 아침, 억지로 몸을 일으켜 침대를 나서려고 하니 허리가 이상하다. 아래 허리가 뻐근하고 찌릿하며 구부리거나 펼 때마다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통증이 느껴진다. 이거 왠지 운전도 못 할거 같고 그렇다고 대중교통 이용은 더 힘들 거 같아 고민하다가 결국 조심스럽게 운전을 해서 출근은 했지만 오전에는 통증으로 일하는 둥 마는 둥 겨우 버티고 오후는 결국 병가를 쓰고 말았다. 이게 말로만 듣던 허리디스크인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 디스크 걸리면 되게 고생하고 비싼 수술이나 시술을 받아야 한다던데, 친구 제훈이가 허리디스크로 오랫동안 고생했다던 이야기도 떠오르며 생각이 많아진다. 결국 오후에 가까운 병원에 방문하여 엑스레이 검사와 진찰을 받고나니 다행히 디스크 가능성은 적고 대요근 통증이라고 설명을 듣고 허리에 주사를 맞고 나서 한결 나아졌다. 그런데 나는 무리한 운동도 안 했고 다치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아픈걸까? 흔히 ‘허리 통증’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바로 ‘디스크’일 것이다. 하지만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의 5%에서 10% 정도만이 실제 추간판 탈출증(디스크 탈출증)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실제로 허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 중 큰 비중을
30대 중반까지도 아메리카노 커피는 쓰다고 먹지 않았다. 하루에도 두세 잔씩 믹스커피를 먹고, 아침을 빵으로 대신할 때는 빵보다 더 달달한 커피우유를 함께 먹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안 아프던 곳들이 하나둘 아프기 시작하고 피부에 뭐가 나면 잘 없어지지 않았으며 만성적인 피로감에 건강에 대한 불안감은 조금씩 커져 갔다. 수십 년째 당뇨를 앓고 있는 아버지와 믹스커피도 쓰다고 설탕을 더 타서 드시는 어머니에게 자란 나는 치과대학에 들어오기 전에 이미 상당수의 충치를 앓았고, 어느 날 우연히 설탕 중독에 대한 책들을 접하면서 나의 건강 문제도 설탕에서 비롯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사회에서 설탕이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사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설탕의 위해의 심각성과 끊기 어려운 중독성에 대한 인식은 사람마다 크게 차이가 난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산업화와 함께 설탕의 대규모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면서 예전에는 보기 드물었던 당뇨병과 심장질환, 비만 등의 만성질환이 10-20년의 시차를 두고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현재의 우리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상당수의 사람들이 설탕 없이는 살기 힘든 설탕 중독 상태에
희년(Jubileo)이란? 2025년은 가톨릭의 중요한 희년으로, 사전적 의미는 ‘기쁨의 해’ 라는 뜻이며, 25년 주기로 돌아오는 기념일을 의미한다. 교황 보나파시오 8세(Boniface VIII)가 1300년에 첫 희년을 선포하면서, 100년마다 희년 행사를 열 계획이었으나, 1350년에 교황 클레멘스 6세(Clement VI)가 50년 주기로 단축했다. 1470년 교황 바오로 2세(Paul II)가 25년 주기로 단축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매 25년마다 열리고 있다. 또한 교황이 재임기간 중에 특별 희년을 선포 할 수도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5년에 ‘자비’의 특별 희년을 선포한 적이 있으며 2025년 정기 희년의 주제는 ‘희망’으로 정했다. 신자들에게 ‘두려움과 낙담으로 얼룩진 세계에서 기쁘게 희망을 전하는 사람이 되자’고 요청했다. 전쟁과 사회적 혼란 속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지난 2015년 특별희년 기간 동안에는 로마에 약 2,000만명의 방문객이 찾아왔는데, 이번 2025년 정기 희년에는 약 3,200만명~3,500만명의 순례자와 관광객이 로마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희년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