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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칼럼

[사 설] 개원의들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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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생존 같은 대한민국의 의료환경에서 개원의는 여유있는 삶보다는 생존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 압박감의 첫째는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의 기대치다. 넘쳐나는 의학정보와 광고로 인해서 의료도 쇼핑의 대상이 되었다.

두 번째는 전면급여화를 내세운 문케어에서 보여지듯이 이번 정부는 의료계의 일반적인 희생을 지금까지보다 더 혹독하게 요구할 것 같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의료의 질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면급여화와 의료의 질 향상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는 주체가 되는 의사들의 협조를 구해야 하고,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몇 년 후에 도래한다는 건보공단의 파산을 막아야 한다며 의료계의 희생을 강요해 마련한 건보공단 흑자와 국민의 피 같은 세금으로 비용을 마련하겠다니, 그 몇 년이 지나가면, 또 어디서 돈을 끌어다 쓸 것인지 궁금하다.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나라살림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니 걱정되는 것이다. 이제 겨우 중진국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데, 의료복지는 선진국을 따라가려니, 가랑이가 찢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지금까지와 같이 의료계의 희생을 더 요구하는 사태가 올까 심각하게 두렵다. 더 이상의 희생은 의료계를 파멸로 이끌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는 의사의 과잉배출이다. 이것이 근본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대부분이 개업의로 살아가는 치과의사들에게는 더욱 심각한 문제이다. 개업의는 특성상 공공성이 없고 시장경제를 따른다. 2, 3차 의료기관의 의사들은 대부분 의료행위에만 집중하면 된다. 그러나 개업의는 다르다. 병원의 생존과 관리를 책임지는 경영자의 역할이 추가된다. 

심리학에서는 역할 스트레스가 발생하는 상황을 크게 3가지로 정의한다. 2개의 상충되는 역할 사이에서 발생하는 ‘역할 갈등’, 요구되는 역할에 대한 경험과 지식의 부재로 발생하는 ‘역할모호성’, 그리고 감당하기에 버거운 역할로 인한 ‘역할과부하’ 등으로 분류된다.

개원의도 20년 전엔 진료만 잘 하면 되었다. 개원자리가 중요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경영자의 역할이 더 강조되지는 않았고 성실하게 진료만 잘 하고 친절하면 별 문제가 없었다. 구인난이 심각하지 않았기에 직원과의 갈등도 별 무리없이 지나갔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회가 변하면서 경영자로서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감과 치과의원 경영자로서의 역할이 서로 상충되는 경우가 많아 갈등을 겪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최근에는 먹튀치과(진료비를 선불로 받고 진료를 하지 않은 채 잠적해버리는 치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사회문제화 되었다. 먹튀치과가 발생한 배경에는 과도하게 많은 개원치과로 인한 과당경쟁과 가격경쟁이 있다. 먹튀치과가 아니더라도 덤핑으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지 못하고 파산하는 치과가 속출하면서 피해가 늘고 있다. 이들은 이벤트광고를 해서 우선 환자를 유치하고, 과잉진료와 위임진료로 박리다매의 수익을 올리는 자본주의 전형의 광고마케팅을 한다. 경영인으로서의 역할만이 보이고 의료인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치과개원의로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의료인으로서의 자존감과 경영인으로서의 능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스키델스키는 ‘무엇’을 가져야 행복한가란 질문에 다음의 일곱 가지로 정리했다. △건강 △안전 △서로에 대한 존중 △개성 △자연과의 조화 △우정 △여가가 바로 그것이다. 돈과 탐욕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사는 사회, 각자의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서로에서 벗이 돼 주는 사회, 그리고 여유로운 여가를 즐기는 사회, 바로 이런 사회가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행복한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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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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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연고점을 경신하는 달러원 환율 원달러 환율(달러원 환율 같은 뜻이다)이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2원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4월 9일은 장중 1,355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이 뚫려있는 모양새다. 외환 당국이 방어를 하던 환율 박스권도 돌파된 상황이다. 환율이나 금리 같은 경제지표의 최신 가격을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환율 상승이나 금리 인하의 이유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올바른 해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크로 변화의 표면적인 이유를 겉핥기 하거나 뉴스에서 제공되는 뒷북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일관되게 원달러 환율 강세를 대비한 달러화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본 칼럼과 유튜브를 통해 강조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 작년 초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원화 약세를 헤징할 수 있는 달러화 표기 자산들을 전체 총자산의 80%까지 늘려 편입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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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