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2 (토)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청주 치과의사 피습사건을 접하며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65)

청주 치과의사 피습사건에 대해 생각하면서 참담한 심정에 한동안 이 글을 시작하지 못했다. 우선 피해 선생님이 빨리 회복하시기를 기원한다. 2016년 광주에서 발생한 피습사건 이후 2년 만에 재발한 흉기 피습이므로 걱정이 앞선다. 광주와 청주라는 연관성이 없는 지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우연적 일과성이 아닌 향후 전반적이면서 반복될 가능성을 강하게 암시하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이 글이 치과의사들에게 범인들의 심리상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다시는 유사한 형태의 사건이 발생되지 못하게 예방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 

두 사건을 비교해보면, 크게 범인이 흉기를 사용한 점, 40대와 60대의 성인남자, 지속적인 불만을 토로해온 것, 치료 중인 의사를 뒤에서 공격한 것 등이 유사하다. 이 4가지 요소를 분석해보면, 40대 이후의 성인 남자가 등 뒤에서 흉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상대가 강자이고 자신이 약자라는 동물적 본능을 암시하고 있다. 이 두 사건의 두 번째 유사성은 우발적 사고가 아니라는 점이다. 범인들은 자신들의 요구나 주장이 더 이상 개선될 객관적 가능성이 없음을 인지했기 때문에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피해자들이 모르게 접근해 가해한 것이다. 이것은 순간적 분노조절장애보다는 보복이나 복수 심리에 가깝다. 또 현장에서 도주하지 않은 것은 안중근 의사와 같이 자신들의 행위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심리이다. 

이런 일련의 사건에서 치과의사들이 가장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범인들이 치과의사를 강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의료분쟁에서 가장 큰 문제는 양 쪽이 모두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데 있다. 분쟁이 발생하면 치과의사는 공격을 받고 당하는 을의 입장이라 생각하기 쉽다. 또한 불만을 제기하는 환자들도 자신들이 을이라서 불리하다고 생각한다. 치과의사는 협상하는 과정에서 공격을 방어하는 을이란 입장에서 금전적 보상이나 법적인 공권력의 도움을 받는다. 반면 공격을 해야 하는 환자 입장에서는 객관적 협상이 끝난 후도 뒤돌아보아 주관적으로 억울함이 남을 수 있다. 그 억울함은 다양한 형태의 복수로 실행될 수 있다. 작게는 인터넷 악플부터 피습까지, 특히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받으면 극단적인 행동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진료만 하는 치과의사가 잠깐 만나는 환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치과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은 환자 불만이나 불평이 유발되었을 때 환자 입장에서 그 타당성을 평가해보는 것이다. 환자 불만에 타당성이 있다면 긍정하고 문제를 이성적으로 합리적으로 해결하면 된다. 하지만 환자 불만이 객관적 타당성이 없다면 긴장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그것은 환자가 이성적 판단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감정적인 문제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감정에서 출발한 문제를 이성적으로 해결하려 하면 사건은 해결되지 않고 더욱 어렵게 꼬여가며, 환자는 무시당하고 피해당한다는 생각이 더욱 강해진다. 따라서 감정적인 문제를 보이는 환자는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감정문제의 가장 핵심에는 자신이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있다. 40대 이후 남성이 범인인 이유 속에는 ‘지금은 비록 이렇지만, 내가 누구였는데, 니들이’라는 지난 세월 동안 사회에서 겪은 패배에 대한 반발심리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환자 불만에 대하여 접근할 때에 두 가지 생각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우선 환자에게 감정적으로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해야 하며, 최소한 무시한다는 느낌은 절대 피해야 한다. 그 후 이성적인 접근을 통해 협상을 해야 한다. 상대가 감정적인 접근을 하면 같이 감성적 해결 방법을, 이성적이면 이성적으로 대응을 하고, 가장 피해야 하는 것은 상대가 감정적 접근을 하는데 이성적 판단만을 앞세우고 주장하는 것이다. 물론 막무가내에 대책 없이 무리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감정에 대한 감성적 해결 방법은 심적으로 억울하겠지만 그래도 사태가 최악으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재테크

더보기

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