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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문제 자식 뒤에는 반드시 문제 부모가 있다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372)

며칠 전 약국에 들렀을 때 약사는 조제실에 있었고 대기실에는 다섯 살 정도 여아와 초등학교 2~3년 정도로 보이는 오빠, 그리고 30대 엄마가 기다리고 있었다. 딸이 아파서 약을 타려고 온 듯 했다. 필자도 같이 기다리게 되었고 그동안 본의 아니게 듣게 된 그들의 대화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아픈 딸에게 건넨 엄마의 첫 말은 필자에게 충격이었다. 

“○○야, 아파서 우울하지 않아? 엄마는 네가 아파서 아주 우울해” 말 한마디에 우울이란 표현이 두 번 들어갔다. 일반적으로 아픈 아이를 대하는 엄마는 “많이 아파? 기운 없어? 힘들지? 약 먹으면 좋아질 테니 조금만 참아”처럼 몸에 대한 이야기와 위안을 주는 대화를 한다. 그 엄마는 자신의 우울 원인 제공자인 딸이 우울하기를 바란 듯한 질문을 던져 놀랐다.

그 때 오빠의 말은 필자를 다시 한 번 놀라게 했다. “엄마가 ○○해주기로 했는데 여기 와 있어서 나는 정말 우울해” 오빠는 ‘우울’이란 표현을 당연한 듯 강조하며 감정을 나타냈다. 불과 3분 동안 그들 가족 대화에서 ‘우울’이란 표현이 10번 이상은 나왔다. 5세 딸도 초2~3년 오빠도 아직 ‘우울’이라는 감정을 이해하기에는 어린 나이이다. 그런 아이들이 엄마로부터 지속적으로 감정에 노출되며 감정이입을 당한 탓으로 보였다.

필자는 이것을 아이들에 대한 감정 학대이며 간접적 감정 폭력으로 생각한다. 아직 감성이 성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엄마가 ‘우울’이라는 부정적 감정을 반복적으로 강화하면 긍정과 행복해야 할 아이들은 ‘우울’이라는 감정에 몰입되기 쉽다. 엄마는 동질감을 얻겠지만 아이들은 쉽게 ‘우울’에 몰입되어 향후 우울증으로 진행되기 쉽다. 일종의 변형된 아동 학대이지만 엄마 본인이 전혀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결국 그 가족은 엄마로부터 문제가 나타나든지 아니면 아이들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인식할 테지만 그 때는 이미 아이들이 정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려운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안타까운 모습이 예상되지만 늘 그렇듯이 필자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저 잘되기를 기도하며 약국을 나오는 필자 마음이 무거웠던 이유는 모 항공사 딸의 갑질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포털에서 들어본 갑질 음성 파일은 분노조절장애가 아닌 분노를 배설하는 감정배설증후군이라 해야 옳을 듯 했다.

장애란 기능을 하는 장치가 고장이나 제기능을 못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분노조절장애는 내부에 쌓인 스트레스가 역치를 넘어서면서 발생한다. 하지만 재벌 딸로 살면서 참는 것을 해보지 않아 그 기능이 퇴화되어 사소한 일에도 감정을 털어내는 것은 장애가 아니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배제된 순수한 자기만족을 위한 배설일 뿐이다. 이런 경우 윤리학에서는 단지 ‘심성이 나쁘다’라고 표현한다. 심신장애인 경우 그 순간이 지나면 자신의 행동에 대하여 후회나 자책을 하지만 그들은 배설을 하였기 때문에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자신들을 비난하는 이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자기 합리화가 아니고 상대방 입장을 생각하고 배려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생소한 감정이고 정서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에서 감정과 정서는 모두 엄마로부터 DNA와 RNA가 전사되듯이 자식에게 그대로 복제된다. 뉴스에 모 재벌 갑질 자녀들 엄마의 갑질 행각이 기사에 나오는 것에서 보이듯이 역시 문제 자식 뒤에 문제 엄마가 있었다. 감정을 조절하는 장치가 엄마를 통하여 만들어져야 했지만, 갑질 엄마로부터 그런 기회조차 상실당한 그들은 경제적 면에선 복 받은 다이아몬드 수저이겠지만 심리학적으로 보면 정서 미완성의 심신 피해자이다.

감정배설을 할 수 없는 사회를 만나면 배설을 참아야 하는 자신이 매순간 끔찍한 지옥을 만나야하기 때문이다. 오줌을 참아 본 경험이 있다면 배설을 참는 고통이 얼마나 심한지 알 것이다. 감정배설도 다르지 않다. 약국에서 만난 가족에서 엄마의 ‘우울’모드가 핵심감정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전사될 것이 안타까웠다. 엄마 정서가 자식에게 100% 전사된다는 사실은 부모가 어찌 살아야 할지를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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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단] 치과계 미래는 법이 아니다
최근 치과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여러 상황을 보면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과거와 달리 치과계가 이젠 법으로만 해결하려는 세상이 되었구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다. 과거부터 우리의 문제는 내부 토론의 장에서 해결해 왔다. 때로는 더디 가는 것 같아도 그런 방식이 그나마 빠른 길이었고, 토론의 과정 속에서 서로의 갈등을 다스리는 시간은 물론 양해와 이해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러기에 우리 치과계는 그동안 많은 문제를 무리없이 해결해 왔고 그것을 치과계의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여겨왔다. 치과계 최고 의결기관인 대의원총회가 바로 그런 역할을 해 왔다. 여기서 어떤 결정이 나더라도 이의와 불만은 있을지언정 이를 밖으로 끌고 나와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 그것은 동료, 선후배들에 대한 예의이자 우리가 지켜 나가야 할 의료동업인(?) 정신문화였던 것이다. 그간 우리 치과계는 그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그러기에 전문의 시행 문제만 해도 1999년 헌소에서 결정나기 전까지 무려 30~40여년간 공방을 해 오는 과정에서 수많은 논의가 대의원총회 석상에서 이뤄졌던 것이다. 물론 헌소제기로 인해 치과계 내부 논의는 종지부를 찍고 전문의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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