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2 (목)

  • 맑음동두천 11.6℃
  • 흐림강릉 4.2℃
  • 맑음서울 13.0℃
  • 맑음대전 13.3℃
  • 구름많음대구 9.3℃
  • 구름많음울산 8.9℃
  • 연무광주 12.2℃
  • 맑음부산 12.0℃
  • 맑음고창 7.9℃
  • 맑음제주 10.9℃
  • 맑음강화 11.4℃
  • 구름많음보은 9.7℃
  • 맑음금산 11.8℃
  • 맑음강진군 11.4℃
  • 맑음경주시 9.4℃
  • 구름많음거제 9.7℃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용납되지 않는 사회에서 포용하는 사회로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이야기 (384)

상악 소구치 하나가 왜소치보다는 크고 일반 크기보다는 조금 작은 환자가 있었다. 교정 마무리 단계에서 작은 소구치 주변에 공간이 약간 생길 것이니 보철치료를 받으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얼마 후 부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치료 전에 미리 이야기를 듣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는 내용이었다.

전화를 받는 동안 다양한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라고 한들 과연 어디까지 예측하여야 할 것인가. 법에서 정한 환자의 알권리에 대한 설명의 의무는 과연 어디까지일까. 국민 정서법은 또 어디까지일까. “모른다. 이해하지 못했다. 들은 바 없다면 끝”이라는 시쳇말처럼 정말 끝인가. 대단한 의료사고도 아니지만 은근히 신경이 쓰여 차분히 마음을 들여다보니 억울함과 약오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치아가 작아서 생긴 일인 것을 미리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이 억울했다.

의사생활 30년에 분쟁의 수순을 다 밟으면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이 시간낭비라는 것을 머리보다 몸이 더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혈기라면 끝까지 따지겠지만 그냥 타협할 것을 알기 때문에 약이 오른 마음이 있는 것이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냈더니 보따리 내놓으라 한다’는 속담과도 같은 일을 수없이 경험했지만 아직도 담담한 평정심을 유지 못하고 억울함도 섭섭함도 있는 것은 수행이 부족한 탓이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서 ‘오죽하면 저럴까’, ‘무슨 사연이 있겠지’, ‘무슨 까닭이 있겠지’라고도 하고 기독교식으로 ‘저들을 용서하소서’도 하고 불교식으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도 외쳐보지만 역시 마음한 구석에는 앙금이 남아있다. 

심리적으로 완전히 소화시켜서 용서하거나 이해한다면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그냥 삼켜서 무의식속에 집어넣으면 미움이 되고, 되새기면 ‘두고 보자’는 앙심이 된다. 무의식에 넣지 않고 짧은 시간에 바로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분노가 되고, 앙심을 긴 시간에 걸쳐 대응하면 복수가 된다. 어차피 상대방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분노하여 대응하든가, 용서하든가, 계속 미워하든가, 앙심으로 복수를 하든지 결국 선택은 항상 본인 몫이다.

선택에서 용서를 하면 가장 쉬운 일이지만 종교적인 성찰과 내공이 요구되는 것으로 아직 미숙한 이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다. 계속 미워하는 것과 복수하는 방법은 시간이 지연되는 이유로 그동안 지속적인 심적인 고통을 받아야 하는 문제를 지니고 있다. 즉시 분노하여 반응하는 경우에는 심리적으로는 상처가 적겠지만 사건의 해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 성격에 따라 자존심이 강하고 어리석거나 열등감에 심리적 프레임이 약하면 나중 일은 생각하지 않고 일단 감정대로 저지른다. 이들은 다양한 후유증을 시달리지만 마음에 상처를 받지는 않는다.

일반 사람들은 행동보다는 미움이 지니고 현실을 택한다. 반면 마음에 상처로 남는다. 자존심이 강하고 영리하거나 열등감에 심리적 프레임이 강하면 앙심에 복수를 선택한다. 나중에 복수할 수도 있겠지만 오랜 기간 동안 사건을 지속적으로 되새기는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종교적 성찰로 심리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용서하고 잊어버릴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종교적인 성취가 필요하여 쉽지 않은 일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하게 증가됨에 따라 심리 프레임이 약해지면서 분노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일반사람들에서 미움으로 간직하던 사건들이 분노로 표출되어 나오는 경우의 수가 증가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표준 중심이 일반감정에서 분노하기 쉬운 프레임이 약한 감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현대인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매순간마다 늘 유사한 선택에 직면한다. 과거 온정주의가 지배하던 사회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일들이 서구 문물우선주의가 만연해진 지금에는 매순간 발생하고 있다. 사람마다 상대의 실수나 약간의 손해도 용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용납되지 않는 사회에서 포용하는 사회로 빨리 전환되어야 한다. 그 시간이 길수록 마음이 겪어야 할 고통의 총량이 증가되기 때문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변하는 것과 변해서는 안 될 것
지난 주말 모처럼 영화관에 갔다. 코로나 이후로 5년 만이다. 예전과 좀 달라진 풍경이 보인다. 키오스크로 팝콘 주문을 하고 빈 컵만 받아서 콜라를 직접 받았다. 미리 예매한 티켓을 키오스크에서 출력하는 것은 변하지 않았지만 검표하는 검표원이 없어졌다. 사람은 오로지 팝콘과 음료컵만 전달해주는 코너와 주차 안내에만 있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검표원이란 직업이 사라졌다. 사람이 하던 일을 키오스크로 대체가 가능해서 생긴 일이다. 최근 로봇 개발이 첨단화되어가고 있다. AI가 탑재된 휴머노이드 로봇이 판매 단계에 이르렀다. 이미 자동차공장에서는 현장 조립에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심지어 노조가 로봇 현장 설치를 반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머지않은 미래에 많은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치되는 것은 이미 막을 수 없는 상업적·산업적 흐름이다. 그런 흐름이 대세인 이유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인건비 상승이다. 최저인건비 상승은 결국엔 고용을 후퇴시킨다. 다음은 기술력 발달이다. 인력을 대신할 로봇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기 때문에 가능하다. 세 번째는 기계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의 증가다. 키오스크를 설치해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적다면 설치가 의미 없어진다.

재테크

더보기

이란 전쟁 이후 유가 급등과 금리 인하 사이클의 변곡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전쟁의 여파는 지정학적 위험에서 에너지 위험으로 확산됐다. 중동의 막대한 석유 수출길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막히고, 걸프 산유국들이 불가피하게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고 있다. 원유 생산 과정의 특성상 차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해제되더라도 이전의 생산량만큼 다시 끌어올리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걸프 산유국의 감축량은 1970년대와 2000년대보다도 더 심각하며, 당시에도 원유 생산과 공급 축소로 인해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급격한 상승을 보였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유가의 급등은 일차적으로 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이벤트로 발생한 가격 상승이지만, 유가의 장기 차트 구조를 분석하면 금리 사이클과 연계된 진행 과정의 일부에 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WTI 크루드 오일(USOIL) 주봉 차트를 기준으로 2019~2020년 금리 인하 사이클과 현재 금리 인하 사이클을 비교해 보면 유가의 흐름에서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확인된다. 2019년 당시 금리고점(A) 이후 첫 금리인하(B)가 시작되기 전까지 유가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