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사춘기 우울증과 뇌기능장애 그리고 불안장애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59)

한 엄마가 중학교 1학년 딸과 내원하였다. 학생은 무표정에 짜증난 얼굴이었고 대답 속에 매사 짜증이 묻어 있었다. 학생을 대기실로 내보내고 엄마와의 상담에서 엄마가 딸의 심한 사춘기로 마음고생이 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필자는 심리 상담과 호르몬 조절을 위한 치료를 받아볼 것을 권유하였다. 

일반적으로 사춘기에는 신체적 변화가 심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 전두엽을 비롯한 뇌 전체가 짧은 기간 동안에 엄청난 변화를 하는 것을 간과하기 쉽다. 사춘기 뇌는 더 쉽게 상처받을 수 있고 외부 변화에도 취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잘못된 입시 시스템으로 인해 누구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또래 친구가 없어 고립되는 등의 심리적으로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기 쉬운 환경에 놓여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부모나 사회는 이것을 알면서도 해결방법을 찾지 못하고 애써 외면하고 있다. 심지어 ‘중2병’이라는 말로 그냥 무시하고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부모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사회적 분위기가 상담과 약물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 좀 더 관대해진다면, 사춘기 청소년들은 좀 더 좋은 정신적·정서적인 환경에 놓일 수 있다.

급속한 사춘기 성장기에는 일시적으로 뇌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기 쉬워 정서적이나 사춘기 우울증에 시달리기 쉽다. 이런 문제는 전반적으로 아이의 사회적인 이미지에 영향을 미쳐 차후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부모나 사회는 사춘기 청소년의 뇌 성장과 기능적인 문제에 대해 관심과 이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사춘기 청소년의 뇌기능 장애는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몸의 질환이라는 점에서 감기와 유사하다고 이해해야 한다. 이 또한 감기처럼 작은 병이지만 오래 방치하면 폐렴이나 다른 질환으로 발전하듯이 진행될 수 있다.

특히 이 시기에 있어서 전두엽의 발달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전두엽의 발달은 감정과 행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전두엽 발달이 저하되면 충동적으로 되고 참을성이 부족하게 되며 거짓말을 하거나 물건을 훔치고 자주 욕을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인다. 정신의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빗대어 ‘전두엽은 뇌의 브레이크 장치’라고 표현을 한다. 전두엽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못하면 감정이나 정서에 브레이크가 고장난 상태이며 고쳐지지 않으면 영원히 사춘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중 정서적인 문제에는 불안장애가 있다. 지나치게 비현실적으로 불안해하거나 걱정을 하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불안장애이다. 이 증상으로는 ‘새로운 시도를 꺼린다. 머리와 옷차림에 신경을 쓰는 데 시간을 낭비한다. 손톱을 물어뜯는다. 몸을 지속적으로 흔든다. 식욕이 없다. 잘 운다. 음악을 틀어놓고 부모가 못 들어오게 방문을 잠근다. 부모가 불러도 반응하지 않는다. 공상에 잠겨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 수면시간이 길다. 너무 단정하다. 너무 청결하다. 너무 착하다. 친구가 없다. 특히 부모 말을 듣지 않는다. 부모를 지나치게 걱정한다.’ 등이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모범생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너무 착하고, 너무 단정하고, 너무 청결하고,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게다가 부모 걱정까지 해주는 모범생 중에 불안장애가 숨어 있고 아이는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결국 아이답게 평범하지 않은 행동의 내면에는 아픔이 있다. 불안장애를 겪는 청소년들은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높고 세로토닌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하면 항불안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치료는 고사하고 요즘 아이들은 커피나 카페인 드링크제를 수시로 복용하여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이외에도 틱장애나 강박장애, 조울증 등이 있을 수도 있다. 부모는 아이의 행동이 정상에서 좀 벗어난다는 느낌을 받으면 방치하지 말고 모든 질환이 그러하듯이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 사회는 심리 상담과 약물요법을 일상적인 것으로 수용해야 한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맞는 말이라도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살다보면 맞는 말인데 옳다고 하기에는 어려운 것들이 있다. ‘맞다·틀리다’는 참과 거짓을 나누는 명제로 객관적인 관점이고, ‘옳다·그르다’는 주관적 관점이기 때문이다. 객관적으로는 맞는 것이지만 주관적으로는 옳다고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는 것이다.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은 선거에서 보였듯이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 반대로 옳다고 하는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 잔소리나 혹은 직장 상사나 선생님, 선배 혹은 부모가 될 수도 있다. 얼마 전 전공의대표가 대학 수련 병원 시스템을 이야기하면서 “의대 교수는 착취사슬 관리자, 병원은 문제 당사자”라고 표현하였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대학병원 현 상태를 명쾌하게 한마디로 정의한 깔끔한 표현이었다. 다만 모두가 알고 있지만 차마 입 밖으로 낼 수 없었던 사실로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 표현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불편함을 느꼈다. 수련의가 지도교수들을 착취의 관리자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도제식 교육이 남아있는 몇 안 되는 직업 중 하나가 의료계인데 이런 도제식 교육적 개념을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교과서에

재테크

더보기

원달러 환율과 인플레이션

연고점을 경신하는 달러원 환율 원달러 환율(달러원 환율 같은 뜻이다)이 연고점을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4월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3.2원이었는데, 글을 쓰고 있는 4월 9일은 장중 1,355원까지 올랐다. 원달러 환율 상승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천정이 뚫려있는 모양새다. 외환 당국이 방어를 하던 환율 박스권도 돌파된 상황이다. 환율이나 금리 같은 경제지표의 최신 가격을 단순히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과 환율 상승이나 금리 인하의 이유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과는 천지차이다. 그리고 올바른 해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에 적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매크로 변화의 표면적인 이유를 겉핥기 하거나 뉴스에서 제공되는 뒷북 설명을 뒤따라가기도 바쁜 것이 현실이다. 필자는 2023년 초부터 일관되게 원달러 환율 강세를 대비한 달러화 자산의 중요성에 대해 본 칼럼과 유튜브를 통해 강조해왔다. 그리고 실제로 투자에 적용해 작년 초 미국주식, 미국채, 금, 비트코인 등 원화 약세를 헤징할 수 있는 달러화 표기 자산들을 전체 총자산의 80%까지 늘려 편입했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의 리스크 헤지는 물론 추가적인 수익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