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08 (목)

  • -동두천 9.8℃
  • -강릉 3.3℃
  • 흐림서울 7.7℃
  • 박무대전 4.1℃
  • 대구 3.3℃
  • 울산 3.1℃
  • 흐림광주 5.9℃
  • 흐림부산 6.3℃
  • -고창 4.7℃
  • 흐림제주 7.5℃
  • -강화 7.1℃
  • -보은 3.4℃
  • -금산 2.4℃
  • -강진군 5.9℃
  • -경주시 1.2℃
  • -거제 5.1℃
기상청 제공

심리학이야기

격동의 시대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66)

‘격동의 시대’는 일반적으로 4.19 이후 군사정권부터 문민정부가 수립되기 이전까지 경제적 고도 성장기를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도 한국은 격동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예전에는 경제적인 면이었다면 지금은 정신·정서·문화적인 면에서 격동의 시대이다. 

요즘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운동’은 정신문화적 격동의 시대를 보여준다. 미투 사건은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어느 사회든지 비열한 인간들이 있다. 많고 적음이 문제이다. 비열한 인간은 대상에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자신의 지위와 힘을 이용해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들이 여성에게 행하는 비열함의 하나가 미투이다.

두 번째 사회적 면에서 보면 한국 여성들이 그동안 변질된 가부장적 폐습 아래에서 고통받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가부장 사회의 기본은 가부장의 철저한 도덕성에 기초한다. 그런 사회에서 도덕성 변질은 심한 사회적인 혼란을 초래한다. 우리사회는 조선시대 사회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자리 잡은 유교의 도덕성을 기본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였다. 유학 중에서도 가장 도덕성을 강조한 주자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국학을 전공한 일본인 교수 오구라 기조는 ‘한국은 하나의 철학이다. 이(理)와 기(氣)로 해석한 한국사회’에서 500년 이상 유지된 기본적인 유교사상이 철저하게 한국 사람들의 기본의식 속에 침투되어 있으며 자신들은 모르지만 강한 도덕 지향적 사회라고 이야기하였다. 단적인 이야기로 간단한 시비가 붙으면 제일 먼저 하는 이야기가 “너 몇 살이야?”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서양 물질문명과 같이 들어온 황금만능주의는 우리사회의 기본적 도덕성을 흐리게 하였다. 서양 물질문명은 기독교를 기본적인 도덕적 기준으로 삼았으나 지금 미국의 상태를 보면 기독교적인 도덕관은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시점에 미국에서 미투운동이 시작되었다. 여성의 권리회복을 넘어 사회적 도덕성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이다. 미국에서 여성적 지위와 조선에서 여성의 지위는 달랐다. 미국에서 여성의 지위는 참정권을 주지 않을 정도로 부속적 위치였으나, 조선 여성들은 집에서 무능한 남편을 이끌고 가정을 수호해야 하는 집안의 주도적인 실질적 주체자였다. 그런 형태가 지금도 대부분 가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사회 속에서는 어른의 지도를 받고 따르는 것이 유교적 사회관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어른의 도덕성이 절대적 조건이었다. 어른의 위치에서 도덕성이 무너지며 발생한 사건이 미투운동이다. 이번 미투운동이 지나고 나면 한국사회는 좀 더 성숙한 사회로 변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가정에서 보여주는 엄마, 아내의 파워가 사회 속에서 다시 역동적으로 나타날 것이다. 

일부 사람들이 지금 시대가 혼란스럽다고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이제야 비로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시점이다. 남자들 뒤에 관습적인 차별이 동등하게 평가된다면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국여성의 힘이 무궁무진하게 나타날 것이다. 박세리의 연못 샷, 김수녕의 10점 화살, 김연아의 점프, 안경선배의 마지막 컬링스톤에 실린 그 엄청난 심리적 중압감을 견뎌낼 수 있는 강한 심장이 한국여성의 근본적인 힘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유명해지기 전에는 그냥 일반적인 옆집 아는 동생, 친구들이었던 그들이 어느 순간에 강한 심장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것이 모든 한국여성들이 지닌 공통점이다.

미투운동을 통해 여성들이 실질적인 지위가 상승하여 그 가치가 정확하게 평가되고 자신의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사회가 오면 한국의 역동성은 배가될 것이라 믿는다.

지금 우리는 격심한 문화적 격동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잘못된 사회관습과 개인적 악습관을 넘어야 한다. 사회나 개인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은 도덕적 가치관이 무너졌음을 의미한다. 황금만능주의가 인성보다 더 우선되며 발생한 일이다. 이제 우리사회도 굶지는 않을 정도는 되었으니 본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살구꽃을 찾아 동네 한 바퀴를 돌아 집에 오니, 꽃이 집에 피어 있었네”란 글귀가 새로운 아침이다.  



배너
배너
[사 설] 미투와 치협 공백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운겨울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북한의 갑작스러운 참가와 주변 강대국들과의 정치적 입장으로 파행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컸지만, 올림픽 정신과 추억, 수많은 화제를 남기고 무사히 마무리됐다. 그리고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길고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지루한 겨울도 끝났다. 꽃샘추위가 남았겠지만 봄은 어김없이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오랫동안 권력 앞에서 무릎 꿇고 성추행과 성폭행에 시달려온 사회적 약자들 고발운동인 ‘미투’는 대한민국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유명인들에 대한 고발은 치명적이어서 충격과 효과를 주겠지만 생활 속 깊이 파고든 어두운 관행 속에서 고발자만 피해를 보는 상황은 여전하다. 권력과 돈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갑질(성희롱·성추행·성폭행)을 추방하려면 사회구성원 모두가 고발자가 되고 피해자를 한 식구처럼 대하고 보호해야 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피해자 대부분은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거나,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판단으로 포기했고, 결국 피해는 묻혔고 악순환은 반복됐다. 그러나 세상은 변해가고 있다. 모두가 단합해 ‘미투’ 운동 분위기를 잘 살려 나가야겠다.
[논 단] # 미 투 # 위드 유
이런 날이 오고야 말았다. 연일 뉴스를 열면 각계 각층의 원로인사나 주요인물들의 성폭력 과거사가 폭로되고 미투와 위드유의 물결이 넘실거린다. 이렇게까지 악질적으로, 이렇게까지 오랫동안 일어난 일들이 어떻게 묻혀 있었을까?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발언이 가져온 사회적 파장은 엄청난 것이었다. 내 주위의 여성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올 것이 왔다고. 우리나라에서 여성으로 살면서 한 번도 성희롱이나 성추행을 당해보지 않은 여성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집요하게 팔뚝 안쪽의 살만 꼬집던 선생님, 속옷 끈을 잡아당기는 걸 장난이랍시고 하던 선생님, 과MT에서 일방적인 스킨십을 해놓고 너도 나를 좋아하는 줄 알았다고 느물거리던 선배, 인턴 레지던트 때 과회식을 가면 항상 교수님 곁에 여선생을 앉혀야 한다고 하고 교수님과 블루스 추기를 강요하던 선배, 공적인 관계임에도 계속 개인톡으로 성적인 암시를 주는 유머와 사진을 보내는 동료….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한도 끝도 없다. 나이를 먹으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했던 기대는 매년 실망스런 경험으로 무참히 짓밟힌다. 그 지경이 될 때까지 왜 말하지 않았냐는 분들도 있다. 어렸을 때 조직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 여성을 잘나가는 남

배너

격동의 시대
‘격동의 시대’는 일반적으로 4.19 이후 군사정권부터 문민정부가 수립되기 이전까지 경제적 고도 성장기를 의미한다. 하지만 지금도 한국은 격동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 예전에는 경제적인 면이었다면 지금은 정신·정서·문화적인 면에서 격동의 시대이다. 요즘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운동’은 정신문화적 격동의 시대를 보여준다. 미투 사건은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개인적 측면에서 보면 어느 사회든지 비열한 인간들이 있다. 많고 적음이 문제이다. 비열한 인간은 대상에 남녀를 구분하지 않는다. 자신의 지위와 힘을 이용해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을 추구한다. 그들이 여성에게 행하는 비열함의 하나가 미투이다. 두 번째 사회적 면에서 보면 한국 여성들이 그동안 변질된 가부장적 폐습 아래에서 고통받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가부장 사회의 기본은 가부장의 철저한 도덕성에 기초한다. 그런 사회에서 도덕성 변질은 심한 사회적인 혼란을 초래한다. 우리사회는 조선시대 사회 전반에 걸쳐 오랫동안 자리 잡은 유교의 도덕성을 기본으로 한 가부장적 사회였다. 유학 중에서도 가장 도덕성을 강조한 주자학이 주류를 이루었다. 한국학을 전공한 일본인 교수 오구라 기조는 ‘한국은 하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