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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로또와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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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39)

한일 월드컵이 있던 2002년, 로또가 처음 시행될 때의 풍경이 생각난다. 상점마다 길게 줄을 늘어서서 어떤 번호를 선택할까를 고민하였다. 아마도 전 국민이 한번 씩은 경험했을 것이다. 로또가 새로운 경험이 된 것은 기존의 복권방식과 다른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선택된 번호의 복권을 사는 방법에서 자신 스스로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구매자에게 준 것이 로또이다. 로또는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판매를 늘렸다.


로또를 사러 가면 점원이 스스로 번호를 선택하는 방법과 기계가 번호를 선택하는 방법 중에 어느 것인가를 묻는다. 구매자의 성격에 따라서 선택이 달라진다. 객관적으로 기계가 선택한 방법과 자신이 선택한 방법이나 수학적인 당첨확률은 동일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사람 마음에는 자신이 선택한 번호가 당첨될 확률이 더 높을 것이란 생각이 은연중에 생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컨트롤 환상’이라고 한다. 즉 자신은 운조차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자기편의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편의적 사고’를 교묘하게 복권판매에 이용한 것이 로또이다. 스스로 번호를 기록하는 사람과 기계에 맡기는 사람의 심리를 보면 스스로 기록하는 사람이 자기편의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다. 반면 기계에 맡기는 사람은 확률적으로 동일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즉 객관적으로 사건을 보고 인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독자에게 두 가지 질문을 해본다. 당신은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두 번째는 만약 우울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방법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첫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각자가 모두 다를 것이다. 반면 두 번째 질문에 대하여 우울증 환자는 자신에 일에 관심이 많고 세밀해서 기계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혹은 무력증이 심해서 스스로 선택하기보다는 기계에 의존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아니면 스스로를 비하해 자신의 선택을 회피하려는 심리에서 기계를 선택할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과연 무엇이 맞는 것일까. 이 질문의 대답은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사람의 마음에는 옳고 그름은 없다. 다만 일반적인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기계가 정하는 것을 선택하기 쉽다. 이는 위에서 언급된 이유보다는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현실의 상황을 더욱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정확히 인식하는 능력이 뛰어나서 로또의 두 가지 선택이 동일한 확률이라는 것을 정확히 알기 때문이다. 지적인 사람과 감성적인 사람 중에 누가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하는가?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사람과 자기중심적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있다면 누구의 눈에 세상이 아름다울까?


이 질문의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사랑에 빠진 사람에게는 온통 모든 세상이 행복으로 가득 차있을 것이다. 반면 냉정한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온통 비극과 불행으로 가득 차있을 것이다. 세상은 항상 1등이 한 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 지각 인식능력이 뛰어나면 우울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지적이고 냉정하게 판단하는 사람이 감성적인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 감성적이라는 것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출발을 한다. ‘저것은 아름답다’ 또 ‘저 사람이 매력이 있다’는 것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사고이다. 꽃을 보며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음식을 먹으며 맛을 감상하는 사람은 우울증과 거리가 멀다. 꽃을 보면서 얼마일까? 기르기 쉬울까? 언제 시들까? 등을 생각하고, 음식을 먹으면서 어떻게 만들었을까? 셰프가 누굴까를 생각한다면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세상의 일을 모두 머리로 이해하려하면 우울해지기 쉽다.


세상이란 가슴으로 느껴야하는 경우도 많다. 머리와 가슴의 거리가 불과 60㎝도 안되지만 서로 인정하지 않으면 너무도 먼 거리가 된다. 머리와 가슴이 적절하게 조화된다면 우울해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로또의 진정한 의미는 짧지만 당첨금으로 행할 행복한 꿈을 꾸는 시간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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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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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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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