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03 (수)

  • 맑음동두천 -6.2℃
  • 맑음강릉 -0.7℃
  • 맑음서울 -5.1℃
  • 맑음대전 -1.7℃
  • 맑음대구 0.0℃
  • 맑음울산 0.6℃
  • 맑음광주 1.5℃
  • 맑음부산 2.7℃
  • 맑음고창 0.2℃
  • 구름많음제주 8.1℃
  • 맑음강화 -6.4℃
  • 맑음보은 -2.1℃
  • 맑음금산 -0.9℃
  • 맑음강진군 3.2℃
  • 맑음경주시 -0.2℃
  • 맑음거제 2.9℃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환자의 이기적 편향 심리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53)

외래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던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뜬금없는 질문을 받는다. “지금 나에 대한(우리 아이에 대한) 치료가 잘되고 있나요?”


이에 필자는 순진하게 초진 모형을 보여주면서 그동안 진행돼온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그 뒤에 다시 환자의 질문이 따라온다. “그럼 진료가 언제쯤 끝날 수 있나요?” 여기에 대해 다시 초진 시에 설명한 차트를 리뷰하면서 처음에 계획한 것과 특별하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거라는 대답을 한다. 그 뒤에 다시 질문이 들어온다. “내가(아이가) 여름방학에 여행을 계획하려는데 그전에 끝날 수는 없는 것인가요?” 이 마지막 질문을 들으면 그제야 비로소 환자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만 이때 필자의 마음은 속았다는 느낌, 당했다는 느낌에 화가 올라온다. 처음부터 “여름방학에 일이 있으니 그때까지 치료가 끝날 수 있나요?”라고 질문하면 될 것을 빙빙 돌려가면서 질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상대에게 굴욕감을 주거나 허탈하게 하고 화를 나게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 문제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우선 그 내면의 심리에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심리가 깔려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얻으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이익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진료를 빨리 끝내달라고 했을 때의 불이익을 먼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그 일련의 모든 과정을 질문하고 확인하며, 마지막에 본인이 생각한 것을 질문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에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기분은 고려되지 않는다. 이미 조건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즉 고객과 주인, 환자와 의사, 아내와 남편, 자식과 엄마, 직원과 상사 등의 조건으로 상대방에게 답변을 요구할 권리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의 가장 근원에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있다. 3세에 ‘나’라는 인식이 생기고부터 발생하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심리이다. 그래서 이를 다른 말로는 ‘이기적 편향’ 혹은 ‘자기본위적인 편향’이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모든 것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사고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것은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거나 상처를 방어하려는 욕구에서 생기는 일종의 심리적 자기방어기전이다. 또 기본적 귀인오류라고도 표현하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다. 이런 자기중심적 사고는 자존감을 보호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과도하면 자칫 또래집단 사회에서 소통 부재의 원인, 왕따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들은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을까? 여기에 행동경제학자로 노벨상 수상자인 커트먼은 ‘자기중심적 사고의 오류’로 자기중심적 사고가 자신감으로 과대 포장되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들은 자기선전을 잘하고 출세욕도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으로 능력은 떨어지는데 사회적인 명성이 높은 경우를 들었다. 그들은 이런 오류를 통해 여러 번에 걸쳐 성공적 이득을 성취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강화되어 상대를 무시하고 행동할 수 있다. 이것을 오류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이 오류는 장기적으로는 지속되지 못하거나 최종에 오류로 판정난다. 또 지위는 있지만 존경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누군가 주변에 그런 자가 있다면 그는 자기중심적인 오류의 산물이다.


필자가 이런 식의 대화를 잘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할 때마다 허탈함을 느끼는 것은 아직도 수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며칠 전 수술교정 환자로부터 “언제 수술이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상하 인상을 체득하여 모형을 만들고 1시간 동안 준비하여 대답하고 난 끝자락에 “여름방학에는 어학연수를 가려는데 이번 겨울방학에는 어려울까요?”라는 말에 필자의 다리에 힘이 빠졌다. 선수술을 하지 않으면 누가 봐도 아직 안 되는 것을…. 필자는 1시간을 허비했지만 환자는 자기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우리 전통사상에는 악마가 없다
악마의 개념은 종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우선 인도 힌두교는 이원론적인 악으로 선의 신과 대등하게 전쟁을 하는 존재다. 반면 기독교는 하느님의 최고 천사가 반역하며 타락하여 사탄이 되었다. 불교는 신도 악마도 모두 중생으로 연기법의 지배를 받는 존재다. 도교는 신도 관료체계가 있어서 가장 높은 옥황상제 밑에 신하 신들이 있고 최하위에 인간 범죄자 같은 하급 저질 영혼인 귀(鬼)와 마(魔)가 있다. 유교는 철저하게 인간 중심개념으로 절대 신도 악마도 없다. 인의예지 안에 있으면 선이고, 벗어나면 악이라기보다는 불선의 개념이다. 악마의 등장은 사후세계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권선징악이 되어야 하는데 실제 현실에서는 악당이 더 잘사는 이율배반적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사후세계에서 확실하게 징벌하는 개념을 종교가 도입하였다. 우리 전통사상에는 절대 악마가 없었다. 일본 요괴와 서양 드래곤은 이유 없이 사람을 해치는 악의 존재다. 우리 전통사상의 도깨비는 장난기는 있으나 권선징악의 존재다. 원래 우리 전통사상에는 선악 개념이 없었다. 인간은 선량하고 행복한 저승 사람이 이승으로 놀러 왔기 때문에 원래 선한 것이다. 원한이 있으면 푸는 것이고, 악한 것은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1월 원달러 환율 분석과 전망 | 환율의 장기 상승 추세와 경제 위기

2025년 11월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79원까지 상승하며 단순한 기술적 움직임을 넘어, 글로벌 경제가 다음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중요한 신호가 되고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의 막바지에 놓여 있으며, 자산시장이 구조적 분기점을 향해 가는 전환기의 중심에 서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가 경제위기 국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외환시장 역시 이러한 흐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연준의 정책 방향, 글로벌 유동성, 신흥국 자본 흐름, 그리고 인플레이션 사이클의 장기 패턴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움직인다. 단기 변동이나 정책 개입에 의해 일시적으로 흔들릴 수 있지만, 결국에는 장기적인 사이클이 결정하는 흐름으로 회귀하는 경향이 강하다. 지금은 다음 국면으로 향하는 ‘큰 흐름’이 다시 뚜렷하게 드러나는 시점이며, 환율의 장기 상승 추세와 경제위기 C 국면의 도래가 어떻게 연결될지를 이해하는 것은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이번 칼럼에서는 인플레이션 사이클과 금리 인하 사이클이라는 두 가지 장기 트렌드가 현재의 환율 움직임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그리고 왜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