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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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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54)

조선시대 고종이 즉위하고 2년 지나 대원군이 경복궁 재건을 발표하던 1865년에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수학교수였던 수학자 루이스 캐럴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동화책을 발간했다. 한 소녀가 꿈속에서 토끼굴에 떨어지고 이상한 트럼프의 나라로 여행하면서 겪는 신기한 일들을 그린 동화이다. 어린이를 좋아하고 어린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했던 작가는 학장 집에서 하숙하던 옥스퍼드대학 교수 시절에 학장의 어린 딸 앨리스와 놀면서 만든 이야기를 그녀의 이름을 주인공으로 하여 동화책으로 만들었다. 그 책은 당시 어린이들을 어른의 부속물로 생각하던 풍토를 해학적으로 비평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오늘 문득 아침에 눈을 뜨니 필자가 마치 토끼굴에 떨어져 이상한 나라에 온 앨리스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필자가 37세 시절의 눈으로 20년이 지난 지금을 바라보니 너무도 이상한 나라에 와있는 느낌이다. 미국대통령의 이름이 트럼프란다. 연봉 13만불 이하의 외국인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연봉 13만불이 넘으려면 국내에서는 대기업 임원이나 중소기업 사장 정도는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트럼프는 동화 속 트럼프 나라 하트여왕의 느낌을 준다. 중국이 경제대국이 되어 한국기업을 가지고 노는 갑이 되어있다. 북한은 핵무기 완성단계이고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도 있다. 여자대통령이 있었는데 아바타여서 파면되었으며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다.


연봉이 10만불이 넘는 직장인이 5%도 안 되는데 아파트 주차장과 도로에는 10만불이 넘는 차들로 넘쳐난다. 25평 아파트가 6억이 넘고 전세는 80%에 육박한다. 대학 졸업생 태반이 백수이지만 놀지언정 중소기업에는 취직하지 않는다. 좋은 대학가겠다고 죽어라 공부하는데 공무원 공채에서는 형평성을 이유로 성적만 기재하고 대학이름을 쓰는 항목이 없다. 사회가 노인을 기피하고 구박하는 현상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택시는 노인 승차를 거부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다. 자식은 부모가 돈을 안준다고 살인하고 부모는 갓난아이가 운다고 논두렁에 버린다. 지하철이나 음식점이나 커피숍에서 혼자이든 여럿이든 간에 남녀노소를 무관하게 모두가 휴대전화기만 쳐다보고 있다.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도 줄었고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도 많이 있단다.


치과계를 보니 야반도주하는 치과가 많아졌다. 적자와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의사도 증가하였다. 필자를 보니 더 가관이다. 57세 나이에 책상에 앉아서 전문의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헌법 재판을 통해 전문의 시험을 소급해 보기로 하였다고 한다. 필자뿐만 아니라 평범하게 살던 일반 치과의사들은 통합전문의 시험을 보아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이 동네 유일한 ○○전문의’라는 광고가 보인다. 교정치료비용을 199만원에 하고 임플란트를 45만원에 시행한다는 광고가 지하철에 흔하게 보인다. 휴대용 전화기에 특별 이벤트 교정비용 ○○만원이 문자로 들어온다. 치과는 직원은 구할 수 없다하고 직원들은 취직할 치과가 없다 한다. 간호조무사는 인상을 못 뜬다.


이런 것들이 오늘 아침 깨어나 20년 전의 필자 눈에 비춰지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다. 과연 이런 모습이 20년 전에 필자가 꿈꾸었던 미래의 모습이었을까. 더불어 20년 후의 모습을 생각하여본다. 과거처럼 지금으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도 없는 세상이 되어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시대라도 필자에게 몇 가지 바람이 있다. 최소한의 인간미가 있는 세상이면 좋겠다. 77세의 노인이 되었을 때 단순히 늙었다는 이유가 민폐가 되지 않는 세상이면 좋겠다. 치과의사들이 전업을 위하여 부동산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적 이유나 어쩔 수 없는 생존적 목적이었던 저수가 경쟁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에 변하려는 자구적 노력이 없다면 20년 뒤의 상황은 이보다 더 나빠져 있을 수도 있다. 세계와 국가는 개인의 의지와 생각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치과계는 나 하나의 생각에 변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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