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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경험이 같다고 추억이 같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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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83)

어느 강연장에서 학부모로부터 “요즘 중학생이 된 아이들과 점점 멀어지는 듯한데 어쩌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필자는 “먼저 묻지 말고, 질문을 받은 것에만 답변하면 됩니다. 단, 받은 질문에 대해서는 열심히 진지하게 들어주고, 말을 할 때는 연인에게 대하듯이 웃으면서 입꼬리를 올리시고 부정적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모든 대화의 끝은 무조건 긍정적으로 끝내야 합니다. 만약 그렇게 할 자신이 없으면 대화를 하지 말고 그냥 TV를 보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엄마의 모든 충고는 오로지 잔소리일 뿐으로 아이 귓속에 들어가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사춘기 청소년과 부모 간에는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아이들이 지닌 문제는 급격하게 변하는 신체와 뇌의 변화이다. 12세부터 전두엽이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전두엽이 덜 발달했을 때는 감정과 충동을 지배하는 편도체의 지배를 더 많이 받는다. 충고를 전두엽으로 들으면 조언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편도체로 들으면 잔소리로 판단한다. 전두엽 미숙으로 편도체를 사용하는 아이에게 감정을 자극하는 언어나 단어는 잔소리일 뿐이다.


엄마들은 직접적으로 편도체를 자극하는 도발적인 표현보다는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편도체를 교묘하게 피하여 덜 성숙한 전두엽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이야기를 시작하는 말의 주어를 “너”가 아닌 “나”로 시작하는 방법이 있다. 또 직접화법보다는 간접화법을 구사하는 방법도 있다. 편도체라는 지뢰밭을 잘 통과하여 스파이가 접선하듯 전두엽과 만나야 하건만 부모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함부로 접근하다가 항상 지뢰밭에서 전사하여 내용은 전달도 못하고 서로 감정만 더 상하고 대화를 중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번째는 부모 생각의 문제다. 부모들은 자신의 생각이 항상 옳다고 단언하고 아이들의 생각이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확신을 갖고 대화를 시작한다. 부모의 오류는 자신들이 청소년기를 겪었기 때문에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준하여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에서 처음 시작된다. 부모가 살던 시대와 아이들이 사는 지금 환경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들은 부모의 조언을 무시한다.


세 번째는 부모의 목표로 아이를 몰고 가거나 강요하는 것이다. 부모와 아이는 다른 객체이고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목표가 일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넷째는 추억의 오류다. 부모는 경험이 같으면 추억과 감동도 같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아이들은 각자 추억이 다르고 받아들이는 뇌가 미성숙하여 부모와 유사한 감동이나 추억을 만들지 못한다. 예를 들어 싫다는 아이들을 데리고 새해 첫날 동해 일출을 보러 갔다고 했을 때, 부모들은 감동을 받을 수 있겠지만 아이들은 그저 졸린 상황과 짜증나는 추억으로 기억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부부나 연인지간에서도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상대방이 동일한 추억을 지닐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심지어는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를 내기도 한다. 이상과 같이 부모와 아이의 문제요소가 결합하여 상승효과를 내기 때문에 사춘기 청소년을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요즘 아이들에게 필요한 부모는 “나를 따르라!”의 리더가 아닌 “너를 믿으며 너를 응원한다”는 조력자이다. 험난한 무한경쟁 속에 던져진 아이들에게 언제든지 뒤돌아보면 지켜봐주는 응원자이며 조력자인 든든한 부모가 뒤에 있어 주는 것이 지금 이 시대 부모 역할이다. 잔소리꾼이거나 모든 것을 지배하는 헬리콥터 맘이 아니다. 헬리콥터 맘들은 마마보이, 캥거루보이를 양산하며 실패하였다. 심지어 청년백수 시대에 들어와서는 “엄마 말대로 했으니 엄마가 책임져”를 주장하며 취업에서 결혼·육아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모든 것을 엄마에게 의존하는 기생족도 탄생시켰다.


이제 부모들은 자신의 판단이 옳을 것이란 생각을 멈추고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현시대가 자신의 생각보다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지 못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으며 살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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