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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환자의 이기적 편향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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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53)

외래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던 환자나 보호자로부터 뜬금없는 질문을 받는다. “지금 나에 대한(우리 아이에 대한) 치료가 잘되고 있나요?”


이에 필자는 순진하게 초진 모형을 보여주면서 그동안 진행돼온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그 뒤에 다시 환자의 질문이 따라온다. “그럼 진료가 언제쯤 끝날 수 있나요?” 여기에 대해 다시 초진 시에 설명한 차트를 리뷰하면서 처음에 계획한 것과 특별하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거라는 대답을 한다. 그 뒤에 다시 질문이 들어온다. “내가(아이가) 여름방학에 여행을 계획하려는데 그전에 끝날 수는 없는 것인가요?” 이 마지막 질문을 들으면 그제야 비로소 환자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지만 이때 필자의 마음은 속았다는 느낌, 당했다는 느낌에 화가 올라온다. 처음부터 “여름방학에 일이 있으니 그때까지 치료가 끝날 수 있나요?”라고 질문하면 될 것을 빙빙 돌려가면서 질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이 얼마나 상대에게 굴욕감을 주거나 허탈하게 하고 화를 나게 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까? 이 문제를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우선 그 내면의 심리에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심리가 깔려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얻으면서 포기해야 하는 것에 대한 불이익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진료를 빨리 끝내달라고 했을 때의 불이익을 먼저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그 일련의 모든 과정을 질문하고 확인하며, 마지막에 본인이 생각한 것을 질문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


여기에는 상대방의 생각이나 기분은 고려되지 않는다. 이미 조건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즉 고객과 주인, 환자와 의사, 아내와 남편, 자식과 엄마, 직원과 상사 등의 조건으로 상대방에게 답변을 요구할 권리를 선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의 가장 근원에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있다. 3세에 ‘나’라는 인식이 생기고부터 발생하는 가장 원초적인 본능심리이다. 그래서 이를 다른 말로는 ‘이기적 편향’ 혹은 ‘자기본위적인 편향’이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모든 것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사고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것은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거나 상처를 방어하려는 욕구에서 생기는 일종의 심리적 자기방어기전이다. 또 기본적 귀인오류라고도 표현하며 ‘내가 하면 로맨스고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다. 이런 자기중심적 사고는 자존감을 보호하는 데에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나 과도하면 자칫 또래집단 사회에서 소통 부재의 원인, 왕따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그들은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을까? 여기에 행동경제학자로 노벨상 수상자인 커트먼은 ‘자기중심적 사고의 오류’로 자기중심적 사고가 자신감으로 과대 포장되면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하였다. 이들은 자기선전을 잘하고 출세욕도 강하기 때문이다. 이런 특성으로 능력은 떨어지는데 사회적인 명성이 높은 경우를 들었다. 그들은 이런 오류를 통해 여러 번에 걸쳐 성공적 이득을 성취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에 강화되어 상대를 무시하고 행동할 수 있다. 이것을 오류라고 표현한 이유가 있다. 이 오류는 장기적으로는 지속되지 못하거나 최종에 오류로 판정난다. 또 지위는 있지만 존경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누군가 주변에 그런 자가 있다면 그는 자기중심적인 오류의 산물이다.


필자가 이런 식의 대화를 잘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당할 때마다 허탈함을 느끼는 것은 아직도 수행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며칠 전 수술교정 환자로부터 “언제 수술이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을 받고, 상하 인상을 체득하여 모형을 만들고 1시간 동안 준비하여 대답하고 난 끝자락에 “여름방학에는 어학연수를 가려는데 이번 겨울방학에는 어려울까요?”라는 말에 필자의 다리에 힘이 빠졌다. 선수술을 하지 않으면 누가 봐도 아직 안 되는 것을…. 필자는 1시간을 허비했지만 환자는 자기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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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첫눈과 송년단상(送年斷想)
올해도 이제 보름밖에 남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별문제가 없었는데도 사회적으로 혼란하다 보니 분위기에 휩쓸려 어떻게 한해가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지나간 느낌이다. 우리 사회는 자다가 홍두깨라는 말처럼 느닷없었던 지난해 말 계엄으로 시작된 일련의 사건들이 마무리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올해 10대 뉴스는 대통령선거 등 계엄으로 유발되어 벌어진 사건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 금요일 첫눈이 내렸다. 수북하게 내려서 서설이었다. 많이 내린 눈으로 도로는 마비되었고 심지어 자동차를 버리고 가는 일까지 생겼다. 갑자기 내린 눈으로 인한 사고에 대한 이야기만 있었지 뉴스 어디에도 ‘서설’이란 말을 하는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낭만이 없어진 탓인지 아니면 MZ기자들이 서설이란 단어를 모를지도 모른다. 혹은 서설이란 단어가 시대에 뒤처진 용어 탓일 수도 있다. 첫눈 교통 대란으로 서설이란 단어는 듣지 못한 채 눈이 녹으며 관심도 녹았다. 서설(瑞雪)이란 상서롭고 길한 징조라는 뜻이다. 옛 농경 시대에 눈이 많이 오면 땅이 얼어붙는 것을 막아주고, 눈이 녹으면서 토양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여 이듬해 농사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였다. 첫눈이 많이 내릴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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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금리 인하 사이클 후반부, 나스닥100 자산배분

2025년 11월 3일 고점 이후 약 보름간의 가파른 조정을 거친 나스닥100 지수는 12월 10일까지 약 2주간 반등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주 금요일부터 다시 조정이 시작됐고, 이번 주 내내 이어지고 있는 하락 흐름은 자산배분 투자자에게 중요한 판단 구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현 시점에서 나스닥100 지수의 위치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개별 종목이나 단기적인 수급보다도 연준의 금리 사이클과 그에 따른 시장 구조를 먼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산배분 투자는 언제나 방향을 맞히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시장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위치해 있는지를 판단하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시장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 중 하나는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이다. 이 모형에서 금리 인하 사이클은 A, B, C, D 네 구간으로 나뉘며, 각 구간마다 자산별 유불리가 뚜렷하게 갈린다. 현 시점은 B에서 C로 넘어가는 과정의 최후반부에 해당한다. 아직 본격적인 위기 국면인 C에 진입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금리 인하가 누적되면서 시장 내부의 긴장도는 분명히 높아지고 있다. 이 구간의 특징은 위험자산이 마지막 상승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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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