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16 (목)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PDF 바로가기

심리학이야기

SKY 캐슬과 간디 묘비명

URL복사

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09)

요즘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풍자한 드라마 ‘SKY 캐슬’이 유행이다. 인성이 배제된 교육현장과 투쟁장이 된 입시제도 등 현재 교육현장의 다양한 문제점을 보면서 놀랐고, 100년 전에 ‘인격 없는 교육의 무서움’을 예견한 간디의 예지력에 한 번 더 놀랐다.


2000년 초, 심미치과학회 일로 인도를 방문했었다. 가장 큰 추억은 뉴델리에서 유명한 묘역을 두 군데 다녀온 것이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타지마할과 간디 묘역이다. 세계 7대 불가사의인 타지마할은 유명세만큼이나 아름다운 궁전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실은 슬픈 역사를 지닌 왕비의 무덤이다. 왕비를 사랑한 무굴제국 황제가 죽은 왕비를 위하여 묘지를 지었지만, 그로 인한 국력 낭비로 나라가 망했다. 반면 인도를 독립으로 이끈 간디의 묘역은 넓고 정갈하였다. 특별함이 없어 보였지만 그의 묘비명은 아직도 필자의 기억에 남아있다.


요즘 ‘SKY 캐슬’을 보면서 그 글이 다시 새롭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는 나라를 멸망으로 이르게 하는 일곱 가지 사회악을 묘비명에 적었다. 1. 원칙 없는 정치(Politics without Principle) 2. 노동 없는 부(Wealth without Work) 3. 양식 없는 쾌락(Pleasure without Conscience) 4. 인격 없는 지식(Knowledge without Character) 5. 도덕성 없는 상업 (Commerce without Morality) 6. 인간성 없는 과학(Science without Humanity) 7. 희생 없는 신앙(Worship without Sacrifice)이다. 이 일곱 가지 내용 중에 어느 것 하나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것이 요즘 우리 사회 모습이다.


다른 것보다도 백년지대계인 교육에서 인격이 배제된 학교 교실 현장 모습은 가장 큰 문제이다. ‘SKY 캐슬’은 확실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첫째로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 주체들 모두가 벗어나기 힘든 함정(트랩)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들 모두가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이다. 셋째는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공감하면서도 갈증에 소금물이라도 마시는 것처럼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말하고 있다. 넷째, 이제는 교육이 벗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 극단에 도달하였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모두가 이 드라마에 공감하는 것이다. 교육이 중요한 이유는 ‘인격이 없는 지식’이 나머지 여섯 조항의 근본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인격을 배우지 못하였기 때문에 도덕성 없는 상업이 성행한다. 유명 식품회사 회장은 횡령으로, 전 대법원장은 직무유기로, 성직자와 검사는 성추행으로 구속되었다. 이것이 ‘인격 없는 지식’의 결과물이다.


한민족이 역사 속에 5000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자의든 타의든 각 시대마다 변하면서 생존해왔다. 사회가 극단에 이르면 새로운 변화에 대한 갈망이 생기고 그것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 된다.


초대정부는 부패의 극단에서 변했다. 군사정부는 독재의 극단에서 변했다. 지금 우리는 개인주의와 양극화 극단에 서있다. 극단적 개인주의는 개개인을 고립시켰고 우울증을 증가시키며 분노조절장애 사회를 만들었다. 극단적 양극화는 서민들에게 희망을 잃게 만들었다.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사회에서 해도 안 되는 사회로 변했다. 내일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가족단위 극단적 선택이 증가하는 이유이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고, 1년 뒤나 10년 뒤에 좋아진다는 믿음이 있다면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다. 내일은 고사하고 당장 오늘 숨 쉬는 것도 힘들고 고통스러워 자살을 선택한다.


‘SKY 캐슬’은 매일 숨 한번 쉬는 것에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학생들과 학부모의 현실을 그렸다. 이제 어떤 모습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곳에서 변화가 올 것이다. 역사를 통하여 자의로 변하지 않으면 타의에 의하여 변하게 된다는 것을 알았다.


간디의 묘비명에 적힌 멸망하는 일곱 가지 악에 대한 내용이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것이 싫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 필자의 눈에 보이는 모습이다. 이제 스스로 변화를 이끌 주체가 되기 위하여 자기성찰이 철저히 필요한 때이다.




오피니언

더보기


배너

심리학 이야기

더보기
부족한 필수의약품 성분명 처방 강제?
[치과신문_김영희 기자 news001@sda.or.kr] 성분명 처방 법안 발의에 의사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2일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 발의한 ‘약사법-의료법 개정안’은 민관협의체에서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지정해 성분명 처방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이를 따르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강제조항도 포함됐다. 이에 서울시의사회(회장 황규석)는 지난 9월 26일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성분명 처방에 반대하는 대표자 궐기대회를 개최했다. 100여명이 참석한 궐기대회에서는 성분명 처방 강제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고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료인 탄압이자 직역 모독”이라면서 해당 법안이 의사의 전문적 판단권을 침해하고, 환자 안전을 위협하며, 의약분업 근간을 훼손하고 의료현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타이레놀 처방하면 징역살이 웬말이냐 △환자 안전 위협하는 성분명 처방 철회하라 △성분명 처방 논의 전에 의약품 수급 해결하라 등의 피켓을 들어올렸다. 서울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참담한 현실 속에서 새로운 방식의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며 “오늘부터

재테크

더보기

2025년 10월, 자산배분으로 읽는 미국 증시의 향방

2025년 10월, 투자자들의 시선은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미국 증시로 향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표 지수인 S&P500과 나스닥100은 여전히 세계 금융시장의 바로미터로서 기능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자산배분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칼럼에서는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과 금리 사이클, 그리고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공포·탐욕 지수를 중심으로 현 시점의 시장 위치를 진단하고, 자산배분 투자자가 취할 수 있는 전략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먼저 기준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살펴보자. 2023년 8월 미국 연준은 마지막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고점(A)을 형성했다. 이어 2024년 9월 첫 번째 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사이클은 B 구간으로 진입했고, 같은 해 12월 FOMC에서 추가 인하가 단행된 뒤 연준은 금리를 동결해왔다. 그러다 2025년 9월, 연준은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보다는 예방적 성격의 ‘보험성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는 금리 사이클상 자산시장이 C 구간에 점차 근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에 비춰 보면 현재는 B~C 구간의 최후반부에 해당하며, 전통적으로 위험자산의 마지막 랠리가


보험칼럼

더보기

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