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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야기

잘못된 것과 마음에 안 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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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바라본 심리학 이야기(410)

주걱턱 개선을 위해 양악수술을 받은 환자가 있었다. 술후 교정을 시작한 지 4개월 정도 지나 불만을 토로했다. 수술 후 진료가 처음 이야기한 것보다 길어진다는 불만이었다. 필자는 늘 모든 환자에게 진료를 시작하기 전부터 술후 교정은 최소한 6개월 이상이 걸리는 것을 누누이 고지하기 때문에 모르기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상태와 앞으로 진행 계획을 차분히 설명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눠보니 환자는 수술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그는 수술이 잘못되어서 좌우 귀의 크기가 달라졌고 얼굴이 완전한 대칭이 아니라 하였다. 환자 얼굴을 아무리 보아도 필자가 인식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이에 필자는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닌 것 같고, 수술이 마음에 안 든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우선 필자 눈에 차이를 알 수가 없고 수술은 경조직인 뼈를 수술하고 연조직을 수술하는 것이 아니니 좌우가 완벽하게 대칭이 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입니다. 수술이 잘못됐다는 것은 수술 후에 눈이 안 보인다거나, 말이 안 나오거나, 신경이 마비되거나, 고름이 나오거나, 숨을 못 쉬거나 누가 보아도 개선된 것이 없거나 한 경우입니다. 열 명이 보아서 아홉 명이 발견하지 못할 정도라면 그것은 잘못된 것은 아니고 그냥 본인 마음에 안 든다는 것이 옳은 표현일 것입니다.” 아마도 환자는 수술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았을 것이다. 어쩌면 본인에게 일어나는 모든 힘든 일이 수술을 하고 나면 모두 개선될 것이라는 막연한 종교적인 신념까지 있었을지도 모른다.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지닌 불만 중 하나가 ‘왜 나는 부잣집에 태어나지 않았나’하는 것이다. 자신이 불행한 원인을 부모가 부자도 권력자도 아닌 것에 귀결시켰다. 그렇게 나온 것이 ‘금수저론’이다. 시작이 잘못되었으니 개선하려 노력하느니 대충 살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말이 ‘이생포(이번 생은 포기)’이다. 마음에 안 드는 것과 잘못된 것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서 생긴 문제다. 금수저도 마음에 안 드는 것이 많다는 것을 모른다. 금수저는 절대 행복이고 흙수저는 절대 불행이라는 극단적 설정에 갇혀 있다. 행·불행은 부와 권력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배워보거나 경험해보지 못했다. 이미 우리 사회는 인성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학교는 인성을 배제한 지식만을 전달하는 곳으로 바뀌었고, 밥상머리 교육은 핵가족과 부모-자식 간의 대화 단절로 불가능하다. 종교는 성직자들이 도덕성을 의심받고 스마트폰 시대에 구글의 힘을 넘지 못하여 권능과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다. 과연 요즘 누가 20~30대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것과 잘못된 것이 다르다는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가를 반문해본다. 구입한 강아지가 식변을 하여 잘못 샀다는 생각으로 주인에게 집어던져 강아지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 그녀는 아마도 단지 시장에서 옷을 샀을 때 행한 행동을 강아지에서도 똑같이 한 것뿐인데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 단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을 잘못된 것이라 판단해 감정을 표현한 것뿐인데 왜 문제가 되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들어본 적도 배워본 적이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녀도 인성 없는 우리 교육의 희생양일 수 있다. 

심리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포기를 하거나 감수를 해야 한다. 무엇을 선택하든지 아쉬움과 억울함이 남는다. 요즘 젊은층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정서이다. 이런 경우에 심리 저변에서 마음에 안 드는 것을 잘못된 것으로 왜곡시켜 자신에게 타탕성을 부여할 수도 있다. 또 철저하게 상대의 잘못으로 인식하고 다른 생각을 거부할 수도 있다. 필자가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을 했지만 수술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바꾸지 못하고, 단지 객관적인 판단은 다를 수 있다는 정보를 준 정도로 끝났다. 아마도 그런 거부심리가 작동되었을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삶은 감수의 연속인 것을 깨닫게 된다. 감수하는 것을 누군가 미리 가르쳐준다면 삶이 조금은 여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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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의 위로가 지닌 의미
얼마 전 진료실 라디오에서 잔잔한 노래 하나가 들렸다. 얼핏 처음 가사가 들렸을 때 스스로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반딧불이라고 들렸다. 그래서 슬프다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그 다음 가사가 알고 보니 자신은 개똥벌레였다고 하는 내용이었다. 빛나는 별이 아닌 줄 알았고 반딧불인 줄 알았는데 결국에는 그것도 아닌 개똥벌레였다면 엽기적이고 가학적이고 심한 우울한 가사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많은 대중들이 위로를 받는다고 하여 노래를 찾아보았다. 가사는 살다가 어느 날인가 스스로 하늘에 빛나는 별이 아닌 땅에 기어 다니는 개똥벌레라는 것을 알게 되지만, 개똥벌레도 스스로 조그만 가치의 빛을 낸다면 누군가에겐 비록 작더라도 소중한 빛을 내는 반딧불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내용이었다. 이 노래는 지난해 말부터 우울했던 대중들에게 많은 위로가 되었다. 잔잔한 음률에 남성 가수의 담담하고 고즈넉한 목소리 톤으로 부른 ‘나는 반딧불’이다. 잔잔한 음률에 젖어서 찬찬히 가사 내용을 음미해보면 2·30대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하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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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처음 시작하는 투자자를 위한 자산배분 전략

2025년 7월 3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새로운 투자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역대급의 V자 반등이 나타나면서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높아졌다. 특히 이제 막 투자를 시작하거나 자산배분을 고민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앞으로의 시장 방향성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시점이다. 자산배분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위험자산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자산배분을 어떻게 시작할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칼럼에서는 2025년 7월의 금리 사이클과 현재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처음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하는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산배분 투자를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첫 단계는 포트폴리오의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일이다. 이는 금리 사이클의 흐름을 이해하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전략적으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필자는 과거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 사이 비중을 축소하고, 이후 2020년 4월부터 하반기까지 다시 비중을 확대해 코로나19 위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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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힘이 되는 요양급여비 심사제도_④현지조사

건강보험에서의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 등에 대해 세부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 및 적법 여부를 확인·조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이 확인된다면 이에 대해 환수와 행정처분이 이뤄지게 된다. 이러한 현지조사와 유사한 업무로 심평원 주관으로 이뤄지는 방문심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관이 되는 현지확인이 있는데, 실제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는 조사 자체의 부담감 때문에 모두 다 똑같은 현지조사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시 주관에 따라 내용 및 절차, 조치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해당 조사가 현지조사인지 현지확인인지, 혹은 방문심사인지를 먼저 정확히 파악한 후 적절한 대처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공단의 현지확인은 통상적으로 요양기관 직원의 내부 고발이 있거나 급여 사후관리 과정에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을 때 수진자 조회 및 진료기록부와 같은 관련 서류 제출 요구 등의 절차를 거친 후에 이뤄진다. 그 외에도 거짓·부당청구의 개연성이 높은 요양기관의 경우에는 별도의 서류 제출 요구 없이 바로 현지확인을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방문심사는 심사과정에서 부당청구가 의심되거나, 지표연동자율개선제 미개선기관 중 부당청