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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비와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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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341)

장마가 끝날 시기인 8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지속적으로 비가 내린다. 며칠째 내리던 비가 오늘 아침까지도 내리고 있다. 필자는 비가 오는 날을 좋아한다. 비가 내리면 번잡함이 사라지고 고즈넉해져서 좋다. 오늘 아침도 비가 내리면서 그렇게 시끄럽던 매미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고즈넉한 한가함이 있어 좋다. 더불어 창밖에서 들리는 빗소리도 좋다. 특히 비오는 날에 자동차 안에서 빗줄기가 천장에 부딪치는 소리는 더욱 좋다. 이럴 때면 지금은 이룰 수 없지만 아랫목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고구마를 까먹으면서 만화책을 보는 것이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필자에게 비오는 날은 좋은 추억과 기억이 있다. 반면 비오는 날이면 우울해지는 사람들도 있다.

비가 오면 우울해지는 사람들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는 과거의 불행한 경험에 의한 정서적 원인이다. 즉 비와 연관된 안 좋은 경험을 지닌 것이다. 예를 들어 비오는 날에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던가 아니면 빗길에서 심한 사고를 당했다던가하는 등등으로 비가 심리적인 트라우마의 원인으로 자리 잡은 경우이다. 두 번째는 빛에 반응하는 멜라토닌과 연관된 생리적 원인이다.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멜라토닌 분비가 적어지면서 우울증이 야기될 수 있다. 이런 종류에는 계절성 정서장애와 야식증후군 등이 있다. 계절성 정서장애는 겨울성 정서장애와 여름성 정서장애로 나뉜다. 겨울에 햇빛 조사량이 감소하여 멜라토닌 분비가 적어지면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식욕부진과 과수면이 생긴다. 반면 여름에는 식욕저하와 불면에 시달리는 경향이 많은데 이는 장마철에 일조량이 감소하는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이지만 아직 확실한 원인이 규명되지는 않았다.

야식증후군은 저녁 7시 이후의 식사량이 하루 전체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불면증 등 수면장애를 동반하는 증상의 증후군이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 우울증, 불안, 자신감 결여 등의 심리적인 문제를 동반한다. 이들은 대개 아침 식사를 거르거나 적게 먹고, 점심 식사도 대충 먹고는 저녁에만 하루 섭취량의 절반 이상을 먹는 경향이 강하다. 또 먹지 않으면 잠들기 어렵거나 배고파서 밤에 자다가 깨기도 한다. 그 이유는 야식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정상의 절반 정도로 감소시키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 렙틴 분비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하여 밤에는 항상 수면이 부족하고 식욕은 억제되지 않아서 계속 먹게 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밤에 먹으면 소화가 충분히 되지 않고 열량이 소비되지 않기 때문에 체지방이 축적되어 비만으로 이어지고, 역류성 식도염과 기능성 위장장애 등의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보고에 의하면 미국에서 정상 체중인 사람의 0.4%, 비만인의 9~10%, 치료가 원활하지 않은 중증 비만인의 51~64%에서 이 증상을 보였다.

이처럼 햇빛과 연관된 멜라토닌은 생리적인 현상이면서도 수면, 우울증, 무기력 등과 같이 심리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멜라토닌은 햇빛에 노출된 후 15시간 후에 분비되며 보통 저녁 7시에 분비되기 시작하여 10시에 급상승하고 새벽 3시에 최고로 분비되었다가 그 다음날 아침 햇살이 들어오면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며 잠에서 깬다. 그래서 생리학적으로 보면 멜라토닌 분비가 정상적인 아침형인간이 저녁형인간보다 정신·심리적으로 건강할 가능성이 높다. 시카고대학의 심리학자 카시오포 교수는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외로움을 느끼기 쉽고 마음이 답답하고 개운하지 못한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초파리 잠 유전자를 연구하는 최준호 카이스트 교수는 “잠은 항상성이 있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 평균 수면시간을 채우려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여기에 몇 가지 의문이 든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일찍 자는 것은 아닐까? 마음이 편하고 고민이 없어야 일찍 잘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저녁형인간은 잠들지 못할 사유가 있는 것은 아닐까? 혹시 하루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다 풀지 못한 사람이거나 풀고 있는 사람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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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에이션 지표로 본 S&P500, 역사적 고평가 구간에 들어서다

최근 미국 증시는 역사상 유례없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보이고 있다. 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주요 지수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으며, 각종 지표들이 과거 어느 시기보다 과열된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막바지에 이르고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국면에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러한 고평가 국면이 지속된다면 자산배분 투자자의 리밸런싱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S&P500의 밸류에이션을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네 가지 주요 지표는 PSR(주가매출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수익비율), 그리고 연간 배당수익률이다. 각 지표는 시장의 기대 수준, 기업의 실적, 그리고 주식의 내재가치를 서로 다른 시각에서 보여준다. 이 네 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현재 미국 증시는 2000년 IT 버블이나 2021년 팬데믹 당시의 고점보다도 더 과열된 상태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PSR은 기업의 시가총액을 매출액으로 나눈 값으로, 주식이 실제 매출 규모에 비해 얼마나 비싸게 거래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PSR은 역사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IT 버블 당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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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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