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30 (화)

  • 맑음동두천 -3.0℃
  • 맑음강릉 4.2℃
  • 맑음서울 -1.4℃
  • 맑음대전 0.8℃
  • 맑음대구 4.8℃
  • 맑음울산 5.0℃
  • 맑음광주 3.0℃
  • 맑음부산 7.1℃
  • 맑음고창 0.3℃
  • 구름조금제주 10.4℃
  • 맑음강화 -2.5℃
  • 맑음보은 -1.1℃
  • 맑음금산 -1.5℃
  • 구름많음강진군 5.1℃
  • 맑음경주시 5.1℃
  • 맑음거제 5.5℃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손정필 교수의 NLP 심리상담 - 50

URL복사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

가을의 흔적은 아직도 이곳 저곳에 남아있건만 어느새 차가운 바람은 서둘러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이제 머지 않아 추운 겨울을 준비해야 한다. 군인들은 혹독한 추위를 대비한 병영생활을 준비할 것이고, 관공서에서는 산불이나 폭설을 대비한 월동준비를 할 것이다. 그리고 일반 시민들은 좀 더 두터운 겨울 옷들을 구입하거나 아니면 이전에 입었던 옷들을 옷장에서 꺼내 추위를 맞이할 것이다. 긴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 가을에 거두어들인 배추나 무로 김치나 깍두기 그리고 동치미를 담았던 조상들의 지혜는 참으로 대단하다. 아무튼 겨울은 다른 어떤 계절보다 준비할 것이 많은 계절인 것 같다. 그만큼 추위라는 것이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사람을 위축시키게 만든다. 

그래서 겨울에는 추위를 막아주는 것들이 필요하다. 추위를 막아주는 옷이나 난방시설도 필요하지만 특히 따끈한 음식을 유난히 찾게 되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다. 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밥이 생각나고 얼어붙은 손을 녹여주는 따뜻한 하얀 찐빵도 떠오른다. 그 중에서도 하얀 옹심이가 들어간 달콤한 단팥죽이나 호박죽은 겨울의 또 다른 별미다. 지금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이전의 시대에 따뜻하다 못해 방바닥이 뜨거운 아랫목에 앉아서 먹는 단팥죽과 호박죽은 겨울을 행복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음식이었다.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단팥죽과 호박죽이 주는 달콤함이 지금의 초콜렛이나 사탕보다 더 달고 깊은 맛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죽의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설탕을 많이 넣어야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그렇게 되면 단맛의 깊이가 없다고 한다. 죽의 단맛을 내기 위해서는 물론 설탕도 들어가야겠지만 설탕의 단맛과는 정반대인 소금을 넣어야 단맛의 깊이가 우러난다고 한다. 이처럼 짠맛이 오히려 단맛의 깊이를 더해준다는 화학적 원리를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터득했는지 모르겠지만 단맛만으로는 단맛의 깊이를 더할 수가 없다. 똑같지는 않지만 우리들의 인생도 비슷하다. 

누구나가 행복하고, 즐겁고, 유쾌하고, 풍요로운 것을 기대하고 그린다. 하지만 이러한 행복과 즐거움과 그리고 풍요로움은 고통이나 좌절 등과 같은 상처를 치유하고 넘어설 때 얻게 되는 결과물이다. 수없이 많은 이력서와 면접에서의 탈락을 경험한 후 얻게 되는 취업은 더 큰 기쁨과 행복이 될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사업의 거듭된 실패 속에서 얻게 되는 성공은 더 보람되고 큰 성취감을 갖게 될 것이다. 얼마 전 마지막 사법시험에서 수석으로 합격한 사람은 다름 아닌 열 번의 실패 끝에 합격하였다. 그것도 수석합격이었다. 열 번의 실패 끝에서의 합격이 수석이라는 결과로 나왔으니 그 행복과 보람은 배가 될 것이다. 소금의 짠맛이 있어야 설탕의 단맛을 더욱 깊게 만들 듯이 우리네 인생도 고통과 좌절이라는 상처를 견디고 이겨낼 때 행복과 기쁨을 더 값지게 얻게 되는 것 같다. 

겨울은 유난히 모임이 빈번한 계절이다. 송년모임이나 신년모임 그리고 성탄절 등 오랜만에 만나는 모임에서 모두 한껏 자신만의 멋을 부린다. 특히 반지나 목걸이와 같은 액세서리는 모임에서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장신구다. 그 중에서도 동양의 보석이라고 불리는 진주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보석 중 하나다. 사람들이 귀하게 여기는 영롱하고 아름다운 진주는 원석을 캐어서 세공을 통하여 만들어지는 다른 보석과는 달리 조개 속으로 외부에서 물질이 침입하였을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탄산칼슘과 단백질을 분비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결국 상처를 통해서 아름다운 진주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진주가 ‘조개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또한 사람들이 모임에서 자신을 꾸미기 위하여 사용하는 향수는 성분과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가장 값비싼 향수의 원료가 되는 용연향은 향유고래가 음식물을 섭취하다가 생긴 상처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것으로 토해내면 역한 냄새가 난다고 한다. 하지만 그 배설물이 수년간 바닷물의 염분과 햇볕을 받고는 귀한 향수의 원료가 된다. 이처럼 우리에게 아름다운 향을 주는 매력적인 향수는 역한 냄새가 나는 고래의 상처를 통하여 얻게 된다. 

달콤하다는 것은 그 이면에 씁쓸한 것이 있어야 비로소 달콤함이 된다. 고통은 견디기가 힘들다. 그리고 상처는 너무 아프다. 하지만 고통과 상처 없는 인생은 없다. 누구나 고통과 상처를 직면해야 한다. 하지만 직면한 고통과 상처를 조금만 더 견디고 참아내면 보석보다 찬란한 내일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이 달콤한 인생이다. 
우리의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을 위하여….


글_ 손정필 교수 (평택대학교 교수 / 한국서비스문화학 회장 / 관계심리연구소 대표)
jpshon@gmail.com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미친× 머리에 꽂은 꽃과 탈팡
요즘 ◯팡의 뉴스가 난리도 아니다. ◯팡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로켓배송이란 이름으로 주문 다음 날 빠르게 배송을 하며 동종 업계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 회사다. 그 회사에서 얼마 전 이용자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대규모로 유출되었다. 그러나 회사는 후속 처치에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국민적 분노를 일으켰다. 급기야 국회청문회가 열리게 되었는데 그 모습이 가관이다. ◯팡 청문회를 보다가 과거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가 연상되었다. 동문서답하는 것도, 불리한 것은 ‘모른다’로 일관하는 것도, 최고 책임자에 대한 질문에는 묵비권으로 일관하는 것도 모두 유사한 풍경이었다. 단지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청문회에서는 고개를 빳빳이 세운 장세동이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반면 이번 청문회에서는 너희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일관한 외국인 변호사 바지사장이 대조적으로 오버랩되었다. 게다가 증인으로 참석한 가장 연차가 높은 부사장은 취직한 지 1년이 안 되었고, 부사장이 몇 명인지도 모른다고 답변하였다. 청문회를 보는 내내 무슨 마약 범죄조직의 점조직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이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팡 사용자는 늘었

재테크

더보기

S&P500 자산배분, 2025년을 마감하며 산타랠리보다 중요한 것은 리스크 관리다

2025년 연말을 앞두고 미국 주식시장을 둘러싼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연말 특유의 계절적 강세, 이른바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편, 경기 둔화 가능성과 주식시장의 고평가 논란을 근거로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산배분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적인 랠리의 성사 여부를 예측하는 데 있지 않다. 현재 시장이 기준금리 사이클상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에 부합하는 포트폴리오 구조를 점검하는 일이 보다 본질적인 과제가 된다. 자산배분 투자는 특정 자산의 단기성과를 맞히는 데 목적을 둔 전략이 아니다. 금리와 유동성, 경기 국면의 변화에 따라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자산과 불리해지는 자산을 구분하고, 이를 주기적으로 조정함으로써 장기적인 위험 대비 수익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준금리는 자산가격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동일한 경제 지표와 기업 실적이 발표되더라도, 금리 사이클상 어느 국면에 위치해 있는지에 따라 시장의 해석과 반응은 크게 달라진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에서 금리 인하 국면에 해당하는 오른편 구간을 A-B-C-D로 나누어 살펴보면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