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1 (목)

  • 맑음동두천 -3.6℃
  • 맑음강릉 -0.7℃
  • 맑음서울 -2.1℃
  • 구름조금대전 -1.1℃
  • 흐림대구 -1.2℃
  • 구름많음울산 -0.5℃
  • 구름많음광주 -1.0℃
  • 흐림부산 1.9℃
  • 구름많음고창 -1.4℃
  • 제주 2.1℃
  • 맑음강화 -3.6℃
  • 맑음보은 -3.0℃
  • 구름조금금산 -2.0℃
  • 구름많음강진군 -1.4℃
  • 구름많음경주시 -1.1℃
  • 구름조금거제 1.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나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습니다”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45)

진료실에 5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27세 여성 환자가 턱관절증을 주소로 내원하며 같이 온 이들이었다. 한 분은 어머니인 듯 보였고 다른 3명은 형제이거나 매부 같은 느낌이었다. 환자는 턱관절음과 두통 그리고 간헐적인 전신적 불편감을 호소하며 자신이 지닌 안면비대칭을 그 원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더불어 안면비대칭이 개선되면 그런 증상들도 개선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장시간의 문진과 검진을 통해 환자의 증상이 전형적인 턱관절증보다는 스트레스에 의한 증상으로 판단되어 환자에게 “일하는 동안이나 평소에 스트레스가 얼마나 되나요?”라는 질문을 하였다. 그런데 환자의 대답은 의외였다. “나는 전혀 스트레스가 없습니다”라는 것이었다. 이에 필자는 다시 “직장에서 일은 고사하고 요즘 같은 시대에서 TV나 SNS에 뉴스만 봐도 스트레스 아닌가요?”라고 질문했다. 이에 환자는 “저는 일체 안 보고 안 듣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전혀 없습니다. 업무에서도 스트레스 안 받습니다”라고 답변했다. 

그 순간 필자의 머리에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스쳤다. 20대 중반 현대여성의 입에서 나오는 “나는 스트레스가 전혀 없습니다”라는 말은 심리적으로 자신은 스트레스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오랫동안 강하게 강화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을 가능성도 크다. 요즘 20대 중반 여성이 4명의 지인과 함께 병원에 내원한 것도 일반적이지 않다. 지인을 많이 동반했다는 것은 자존감이 약하거나 타인 의존도가 높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자신이 원하는 것은 안면비대칭인데 그것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고 단지 다른 문제들의 원인으로 축소시키려는 의도가 보였다. 자신은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이나 양악수술을 하는 속물이 아니라는 심리일 수도 있다. 자신은 착하고 올바른 사람이어야 한다는 선행강박일 수 있다. 게다가 뉴스를 전혀 안 본다고 과도하게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모습에서 사이비 종교의 광신도들에서 보이는 자신들의 특유한 교리를 맹신하는 듯한 모습을 보았다. 스스로 만들어 놓은 일정한 생각 패턴 속에서 사는 것이다. 자신이 약한 것을 감추기 위해 험한 세상과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서 회피하는 심리에서 나타난 것으로 판단됐다.

상담을 통해 그녀로부터 “나는 얼굴이 예뻐지기 위해 수술을 하여 안면비대칭을 개선하고 싶은데 내 입으로는 말할 수 없으니 당신 입을 통하여 그 말을 듣고 싶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그녀는 필자의 입에서 양악수술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모든 증상을 찾아서 그렇게 스스로 아파왔던 것으로 판단됐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냥 “안면비대칭을 고치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아주 쉬운 것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생각 속에서 수많은 원인을 만들어 이야기하여 결국 그녀는 필자로부터 “안면비대칭의 개선이 당신의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안면비대칭을 지닌 사람들 모두가 당신과 같은 증상을 겪지는 않기 때문입니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그녀 증상의 원인은 둘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크다. 첫째는 안면비대칭을 수술하고 싶은 마음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증상일 가능성이다. 두 번째는 뉴스를 전혀 안보고 SNS를 차단할 정도로 사회로부터 도피해 의식적으로는 스트레스가 없다고 말하지만 무의식 속에는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이다. 현대를 사는 사람이 수행자나 구도자가 아니고 어떻게 스트레스가 없을 수 있겠는가. 스트레스가 없다고 말을 하는 사람은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얼마나 많은 사연을 지니고 있겠는가.

필자가 본 그녀는 혼자 병원에 상담하러 올 수 없을 정도였다. 스스로 예뻐지기 위해 수술하고 싶다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는다고 말해야 할 만큼 주변으로부터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할 무슨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그녀와의 상담이 끝난 뒤에도 오랫동안 마음 한 자락에 안쓰러운 여운이 길게 남았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미친× 머리에 꽂은 꽃과 탈팡
요즘 ◯팡의 뉴스가 난리도 아니다. ◯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로켓배송이란 이름으로 주문 다음 날 빠르게 배송을 하며 동종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회사다. 그 회사에서 얼마 전 이용자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었다. 그러나 회사는 후속 처치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급기야 국회청문회가 열리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다. ◯팡 청문회를 보다가 과거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가 연상되었다. 동문서답하는 것도, 불리한 것은 ‘모른다’로 일관하는 것도, 최고 책임자에 대한 질문에는 묵비권으로 일관하는 것도 모두 유사한 풍경이었다. 단지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에서는 고개를 빳빳이 세운 장세동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이번 청문회에서는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일관한 외국인 변호사 바지사장이 대조적으로 오버랩되었다. 게다가 증인으로 참석한 가장 연차가 높은 부사장은 취직한 지 1년이 안 되었고, 부사장이 몇 명인지도 모른다고 답변하였다. 청문회를 보는 내내 무슨 마약 범죄조직의 점조직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팡 사용자는 늘었

재테크

더보기

S&P500 자산배분, 2025년을 마감하며 산타랠리보다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2025년 연말을 앞두고 미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연말 특유의 계절적 강세, 이른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편, 경기 둔화 가능성과 주식시장의 고평가 논란을 근거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산배분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랠리의 성사 여부를 예측하는 데 있지 않다. 현재 시장이 기준금리 사이클상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구조를 점검하는 일이 보다 본질적인 과제가 된다. 자산배분 투자는 특정 자산의 단기성과를 맞히는 데 목적을 둔 전략이 아니다. 금리와 유동성, 경기 국면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자산과 불리해지는 자산을 구분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장기적인 위험 대비 수익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준금리는 자산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동일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금리 사이클상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시장의 해석과 반응은 크게 달라진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에서 금리 인하 국면에 해당하는 오른편 구간을 A-B-C-D로 나누어 살펴보면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